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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석범 Aug 06. 2022

2022. 8. 6 토

셰이머스 히니의 시를 읽던  마지막 단어 Soundings 헤이덕의 동명의 책을 환기시켰고  연상은  내가  건축가에게 썼던 러브레터 속의  번째 깔때기 으로 이어졌다. 시인이 거주하는  집은 작은 방과 가운데의 굴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굴뚝의 단면은 거대한 깔때기다. 그리고 나는 문득 깔때기가  최초의 스튜디오 프로젝트였음을 깨달았다. 당시 과제는 최대와 최소가 동시에 존재하는 사물을 분석하는 것이었는데 내가 찾아낸 것은 깔때기였다. 이런 연관성이 깔때기 집에서 이렇게 뒤늦게 재발견되는 것은 어쩌면 필연적인 것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의식적인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최대와 최소의 송과선으로서의 깔때기는 분명 시인의 영혼에 대한 꽤나 적절한 비유이다. 우리는 그의 언어에 대해 그것이 최소의 간결하고 본질적인 형태로 정제되었다는 믿음을 가지고 동시에 하이데거는  단어가 모든 것의 함축인 최대임을 지적할 것이기 때문이. 다시 히니의 시로 돌아오면,  시는 청각과 촉각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나는 그가 깔때기의 관을 타고 올라가 하늘을 향해 뒤집어진 원뿔 내부의 어딘가에 비스듬히 기대앉았고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으며 그의 주변을 둥글게 감싸고 있는 금속 표면에 빗방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튀기는 엄청난 소리 속에서 Cloudburst 시작하는 시를 쓰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소리는 대단히 인상적인 것이어서 그는 다음과 같이  수밖에 없었다: He fords his life by sounding. Sound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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