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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석범 Oct 11. 2022

2022. 10. 10 월

산책   마르크스 알레 한가운데서 여우를 만났다. 가늘고 몸통과 꼬리가  갈회색의 그는 경계석을 따라 잠시 방황하는 듯하더니 귀를 세우고 차들이 지나가길 기다렸다가 종종걸음으로 대로를 건넜다. 폭스파크 쪽으로 가는 것일까? 넓은 길을 홀로 걷고 있던   쌍의 남녀가 귀신처럼 갑자기 공기 중에서 튀어나와 이십 미터쯤 앞에서 느릿느릿 걷기 시작했고  슬렁대는 꼴이 보기 싫어 그보다  더딘 속도로  블록 가량 땅만 보며 걸었다. 모자이크와 판석들을 살펴보니 얼마  도로 조경도를 그리며 상상했던 것처럼 쌈박하지가 않다. 아직까지도 내게는 현실감이 이토록 부재하지 않은가. 다시 고개를 드니 거리는 비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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