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석범 Mar 15. 2023

2023. 3. 14 화

어제 집에 오전 아홉시 반에 도착했고 바로 열시 미팅을 한 뒤 케밥을 먹고 잠시 쉬다가 세시까지 레어터로 가 리뷰를 했다. 시차를 핑계로 조금 일찍 나와 S의 집에 마지막 짐을 그리고 마음을 내려놓고 오니 일곱시였다. 그대로 먹지도 씻지도 않고 곯아떨어져서 여섯시 반까지 잤다. 일어나자마자 이불 빨래를 하고 청소기를 돌리고 포리지 반인분을 먹고 아홉시에 출근했다. 열두시 반에 혼자 베트남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날이 맑고 덥다가 네시부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다섯시부터는 축축하고 무거운 눈으로 변해 척척거리며 사방에 들러붙었다. 그 눈을 맞으며 다섯시 반에 퇴근했고 아무개는 약속대로 여섯시 반에 집으로 와 기계적으로 일을 치렀다. 샤워를 한 뒤 일곱시 반에 장을 보러 나가 고기와 햄, 치즈, 우유, 기름, 콜라 등등을 사온 뒤 라면을 끓여먹었다. 스탠드만 켜 놓고 슬픔이나 즐거움 따위의 아무런 감정 없이 그저 지친 상태로 이걸 쓰는 지금은 아홉시다.

매거진의 이전글 2023. 3. 10 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