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5 금

회사 전산 시스템이 해킹당했다. 아침부터 모든 서버가 다운이었고 IT 말로는 문서가 전부 암호화 상태라고 했다. 일단 백업은 보존됐다고 하는데 따로 K드라이브에서 작업 중인 우리 프로젝트도 해당되는지는... BEA를 노린 사이버테러? 팀 챗에 드디어 러시안들이 쳐들어왔군이라고 썼다. FPU 마감을 일주일 앞둔 좋은 타이밍이다. 십이 BBR에 알린 뒤 곧 대책 회의를 했다. 대책이래 봤자 KG 보고서 담당 외에는 (탄야가 텍스트 관련해서 ChatGPT를 언급했는데 십은 솔깃한 눈치다. K 생각을 하다.)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일단 집에 가자는 얘기. 한 시간쯤 뒤 다비드가 회사 전체를 철수시키면서 주말 시작.

그래서 노트북을 들고 얼마 전 다시 문을 연 리블링스에 오다. 리노베이션 후에 상호가 바뀌었지만 공간은 계속 리블링스다. 화창한 금요일 오후 이렇게 회사 돈을 쓰면서 여행 계획을 세운다. 코펜하겐. 내가 덴마크에 대해 아는 건 엘리아슨, 안데르센, 키르케고르 세 이름이 고작이다. 키르케고르의 책을 주문하고 미술관이라고 검색한 뒤 목록을 적기 시작한다. 루이지애나, 칼스버그, SMK... 

지금 리블링스의 bgm은 엠마 피터스의 매그놀리아스 포에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