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처와 통화한 뒤 시작 시기에 대한 고민은 자동 해결되었다. 조금 할인된 월세 제안을 수락해 9월까지 연장했다. 이사 없이 이 집에서 잘 마무리하게 된 것이다. 슈투트가르트를 떠날 때처럼 최종시한부터 결정해놓고 보니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여기서 마지막 일 년을 어떻게 살 것인가?
해야 하는 것이 한 가지 있고 하고 싶은 것이 한 가지 있다.
해야 하는 건축사협회 등록은 실용적인 이유에서라기보다는 독일에서 처음 사회인이 된 내 경험의 증서 같은 것이다. 11월 회사 면담 때 실무 확인서를 부탁하고 연초에 신청하는 것이 목표다.
하고 싶은 것은 일기 외에 베를린에 대해 무언가를 쓰는 것이다. 투콜스키나 벤야민처럼. Über dieser Stadt ist kein Himmel 혹은 und wieder erschien mir das Alleinsein als der einzig menschenwürdige Zustand와 같은 말로 쓰인 짧은 자서전. 그것을 통해 꼭 언급하고 싶은 것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