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덴, 알프스 교향곡, 틸레만. 태양보다 더 장엄하고 산보다 더 웅장하다! 소리가 이렇게 풍부할 수 있단 말인가. 태풍(노발리스가 말한 Sturm der Leidenschaft)이 지나간 뒤 오르간과 금관의 잔잔한 Ausklang은 행복이나 평온 등의 단어로 설명될 수 없는 어떤 지고의 감정을 일으킨다. 높아졌다고 해서 감정이 고양된(항진된) 것은 아니다. 감정의 폭을 초월한 형언할 수 없는 기분. 말러의 사랑이 내게 들려주는 것 도입부 때와 비슷한.
15살의 슈트라우스는 8월의 한 여름날 해발고도 1800미터의 하임가르텐으로 12시간 산행을 다녀온 뒤 피아노에 앉아 그가 바그너풍이라고 불렀던 Tonmalerei를 스케치한다. 그로부터 35년이 지난 1914년 총보를 쓰기 시작해 100일 만에 밤, 일출, 숲속으로, 폭포, 정상, 피어오르는 안개, 폭풍우 전의 고요, 일몰 등 22개의 부분으로 이루어진 Tondichtung이 완성된다. 그의 음악이 회화적이라는 주장에 그는 자신이 표현한 것은 자연의 그림이 아닌 자연으로부터 받은 감정이라고 반박했다. 노발리스가 쓰길 시는 다름 아닌 이 감정의 표현이다. 그의 낭만화에 대한 설명은 슈트라우스의 경험을 한마디로 정의한다. Romantik. Absolutisierung — Universalisierung des individuellen Moments. (1440)
그렇기에 음악 속 태양의 주제는 태양보다 더 장엄하고 산의 주제는 산보다 더 웅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