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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땡땡 Oct 09. 2018

#1 귀인이론 (2) - 운칠기삼?

통제가능성. 선택. 책임 그리고 완벽주의적 성향.

운칠기삼 ?

운이 7할. 기가 3할.


'운칠기삼 유래' 라고 검색을 해보면 해당 성어의 유래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많은 분들이 설명을 잘해주셨기에 굳이 따로 언급할 필요성은 없을 것 같다. 결론만 말하자면, 운이 7할을 차지하여 운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함을 강조하는 성어 같아보이지만 오히려 3할의 기를 역설하는 성어라는 것이다. 


이 표현을 조금 더 곱씹어보며, 귀인이론과. 정확히는 귀인이론의 통제가능성 개념과 연결해보려 한다. 또한 앞선 글에서 언급된 구체적 정보의 활용을 통해 귀인의 개인차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학생이 긍정적으로 미래를 그릴 수 있도록 해야함을 강조하고 싶다.


어떠한 삶을 '선택'하고 나면
기회비용으로서 버려진 다른 선택지의 삶은, 또다른 희생 없이는 경험할 수 없다.

위 문구는 앞으로 언급될 모든 내용에 녹아있는 나의 관점이다.


우선 원인을 성찰하는 '귀인'을 언급하기에 앞서, 결과를 야기할 '선택'에 대한 얘기를 꺼내고 싶다. '귀인'에서 '구체적 정보'를 이용하여 '통제가능성'을 극대화하고 '운'의 요소를 줄이고자 하는 바와, '선택'에서 '책임'을 보다 현명하게 짊어지기 위해 '구체적 정보'를 이용하여 '불안요소'를 최대한 줄여보려 하는 작업과 핵심적인 원리 자체는 동일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소리일까' 하실 수 있지만 차분히 읽어보시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이다. 모두 공감하실만한 일반적인 내용을, 그저 학술적인 개념을 곁들여 말한 것 뿐이다.


별다른 고민없이 행한 '선택'들이 추후에는 큰 여파를 만들곤 하며, 전혀 고려하지 못한 악재가 드러나 삶을 괴롭히기도 한다. 또한 악재인 줄 알았던 과거의 일들이 다른 길로써 성공한 지금의 자신을 있게한 요인이 되기도 한다. 매 순간마다의 선택으로 우리의 삶은 변화하고, 이것이 후의 인생에 어떤 거시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런지는 그 누구도 쉽게 예측하지 못한다.


어떠한 순간의 선택이 현명한 선택이었을지 또는 우매한 선택이었을지는, 경험을 해가며 나중 시점에 뒤돌아 생각해보았을 때야 비로소 결과론적으로 알 수 있을 뿐이라 생각한다. 선택의 기로에 닥쳐서는 그 순간에 충실함이 가장 중요하다. 되도록이면 많은 경우의 수를 고려한 다음, 발생할 결과의 결과까지 고민(완벽주의적 성찰)해보는 면밀함을 거쳐, 가장 현명한 것으로 '보이는' 선택을 하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최선 이후에 후회하지 않는 것. 그리고 미처 고려치 못한 요소들과 나의 변덕은 하늘과 운에 맡겨두는 것. 이러한 마음가짐을 학생에게 심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여기고 있다.


간단히 예를 들어보자.


외고/과학고/자율고/일반고등학교 입학, 대학 입학, 수많은 전공 가운데의 선택, 복수전공의 여부, 첫 직장의 선택, 부서의 선택 등 인생에 있어서의 큰 선택에서부터, 단순히 자신의 노트북을 구매하거나 도로의 양갈래길을 선택하는 작은 선택에까지, 선택을 행함 그 자체에 있어서 '선택 자유에 대한 권리'와 '결과에 대한 책임'이 함께 따라오게 된다. 선택을 거듭하며 또다른 길로 나아가면 갈수록, 초창기의 선택으로 되돌아갈 가능성과 여지가 줄어들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인생을 살아가며 선택의 폭이 적어짐을 느끼는 것은 필연적이리라 생각한다. 


또한 선택에 대한 책임은, 현명하지 못했던 선택에 대한 책망일 수 있고, 육체적 및 심적 고됨일 수 있으며, 때로는 당시에 선택하지 않았던 길을 다시 택해볼 수 있는 기회를 위한 시간, 돈 및 인지적 투자일 수도 있겠다. 다만 위에 언급한 인생의 '큰 선택'의 경우, 다시 선택을 하기 위한 기회비용이 굉장히 클 것이며, 또 불가능할 수 있다는 점을 꼭 인지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선택의 시점에는 '불안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치밀하게 정보를 모으고 또 고민해야 한다. 

'대학 간판이냐, 또는 대학 전공이냐.' 와 같은 더 세부적인 예를 통해 살펴보자. 먼저, 답부터 짧게 얘기하자면 '진리의 케바케' 일 수 밖에 없다고 말하고 싶다. 


문재인 정권에 이르러, 공공부문 채용에 있어 대학 블라인드가 실시되며 대학 간판의 영향이 비교적 줄게 되었다. 이러한 경향은 은행권 및 민간기업까지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데, 추세가 계속 된다면 대학명이 취업에서 큰 의미를 차지하지 못하는 시기가 올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또한 이과는 공대, 문과는 상경계열을 제외하면 취업전선에서 비교적 어려움을 겪는 것은 서울대생 역시 피할 수 없기에 '전공이 당연 중요하지' 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막연히 그렇게 생각할 수만은 없는 것이, 로스쿨 진학을 위해서는 전공보다는 간판 및 학점을 선택해야한다는 입장이 중론이기 때문이다. 의치대 편입 및 약대 입학 역시 '전공 과'의 여부와 유관전공 관련 실적이 연관됨에도 불구하고, 대학 간판과 학점이 우선시 되야한다는 생각이 중론을 이루고 있다.

 

또 다르게는 '대학을 먼저 선택하고, 이후에 전과나 복수전공하면 되지!' 라 고민해볼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변수 역시 존재한다. 대학의 규정이 보편적으로 그러한지는 잘 모르겠으나, 서울대학교의 경우 전과는 2학년에 해당하는 학점수를 충족시킨 후에야 가능하며, 전출과 전입이 모두 가능해야 전과가 이루어지는 시스템이다. 서로 전출 및 전입이 성사되지 않는 관계의 과도 존재하고, 또한 전출 인원 자체가 굉장히 적을 경우 고학번순과 학점순 대로 컷을 잘라 전출을 진행하는 과들이 많다. 따라서 나이가 어리거나 학점이 비교적 낮으면 전과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또한 복수전공에 대한 부분은, 서강대학교와 같이 복수전공에 학점 제한이 없는 학교가 있는 반면, 서울대학교 경영, 경제학과 및 심리학과와 같이 부전공의 학점컷마저 4점 대에 육박하는 케이스도 있다. 


이처럼 진학하고자 하는 커다란 방향성, 생각해놓은 진로의 경우의 수, 고려하고 있는 학교와 학과 등에 따라 염두에 두어야할 사안들이 판이하게 달라지기에, '간판 vs 전공' 에 대한 답이 각자에게 상이한 것은 자명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필드에 종사하고 있는 분들의 현업 이야기를 검색해보고, 대학 실정을 미리 조사하여 공부해보는 등 '구체적 정보'를 모으고 취합하여 선별하는 작업이 중요해진다. 보다 많은 목소리를 들어보고, 정보의 출처에 따라 신뢰도를 비판적으로 추정해보고는, 자신의 스토리를 단계별, 경우별로 짜보는 것이다. 다만, 이럴 경우 애초에 정보에의 접근 자체가 어려워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아쉬운 정도로 조사해볼 수 있는 선까지 알음알음으로 알아보되, 중요한 문제라고 판단될 시에는 반드시 부모님 또는 부모님의 지인을 통해서라도 알아보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선택을 위한 공부'를 통해 후회나 불안감을 줄여나가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은 귀인이론의 '통제가능성'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통제가능성' 은 Weiner가 세 가지 원인 차원 중 가장 늦게 도입하여 역설한 개념이기도 하고, 이후의 글에서 설명할 '자율성' 과도 겹치는 중요한 내용이다. 개인적으로는, 학생들이 염두에 두어야할 필수적인 역량이라 생각하고 있다. 


우선 운적인 요소가 전부를 차지하는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해, ‘운칠기삼’까지 실력을 쌓은 후 '운일기구'까지 운의 범위를 줄여보려 고민하는 것이다. 운과 하늘에 맡기는 영역이 전혀 없어질 수는 없기 때문에, 내가 과연 어디까지 통제할 수 있는 가에 대한 판단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이는 앞서 언급한 '선택을 위한 공부'와 유사한 의미를 가진다. 운과 기회를 쟁취하는 사람들은 그만큼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들이며, 기의 범위가 충분히 마련되어 있기에 작은 운과 기회마저 귀신같이 알아보고 가져가곤 한다. 그런 현명하고 절실한 사람이 되기 위한 고민과 노력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출처 : ( Weiner, 1980 )

이전의 귀인글에서도 살펴보았던 세 가지 원인 차원과 각 원인들을 분류해놓은 표이다.

Weiner는 수능 당일날의 기분과 몸 컨디션 및 능력을 통제하지 못하는 요소로 분류해놓은 것을 알 수 있다. 능력에 대한 부분은 통제할 수도 없으며 쉽게 변하지도 않고, 시험 당일의 건강과 기분 또한 우리가 어찌할 수 있는 바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을 하는 사람의 입장으로서는, 통제의 범위는 확장되어야만 한다. 컨디션과 능력 역시 통제가능한 영역 범주 내에 존재함을 전제하고 가르쳐야, 보다 교육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싶다. 능력의 한계를 미리 두지 않는 자세를 심어주는 것이다. 자신이 가질 수 있는 능력과 컨디션이 통제가 가능한 영역으로 들어와버리면, 노력의 비중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게 된다. 학생들이 어떤 일을 대할 때 심리적인 자세부터 달라질 것이다. 사회적인 체제나 문제 난이도와 같이, 본인이 확연히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모든 역량은 내 노력 여하에 달려있다. 능력이 한정되어있지 않기에 언제, 어떻게, 얼마나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크게 발전할 수 있으며, 시뮬레이션과 식이요법 등을 통해 심지어 컨디션까지 조절할 수 있어 시험날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버릴 수도 있다.


다만 이러한 통제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선 자신을 파악하기 위한 '완벽주의적 성향'을 필히 갖추어야한다. 선택의 시점에서 자신에게 적합한 구체적인 정보를 토대로 면밀히 판단을 내리듯, 맡은 일을 처리하기 위해 자신의 공부습관과 성향에 대해 집요하게 알아보고, 부족하고 게으른 점을 타개할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실험해보며 성과를 비교하고, 나만의 시험방식을 파악하여 수없이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등 모자란 부분을 계속 채우려는 노력을 하는 성향을 말한다. 


> 귀인이론 3편에 계속.

> 완벽주의적 성향



1.귀인[통제가능성] 2.완벽주의성향[경우의수, 비교, 시뮬레이션] 3.낙관성(기대), 자기효능감, 성공경험

4.가치 

5.모델링 및 친밀성 6.선택적 내면화 및 자율성 7.목표지향성[숙달, 수행]

8.기억력 9.추론 및 이해 10.절차기억화(자동화) 11.신경망적 지식 12.전문가 및 창의성 

13. 가정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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