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05 21:19:29
다음 포털에 게재된, 우연히 접하게 된 뉴스1의 기사.
'동생은 중증 장애인, 18년 간 시설 생활... 이제 그와 산다.'
기사를 봤을 당시엔 장혜영 의원이, 정의당 성추행 사건이 터진 직후였다.
뭐 하는 양반인가 궁금해서 별 생각없이 기사를 봤는데, 그 인터뷰 사진을 보고 흠칫 놀랐다.
그 녀의 품 안에 있는 통기타는, 수 백만 원을 호가하는 마틴 기타였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모델까지는 모르겠는데, 어쨌든 기본형 모델도 굉장히 비싼 기타이다.
검색해 보면 마틴 기타가 얼마나 비싼 지를 알 수 있다.
뭐, 내가 작정하면 구체적인 모델과 가격을 파악할 수 있겠지만, 어쨌든 하급 모델이라도 비싼 기타란 사실은 변함없다.
기사 내용에 의하면,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 중에 주제곡 살 돈이 없어서 직접 곡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하긴 지금은 여유가 생기셨겠지.
의원 월급이 꽤 될 테니까.
마틴 기타 충분히 살 수 있다.
그 게 에릭 클랩턴이 어쿠스틱 연주할 때 메인으로 쓴다고 하고, 어쨌든 정상급 뮤지션들이 많이 쓰는 좋은 기타이다.
나는 한 번도 실물도, 직접 소리를 들어 본 적은 없는데, 뭐 정상급 뮤지션들이 선택하는 브랜드니까 비싼 값을 하는 모양이다.
마틴도 좋지만, 난 타카미네라던가, 깁슨 선버스트 모델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다.
제대로 칠 줄 아는 곡이 없다는 것이 함정이긴 하지만.
아무튼 정의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잘 어울리지는 않는다.
가난한 서민을 넘어, 보다 그늘지고 열악한 곳에서 소외된 자들의 권익과 이익을 대변하는 당 아닌가.
한창 근로자 문제로 떠들썩 했던 콜트 기타를 안고 있는 것이 당이 추구하는 방향과 부합하는 것이리라 보는데.
검색해 보니, 콜트 통기타는 159000 원에 뜬다.
마틴 스탠다드 모델을 가정했을 때, 거진 20 대 가량 살 수 있는 저렴한 모델이다.
나 역시도 중학교 때 아버지한테 졸라서 홍대에서 산 연습용 기타가 콜트 기타였다.
그 때, 그 매장에서 짧막하게 디스트를 걸고 연주하던 직원의 모습이, 어린 나이에 어찌나 멋있어 보였던 지.
정말 열성 당원이라면, 마틴 기타 살 돈으로 뭔가 소수자의 권익을 대변하는 일에 쓰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마틴 기타는 데이비드 길모어가 들고 있으면 잘 어울리 것이다.
통기타도 곧잘 친다.
나중에 기회되면 솔로 앨범을 들어 보고 싶다.
난, 우리 나라가 소위 말해 쌍팔년도에 데모하고 민주화 운동하던 것에 대해 나쁘게 생각 안 한다.
그 때는 그래도 순수하고 열정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모든 데모와 운동권의 활동에 옳다고 생각치는 않지만, 설령 그 것이 혈기에 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불의에 항거하는 모습이 얼마나 진취적이고 멋있는가 말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순수한 운동가들이 있는 지를 모르겠다.
전부 특정 이익집단의 의뢰를 받거나, 자신들의 세력화를 말미암아 또 다른 권력 놀음으로 변질된 것은 아닌 지.
장혜영의 마틴 기타를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