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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속선 Jul 12. 2023

Jan Willem de Vriend -

Beethoven Symphonies

요즘의 클래식 음악가들에게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내가 너무 클래식을 모르고, 보수적인 시각을 가진 탓일까?

전에 듣던 연주자나 지휘자 중에 데인 듯 한 실망감을 느낀 것이 그런 생각을 더욱 단단하게 한다.

그래도 유튜브에서 접해 보는 현대의 클래식 공연은 일부 괜찮은 것도 종종 있다.


이 번에 평하는 얀 빌렘 드 브리엥의 베토벤 교향곡도 기대와 경계를 함께 하고서 접하게 된 음반이었다.

글쎄, 지휘자도 처음 들어 보고, 네덜란드가 심포니로 위상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범 게르만 출신이라면 믿고 들어 볼 만 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뭐, 베토벤 교향악 전집을 낼 정도면, 나름 인정을 받나 보지.


베토벤의 가장 대표적인 5 번을 들어 보기로 했다.

웬걸, 듣자 마자 팍 나가리라는 감이 들었다.

그 심각하고, 중후한 선율을 그런 빠른 박자로 가볍게 연주하다니.

곡에 대한 해석을 어떻게 한 거야?

초장부터 큰 실망감이 역력했다.


이 번에는 내가 아끼는 9 번의 알레그로를 들어 봤다.

우려했던 대로 5 번의 그 박자였다.

미묘한 박자의 차이로 곡의 분위기는 전혀 달라 지는데, 지휘자 브리엥은 정말 베토벤 교향곡의 정수를 이해한 지가 의구스럽다.

클래식을 전공조차 하지 않은 내가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이 건방질 수도 있겠지만, 내가 별로인 것은, 나한테만큼은 별로이다.

베토벤의 인생의 역경에 굴하지 않는 강인함과, 거장의 중후한 품격을 느끼기가 어려웠다.

무게감이 없는 날림식 연주, 지휘자의 의도대로 정확하게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의 실력을 탓할 수는 없다.

순전히 지휘자의 책임이다.


악평을 일삼았지만, 그래도 전체적인 나머지 교향곡은 준수한 수준을 들려 준다.

그렇지만, 베토벤의 가장 대표적인 5 번과 9 번에 대한 실망감이 너무 크다.

카라얀의 베토벤 전집과 다소 대조적이다.

물론, 카라얀이 지휘한 베를린 관현악단은, 세계 최고의 위상을 자랑하는 심포니인 것은 맞다.

네덜란드 관현악단이 그에 다소 못 미친다 하더라도, 그 것이 이런 차이를 벌어 지게 할 정도로 영향이 있는 것인 지는 의문이다.

푸르트벵글러도 베토벤 교향곡의 수준 급 연주를 들려 주었고, 카라얀의 명성 못지 않았다.

난, 그의 지휘에서 거장의 무게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 것이 세대적 차이인 것일까?

과거 클래식 음악가의 곡들을 꼭 정형화된 틀로 연주하란 법은 없다.

얼마든지 후세의 지휘자에 의해 색다른 해석으로 연주되어 지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다만 문제는, 그 것이 원곡에 충실하든, 다르게 해석을 하든, 청자가 들었을 때 좋아야 한다.

난 브리엥의 지휘에 그가 어떤 해석을 했는 지를 모르겠다.

원곡에 충실한 것 같은데, 왜 박자가 그 모양인 지.

아니면, 전혀 다르게 해석을 해서 원곡을 뛰어 넘는다던가.


베토벤의 교향곡 전집을 덤빌 정도면, 그 만한 인정을 받지 않고서는 후원과 녹음을 하기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베토벤 교향곡 지휘는 꽤 실망스럽다.

카라얀의 음반을 더욱 아낄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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