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31 08:01:20
처음 방문 심사 문자를 받았을 때, 그 때로부터 다음 주 사흘 중에 하루 방문하기로 한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방문 심사라고 해서, 직접 방문해서 내부와 신청자를 만나 직접 자세한 얘기를 들어 볼 줄 알았는데, 그냥 건물의 외관만 보고 갔다고 한다.
직접 발품을 팔아 가며 심사를 하는 건데, 건물 외관만 보는 것의 의미가 있을까, 싶다.
기왕 온 김에 신청자를 만나서 대화해 보면 더욱 파악이 잘 될 텐데.
방문 심사의 알맹이가 쏙 빠지는 느낌이다.
담당자의 속내를 모르겠지만, 그래도 참 다행이다.
나는 방문 전에 연락을 주고 올 줄 알았고, 그런데 연락이 없이 한 주가 가 버려서, 난 영락없이 탈락으로 결론짓고 말았다.
공무원들이라면 방문 전에 연락을 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연락할 필요가 없을 만큼 자격 미달인가, 그래서 서운한 감도 있었고, 내가 들은 바로는 3 월 안에 선정자가 공지된다고 했으나, 어차피 연락 없다는 걸 아는데 볼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
이미 마지막 기한인 금요일부터 내가 다시 기도를 했다.
난 이 심사에서 글른 것 같으니까, 나에게 다른 길로 인도해 주시라고.
그렇게 단념하고 있던 찰나, 어제 스마트폰을 하던 중, 갑자기 메일 한 통이 왔다.
심사에 필요한 추가 서류를 요청한다는 진흥원의 이 메일이었다.
여태 나는 탈락이라고 여기고 있던 찰나, 이 게 또 뭔가 싶었다.
공문에는 임대 계약서 추가 분과 전기 사용 내역서에 대한 요청이었다.
둘 다 구비해서 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어쨌든 지, 그래도 다행이라는 안도감은 들었다.
시청 공무원이 경쟁률도 심하다고 하고, 내 건물은 무슨 집합 건물이라서 힘들다고 한 것을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영락없이 탈락으로 간주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물론, 이 또한 그렇다 하더라도 심사 과정 중에 하나일 뿐, 낙관적이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진흥원 담당자에게 전화로 재차 문의를 했다.
임대차 계약서는 확약서의 형태로 이미 제출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는데, 기한이란 명시가 빠져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삽입해서 다시 제출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오냐, 내 받아서 다시 내 주마!"
질질 끌면서 신경 쓰이게 하지 말고, 시간있을 때 빨리 처리하려고 작정했다.
건물 주인에게 이 상황을 잘 설명해서 확약서를 받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공문을 출력해서 보여 줘야 한다.
출력하려고 인쇄를 누르는 찰나, 갑자기 웬 컴퓨터가 블루 스크린이 뜨네.
너무 내가 컴퓨터를 오래 켜 놔서 일시적인 오류인 줄 알았는데, 출력을 누르는 족족 같은 현상이 반복된다.
검색해서 알아 보니까, 내가 쓰는 프린터와 윈도우 상의 충돌 오류란다.
고객센터에 전화하니까, 이미 자기들도 겪고 있는 증상이라서 잘 알고 있었다.
이 메일로 파일을 보낼 테니까 그 걸 받아서 설치해 보라고 했는데, 그냥 윈도우를 업데이트하니까 해결되었다.
그 걸로 시간 까 먹으면서 잠시 헤맸는데, 어쨌든 뽑아서 주인에게 찾아 가서 전기 사용 내역서랑 임대 확약서까지 모두 받아 냈다.
직접 시내 한전에 방문해서 전기 사용내역서 뽑고, 식사까지 대접해 주시니 고마웠다.
시내에 새로 생긴 돈까스 집이었는데, 아는 데라고 해서 같이 가서 먹고 왔다.
돈까스 전문점이라서 비싼 집이었는데, 물통에서는 플라스틱 냄새가 빠지지 않은 데다, 가격에 비해 그리 잘 하는 집은 아니란 생각이 솔직한 내 평가이다.
식사를 사 준 주인의 맛있냐는 질문에, 차마 잘 하는 집까진 아닌 것 같다는 말은 못 하겠고, 그냥 맛있다고 해 버렸다.
어째 돈까스가 고기보다 치즈가 더 많은 지, 내가 보기엔 돈까스 중 60 프로가 치즈였다.
치즈가 담긴 돈까스를 먹는 게 아니라, 고기를 붙인 치즈 덩어리를 먹는 느낌.
곁들여 나오는 찬도 가격에 비해 부실하고.
끽해야 김치, 단무지, 우동 국물, 사과 소스에 대충 버무린 양배추 채, 돈값은 못 하는 집이었다.
다음에 여기 와서 먹으라고 했지만, 겉으로만 "네.", 그러고 다시는 올 일 없을 것이다.
어쨌든, 보완 서류를 담당자 이 메일로 보내면서 일을 마쳤다.
보완 서류 요청 메일을 확인하는 순간, 나 역시도 희망이 있다는 사실에 욕심이 들기는 했지만, 내가 욕심부린다고 될 것도 아니고, 흔들리지 않고 내 앞 길을 가겠노라고 다짐했으므로, 욕심 비우고 다시 다잡고 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