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글루스에서 3 년을 블로그 활동을 했다.
뭐, 다들 알다시피 이글루스는 이제 없어 졌고, 내 손에 쥐어 진 건 3 메가 바이트 남짓의 백업본 뿐이다.
처음부터 이글루스를 선택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 때도, 아니 그 이전에도 이글루스가 사라 질 것이란 얘기는 항상 있었으니까.
그 때문에 브런치를 처음에 선택했었고, 나는 세 번의 작가 신청에 탈락해서 가게 된 곳이 이글루스였다.
글쎄, 아무래도 내가 다루고자 하는 내용들이 인기가 없다고 판단되었는 지, 아니면 내 자신을 어필할 만 한 다른 무언가가 부족해서였다고 생각한다.
야속한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 건 내 기분일 뿐이고, 브런치는 브런치만의 운영방침이 있어야 하는 것이니까.
잠깐의 추억이 되었지만, 나는 그래도 이글루스가 좋았다.
직접 만나지도 않았고, 얼굴 조차 모르지만, 몇몇 자주 방문해 주신 이용자들이 기억난다.
이제 다 뿔뿔이 흩어 지게 되었지만, 비록 쓴 소리, 싫은 소리를 댓글로 남겼을 지언 정, 그래도 고마우신 분들이다.
어차피 이글루스가 운영을 종료할 지라도 선택지는 이글루스 하나 뿐이었고, 서비스가 끝날 지라도 그래도 아쉬울 대로 받아 줄 곳은 이글루스였다.
언제 침몰할 지 모르는 불안한 배였지만, 알고도 탔으니 후회는 없다.
그동안 참 고마웠고, 잠깐이나마 얕은 인연이 되어 준 분들도 감사했다.
이제 새 보금자리를 물색하는 시점, 다시 블로그를 시작하던 3 년 전의 원점으로 회귀했다.
네이버는 정말 공장에서 찍어 내는 기성품 같아서 절대로 싫었고, 티스토리도 아주 예전, 20 대 때 귀한 초청장을 받아 활동한 기억은 있었으나, 티스토리도 천편일률적인 네이버 블로그와 그다지 차이가 없었고, 무엇보다 나는 무분별하고, 전혀 검열되지 않은 선정, 자극적 광고들 때문에 검색 때 티스토리는 나부터 거르는 블로그 서비스가 되고 말았다. 물론, 내가 어떻게 클린하게 가꾸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티스토리의 이미지가 예전같지 않아 선뜻 마음이 가지 않았다.
워드 프레스가 유력했으나, 사진, 링크 따위는 전혀 없는 텍스트 중심, 대중적인 것과 선을 긋고 철저히 매니악한 블로그를 지향하는 지라, 나에게 호스트 유지비는 불필요한 지출로 느껴 졌다.
구글 블로그도 있긴 했으나, 특정 주제나 카테고리에 대한 구심점, 이런 센터가 전혀 없는 듯 보였다.
이렇게는 같은 주제에 대해 공감하고 교류할 수 없어 곤란하다.
블로그는 매개체, 다리일 뿐, 궁극적으로 블로그 운영자와 방문자가 서로 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익성 블로그, 단순 개인적 일기장으로 운영하는 블로그에 대해 좋지 않게 생각한다.
나쁘다기 보다는, 궁극적으로 블로그 운영자 본인에게 좋은 컨텐츠, 내가 보여 주고 싶은 컨텐츠로 귀결되는 것이 아니라, 방문자가 필요한 컨텐츠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블로그의 순기능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다시 돌고 돌아 결국은 '브런치' 뿐이다.
나는 구독자 수가 많은 인기 블로그, 덕지덕지 배너를 붙여 입금을 받거나 기업으로부터 협찬을 받아 화려해 보이는 파워 블로그 따위는 전혀 관심이 없다.
많은 다수 방문자와 의미없이 요행식으로 소통하는 식의 박리다매 블로그는 철저히 배격한다.
얼마나 많은 구독자 수인가, 얼마나 방문자 수가 많아 광고비를 많이 받을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또, 얼마나 돌고 도는 난잡한 정보, 기사 찌라시 링크나 텍스트를 통해 컨텐츠 양을 쌓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같은 사건과 사회의 현상, 같은 사물에 대해 다루더라도 철저히 내가 직접 체험하고 경험하는, 그에 따라 고유한 나의 생각과 관점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그래야 극소수의 구독자, 방문자라 하더라도 서로 진정한 공감과 교류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냥 무성의하게 기사 링크 따위 걸어 놓고, "뭐는 어떻다더라, 뭐는 저떻다더라." 식의 무가치한 공장 찍어내기 식의 컨텐츠 양산은 누군들 못 하랴.
그렇게 해서 구독자 수는 왜 못 늘리고, 방문자 수 늘려서 광고비는 왜 못 챙기랴.
그렇지만, 그런 잡탕 도가니 블로그가 무슨 가치가 있으려나.
그런 식의 붙여 넣기 정보, 기사 따위는 그 블로그를 방문하지 않고 조금만 검색해도 홍수가 터지 듯이 얻을 수 있다.
기계적이고 무의미한 쓰레기통일 뿐이다.
이래서 현대인들이 정보와 컨텐츠의 홍수 속에 도리어 외로운 것이다.
"내가 관심있고 흥미있는 주제나 컨텐츠에 대해 제대로 진정성있게 교감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
내가 이글루스에서 활동했을 때도 항상 일관되게 지켜왔던 원칙이며, 그 게 먹혀서 소수의 구독자와 롱 런할 수 있었다.
당시 이글루스에는 세 가지가 없었다.
첫 째, 광고.
둘 째, 사진과 외부 링크.
셋 째, 댓글.
철저히 오로지 텍스트만으로 핵심과 알맹이만 추려서 정리해 놓았고, 이는 방문자가 텍스트에 잘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내 블로그에 왔으면, 내가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에 집중하라는 뜻이다.
댓글을 처음에 이글루스 비회원도 작성하도록 열어 놨으나, 무분별한 스팸이 난무하여 이글루스 회원만 달 수 있도록 닫아 놓았다.
많은 이글루스 회원들이 내가 작성한 글에 다양한 의견을 달아 놓았으나, 나는 일절, 여태까지 단 한 명에게도 답글을 작성한 적이 없다.
욕을 하고 저주를 하든, 내 글에 공감해 주고 우호적은 댓글을 달든, 읽기는 하되 누구에게도 답글을 써 주지 않는다.
타 블로거와 절대 싸우지 않는다, 안 좋은 의견을 남겨도 최대한 방문자의 의견 개진을 하도록 보장한다, 어떤 의무감에 따른 요행식 답글을 쓰지 않는다는 대원칙 때문이었다.
그래서 댓글을 쓰도록 누구에게나, 언제나 열어는 놓되, 한 명에게도 화답을 하지 않았다.
이 원칙은 그대로 브런치에서 그대로 담고 갈 것이다.
댓글은 무제한 열어 놓고, 안 좋은 의견도 삭제하지 않고 놓아 두되, 답장은 하지 않는다.
광고는 애초부터 브런치에 달 수 없으니, 이는 당연한 것일 테고, 사진이나 타 링크 또한 없을 것이다.
단, 순수하게 텍스트만으로, 천편일률적인 컨텐츠가 아닌, 같은 사물과 현상을 다루더라도 나만이 느끼고 생각하는 나만의 고유하고 순수한 것을 내 놓자.
이래야 평생 교류할 수 있는 소중한 인연의 다리가 놓아 지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중요한 게 아니지, 단 한 명이라도 진정성있게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방문자가 온 인류와 다 바꿀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것이다.
이래서 내 블로그가 천상천하 유아독존인 것이다.
내가 최고 우수하다는 것이 아니라, 남들을 전혀 흉내내지 않은, 남들과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 보고,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당차게 다른 의견과 생각을 피력할 수 있는.
물론, 타인과 같은 생각을 하고 공감할 수도 있지만, 그 것도 어디까지나 순수히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데서.
이 세상 모든 이들이 모두 똑같을 수가 없듯, 나 또한 남들과 다른 나만의 고유하고 독보적인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누구도 나를 대체할 수도, 이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나.
그 것이 브런치를 통해 나올 것이다.
향후 다룰 주제들은 여러 가지가 되겠지만, 크게 세 가지를 나눌 수 있는데.
첫 째가 언론 기사를 통해 정치, 사회, 문화를 나만의 고유한 관점과 생각으로 다룰 것이다.
나는 어떤 사회 사건이나 정치 기사에 대해 다수의 의견에 포함되기 보다는, 소수자인 쪽이 많았다.
반대를 하고 싶어서가 아니고, 내가 어떤 진영논리에 속해 있지 않고, 어떤 것이 바른 것이고, 어떻게 해야 지혜롭게 해결할 지의 관점에서 생각하다 보면, 조금은 특이한 소수자였기 때문이다.
이 것은 나에게 조금 용기를 요하기도 하는데, 내가 항상 맞을 수는 없지만, 다수의 결정이 항상 옳다고 생각치도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욕도 많이 먹고, 날보고 특정 정치세력 하수인이니 오해도 샀지만, 그래도 여태까지 그 안 좋은 댓글들을 일절 삭제하지도 않았고, 그 방문자를 차단하지도 않았다.
둘 째는 음악에 관한 것인데, 단순히 어떤 아티스트나 작품에 대해 다루는 것은 물론이지만,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하게 다루게 될 것이다. 음악 안에는 오디오에 대한 지식이나 솔루션들도 많다. 즉, 음악평론 + 오디오라고 볼 수 있다. 단, 요즘 세태의 아이돌 음악이나, 소모성 대중 음악은 일절 다루지 않을 것이다. 내 음악의 고향이랄 수 있는 하드 록을 중심으로, 클래식, 팝을 중심으로 다루게 될 것이고, 좋은 음악성이라면 국내 대중음악도 충분히 다룰 수 있을 것이다.
셋 째는 철학, 사상, 역사, 종교, 문화와 예술, 이를 총칭해서 알기 쉽게 '인문학'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다룰 것이다.
나는 남들이 누가 대단하다, 누구의 사상이 으뜸이라고 해서 그 걸 곧이 곧대로 받아 들이지 않는다.
대단하다면 왜, 무엇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단한 지, 정말 대단한 지, 안 그런 지를 파악하기 위해 접해 본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달마를 만나면 달마를 죽이라는데, 사람들은 부처든, 달마든, 만나면 대단한 사람이라며 일단 엎드리고 본다.
나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살아 있는 시각으로 살아 있는 새로운 생명의 철학과 사상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사상과 철학, 종교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면 그 것은 마땅히 인정하고, 비판할 부분은 비판한다는 것이다.
첫 째 주제는 조금은 사회 이슈에 대해 다룬 것이라 조금은 진영논리에 속해 있는 방문자들이나, 쉽게 표현하자면 나이롱 방문자들이 다소 있었다.
음악에 대한 것은 의외로 이글루스 내에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지만, 꾸준히 검색 방문자들이 있는 것을 보니, 그 것은 그 것대로 나쁘지 않았다.
인문학을 다룬 것이 소수의 단골 층이 형성될 정도였는데, 나는 어떤 대학 교수도 아닐 뿐더러, 한 가닥한다는 논객으로 이름을 날린 것도 아닌, 철저한 무명 중의 무명이었다.
그럼에도 내 글에 트래픽을 걸어 주고, 꾸준히 방문해서 댓글로 의견을 남겨 주신 분들께 참으로 감사하다.
브런치에도 앞으로 이런 주제를 중심으로 일관성을 가지고 운영해 나갈 것이다.
아무런 광고나 사진, 링크도 없이 오로지 텍스트만으로 깨끗하고 명료하게.
소수지만 한정된 주제로 진정성있게 교감할 수 있는.
남이 어떻다고 하니까, 나도 그렇다고 하는 것이 아닌, 나만의 관점, 독보적으로.
"천상천하 유아독존"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