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속선의 삶

눈사태 꿈

2022-02-12 04:06:59

by 속선

마치, 사운드 오브 뮤직의 산야를 보는 듯 하다.

비탈진 산자락 어느 곳인데, 전체적으로 흐린 날처럼 흑백의 색이다.


재미있는 것은, 산자락이라 하더라도 큰 나무가 울창한 것이 아니고, 잔디밭 비슷한 초지였다.


글쎄, 한가로운 듯이 거닐었던 것일까.


그러다 문득 내가 내려 왔던 위 쪽을 쳐다 봤는데, 눈사태가 일고 있었다.


그 것은 마치, 불길함을 상징하던 먹구름처럼, 눈사태의 눈도 재색이었다.


새하얀 눈이 온 뒤, 여러 차가 지나 가면 흙탕눈이 된 듯이, 그런 색.


그 눈사태를 올려다 봤을 때는, 설마 저 눈이 나한테 미칠까, 그렇게 압도적인 양은 아니었고, 나와의 거리를 생각했을 때, 내가 오기 전에 멈출 정도의 양일 지도 모른다는 작은 안도감이 들기도 했다.


어쨌든, 눈사태가 미치기 전에 빨리 내가 있던 그 집에 도달하기 위해 거슬러 올라 가기 시작했다.


막상 그 눈사태가 나한테 미쳤을 때, 내 몸이 휩쓸릴 정도의 양은 아니었으나, 내가 애써 달려 올라 가도, 밀릴 정도는 되었다.


달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워낙 눈사태의 속도가 빨라, 나는 점점 더 비탈 아래로 내려 가고 있었다.


잘 기억은 안 나는데, 그 눈사태가 총 두 차례를 겪은 듯 하다.


그러다가 두 번 째 눈사태에는 웬 검은 피부의 인도인이 나한테 다가 와서 나를 돕고자 한다.


셔츠 차림의 평범해 보이는 40 대 남성의 인도인이었는데, 구체적인 그의 말과 행동은 기억은 안 나지만, 나를 돕기 위해 접근한 것은 확실하다.


꿈의 끝말미도 기억 안 나지만, 눈사태는 소강 상태가 되어서, 아마 멈춰 버린 눈사태의 눈밭을 천천히 걸으며 올라 간 것 같다.




전체적인 꿈의 풀이는 어렵지 않았다.


굳이 해몽 내용을 인터넷에 찾아 보지 않아도, 나에게 어려움이 올 것이라는 꿈은 자명하다.


단, 그 어려움의 강도가 어떻게 찾아 올 것인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가 관건이었는데, 내가 추진하고자 하는 일이 어그러 지는 것은 아닌 듯 보인다.


다만, 내가 오르고자 하는 산비탈에서 꽤 내려 갔으니, 현실 속 내 상황에 미뤄 봤을 때, 한동안 추진력을 잃고 후퇴하거나, 일이 결말맺기까지 꽤 기다려야 된다는 의미인가 보다.


그 와중에 누군가의 조력자를 만나게 될 것이란, 뭐 대충 이런 줄거리겠지.


헌데, 하필 왜 검은 피부의 인도인이었을까?


시골가면 피부가 많이 탄, 까무잡잡한 검은 피부의 전형적인 인도 남성의 모습이었는데, 개연성은 모르겠다.




그래도 다행이다.


아주 실패한다는 꿈은 아니고, 눈사태는 진정되었고, 다만, 오르는 시간은 더 걸릴 뿐, 목적지는 언젠가 도달하게 될 것이니까.


더군다나, 조력자도 만나지 않았는가.




지금 쓰면서 문득 생각이 들었는데, 글쎄, 내 편지가 전달된 것과 관련있을 지 모른다.


조력자도 이런 의미로 나타 난 것과 관련이 있을 지도.




어쨌거나, 난 이 꿈을 꾸든, 꾸지 않든, 내가 가고자 하는 일정에는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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