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속선 Sep 25. 2023

아크로링크 6N-S1400II

체르노프 케이블을 통일해 쓰면서 아쉬운 점이라면, 해상도에 있어 한계점이 있다는 것이었다.

소리의 비트 강약을 잘 표현한다는 점은 정말 두고두고 칭찬해 줘야 할 점이지만.

그런 면, 해상도의 한계가 있다는 아쉬움에 한 번 바꿈질에 도전해 봤다.


고순도 케이블의 맛을 한 번 봤기 때문에, 고순도를 표방한 어떤 브랜드를 구매해야 할 지를 이미 알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요르마를 구하고 싶지만, 내 형편 상 가장 저렴한 엔트리 급 요르마 인터 케이블을 중고 조차 구하기 쉽지 않은 금액이었다.

그만치 요르마가 하이-엔드 케이블로써 비싼 브랜드이다.


저렴한 금액 중에 접할 수 있었던 유일한 브랜드가 바로 지금 다루는 아크로링크였다.

사실, 고순도에다 OCC를 접목시킨 네오텍을 모를 리 없지만, 참 매력이 안 가는 브랜드였다.

분명히 기술력도 있고, 여러 고급 브랜드의 선재를 OEM으로 공급하는 유수의 회사임은 틀림 없지만.

아무래도, 기술력보다는 해당 브랜드가 심어 놓는 고유의 매력이 부재한 것이 네오텍을 거르게 하는 핵심 이유일 것이다.


아크로링크는 시세도 적당하면서도, 고순도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딱 적합했다.

중고 매물 중에 마침 6N-S1400II가 있었으므로, 한 번 샘플을 맛본다는 심산으로 구매해 봤다.

이 6N-S1400II는 7N 라인업이 나오기 전에 6N 라인 중에서는 최상급이었다.

그만한 기대를 가지면서 연결해 봤는데.


딱 가격만큼의 소리였다.

사실, 해상도 면에서는 월등한 가격대의 체르노프 케이블보다 오히려 나았다.

준수한 해상도, 딱히 흠을 잡을 것도 없는 무난한 밸런스.

허나, 거꾸로 뒤집어 말하자면, 그 딱히 흠 잡을 것 없는 무난함이 약점이자, 밋밋함 그 자체였다.

공부 잘 하는 모범생이지만, 피아노를 못 치고, 수영이나 체육은 잘 못 하는.

딱 거기까지였다.

글쎄, 아크로링크 입장에서는 이 글을 보면 충분히 항변할 여지는 있을 것이다.


"어쨌든 고순도잖아, 해상도는 인정하잖아, 저렴한 가격에 이 이상 뭘 더 바래."


그렇다.

내가 보완하려 했던 해상도는 분명 보완했고, 아크로링크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게 해 줬다.

기존에 쓰던 체르노프 케이블과는 아주아주 현저한 금액 차이를 보인다.

물량 투입으로 보나, 기술력으로 보나.

총평을 한다면 당연히 월등한 금액의 체르노프 케이블을 쓰겠지만, 가격과 성능을 환산한 가치를 총평한다면, "아크로링크가 이 가격에 이런 소리를?", 탄성이 절로 나오게 한다.

참 기특하다.


인터 케이블 중에 체르노프 레퍼런스 급은 그럭저럭 있는 편인데, 파워 케이블은 아직도 클래식 급이 많다.

추후에 아크로링크 케이블을 들인다면, 아무래도 시스템에서 가장 발목을 붙잡고 있는 파워 케이블 쪽으로 교체하고프다.

고순도를 내세운 만큼 해상도 하나는 발군, 최근에 나온 7N 레젠다는 더욱 좋겠지.


체르노프의 장점은 이미 넘칠 만큼 넘치는 상황에서, 한계점인 해상도를 저렴한 가격으로 밸런스를 보완했다는 점에서 다운 그레이드라 아쉬움은 있지만, 밸런스 측면에서 보완했다는 것으로 만족한다.

그렇다고 아크로링크가 모든 브랜드 중에 최고의 해상도를 보여 준다고 생각치는 않다.

이론 상 네오텍은 이 정도 고순도 케이블을 아마 많이 만들고 있고, 거기다 OCC까지 결합했으니.

그런 면에서 선입견을 버리고 다음에는 네오텍 케이블을 접해 보는 것으로 가능성을 열어 볼까나.

매거진의 이전글 K-Pop의 정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