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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속선 Nov 03. 2023

무한리필 식당에서의 과식 제지

음식을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식당에서의 일정량 이상의 과식을 하는 손님과, 이를 제지하다 싸움이 이는 기사가 간간히 보인다.

누구의 잘못일까?


못 먹게 하는 업주가 100% 무조건 잘못이다.

'무한 리필'이라는 간판과 광고를 내 걸고 손님을 모았으면, 정말로 무제한으로 드시게끔 해야 한다.

겉으로는 무한 리필을 내 걸고, 혼자 속으로 "알잖아, 적당히.",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

손님 중 그 적당히를 넘어 서는 사람이 있으면 못 먹게 눈치를 준다.

잘못됐다.


무한 리필 식당이란 것 자체가, 정량에 정가를 받는 식당이 아니라, 누구는 많이 먹으면 업주가 덜 남고, 입이 짧은 손님들한테는 조금 더 이득을 보는 것이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오다 보면 결국 평균값이 나오는 것이고, 이 이해득실을 계산했을 때 운영이 가능하다고 판단을 하니까 그 값을 매겨서 무한 리필로 장사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많이 먹어서 손해 나는 손님도 감수를 해야 맞는 것이다.

싫으면, 애초부터 무한 리필이라는 간판을 떼던 지, 아니면 적어도 괄호로 일정량 이상까지만 제공을 하고, 그 이상은 추가금을 받는다고 기재를 해 놓던 지, 했어야 한다.

엄밀히는 무한 리필은 아니지만, 차라리 애초에 이렇게 못을 박아 놨더라면, 애초에 그런 손님 때문에 골치 아플 일이 없었을 것이다.


손님은 이 식당의 마진률이 얼마인 지, 얼마 이상을 먹으면 본전인 지, 손해인 지, 그런 걸 신경 써서 먹는 사람들이 아니다.

내가 그만 먹고 싶으면 그만 먹고 싶을 때까지 먹는 게 손님들이다.

무한 리필이라 광고를 했으면, 누가 얼마를 먹든, 실컷 드시게끔 해야 한다.

몇 그릇 이상, 몇 접시 이상 먹으면 나는 손해인데, 이런 업주 혼자만이 알고 있는 셈법으로 손님을 재단할 거면, 애초부터 '무한 리필' 딱지를 떼었어야 한다.

상당히 많이 먹는 테이블 손님들, 오래 앉아 있는 손님들, 업주가 흘끔흘끔 불쾌한 표정으로 째려 보면서 눈치 준다던 지, 은글슬쩍 그만 먹으라고 사인 주는 짓은 그만 해야 한다.


옛날에도 무한 리필 식당이 있었는데, 글쎄, 나는 이런 경우를 그다지 겪어 보지 않았다.

어떤 식당은 많이 먹어도 자발적으로 리필을 제공해 주기도 하고, 친절한 식당도 있었다.

이제는 시대가 많이 바뀌어, 원가부터 인건비까지 안 오른 게 없다.

옛날같이 후한 시대는 지나 갔다는 뜻이다.

업주들의 고충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그에 반해, 요새 물가 감안하면 손님들은 한 번 계산을 하면 실컷 먹을 수 있는 뷔페 식당을 선호하는 추세가 맞물려 버렸다.

많이 먹으려는 손님, 적정 선에서 끊으려는 업주, 서로 간의 전쟁이 되어 버렸다.


시대가 바뀌었으면, 바뀐 시대상에 맞게 무한 리필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

손님이 자발적으로 눈치 봐서 나가는 문화가 아니라, 테이블 시간 제한 얼마까지, 1인 당 일정량까지 제공하고 그 이상은 추가금을 받는 식으로 서빙하는 사람이 제공해 주어야 한다.

이런 제약 사항을 간판이나 메뉴판에 명백히 주문하기 전에 사전 고지를 해야 한다.

이런 걸 해 놓지 않고, 나 인건비 아끼려고 손님들 알아서 떠 가게끔 하면, 내 본전 지키기 위해서 카운터에 앉아, CCTV로 손님 감시하는 데 신경을 다 쓴다.

피곤한 일이다.


요새는 이런 게 있어도, 손님들도 요새 물가나 업주 고충을 생각을 해서 어느 정도 그러려니 한다.

아니면, 순수하게 무한 리필 식으로 하려면 평균 식대를 올리던가.

단, 많이 먹는 대식가 손님들 절대 눈치 주기 없기.

극히 일부 많이 먹는 손님들 때문에 손해를 봐도, 평균 마진을 보고 장사를 해야지, 사람 하나하나 얼마 먹는 지 감시해 가며 객단가 본전 챙기려고 한다면, 애초부터 무한 리필 장사는 하지 말아야 할 사람이다.


시대가 바뀌었고, 우리 나라도 고성장 후 고물가 시대란 후폭풍을 맞이하고 있다.

무한리필 식당 사태가 사소한 것 같지만, 우리 나라의 소비문화가 시대의 흐름에 맞게 바뀌어야 하는 것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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