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국민 앞에 나서야
김 여사를 향한 국민들의 민심이 배우 부정적이다.
나는 윤 대통령 내외를 신뢰하는 편이지만, 그럼에도 김 여사가 당분간 공개활동을 멈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 여사의 활동 자체가 잘못됐다는 게 아니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그 게 현명하다는 차원에서이다.
김 여사의 활동이 국민들에게 안 좋게 비춰 지는 이유는, 주식 관련한 의혹이나, 기타 인사에 관한 의혹들에 대해 현명하게 대응하지 못 했기 때문이다.
그 의혹들에 대해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 지형적으로 대통령이란 자리가 그렇게 되고 말았다.
대통령 내외의 일거수일투족의 사소한 꼬투리를 잡아서 뭐든 안 좋게 비틀고, 과장하는 게 야당들의 근본이니까.
야당이 잘못된 것이긴 하지만, 어쨌든, 이런 정치 지형에서 대통령과 영부인이란 자리에 앉았으면, 그런 부당한 처신도 다 수용하면서 적절히 대처하면서 살아 가는 것이 숙명이다.
야당이 여론을 악화시켜서 대통령의 지지율이 극도로 떨어 지고, 김 여사도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된 것은, 야당의 적극적인 여론전에 너무 소극 대응을 한 것이라고 보여 진다.
물론, 너무 야당의 여론 몰이에 너무 적극적으로 대응을 하다 보면, 거기에 함몰돼서 대통령의 본질적인 업무나 정책들이 마비되어 버린다.
대통령과 영부인이 야당과 언론에 부득이하게 해명하는 식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이미 상황이 악화의 일로에 빠지게 된 이상, 이제는 소극적인 대응을 멈추고, 여론과 야당을 향해 정면돌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 검찰 수사결과를 통해 주식 의혹에 대해 법률적으로 혐의를 털었지만, 여론적으로 부담을 턴 것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여사가 어떤 활동을 해도, 부정적으로 비춰 질 수 밖에 없다.
대통령도 나서지 말고, 대통령실 대변인, 김 여사의 대변인도 나서지 말고, 김 여사 장본인이 직접 해당 의혹에 대해 나서서 해명하면서 이 정국을 풀어 나가야 현명하다.
지금의 이런 식이면, 기소되지도 않았지만, 기소돼서 재판을 통해 누명을 벗는다고 가정하더라도, 민심은 달라 지지 않으리라 본다.
김 여사 본인이 언론에 적극 나서서 어떠한 동기로 주식 투자에 참가하게 됐는 지, 그 경위는 어떠한 지, 이미 실형을 받은 어머니에 대한 입장, 어머니의 잘못과 관련해 김 여사 본인은 어떤 관계성이 있는 지, 여러 의혹에 대해 본인이 자료를 정리해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든, 단독 언론사 인터뷰를 하든, 정면 대응을 해야 한다.
이로 인해 대통령의 지지율도 낮은 상태이지만, 심지어 여당까지도 여론적 부담이 커서 한 대표가 압박적으로 나가고 있는 것이다.
한 대표가 대통령을 향해 김 여사의 주변인물들을 정리해야 한다고 요청했는데, 접근 방식부터 잘못됐다.
대통령 입장에서는 김 여사는 통상적 활동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한 대표가 "잘못됐다."는 식으로 접근한 데 대해 화가 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현 여당과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으니, 이에 대해 여러 의혹들을 대 국민적 차원에서라도 대통령실에서 적극 해명함이 좋지 않겠느냐고 접근했어야 한다.
헌데, 해명을 듣기도 전에, "잘못됐다."고 한 대표 본인이 규정을 짓고, 단정을 지어서, 이 걸 대통령한테 "고쳐라."는 식으로 파일을 들이 미는 것은 분명 잘못됐다.
'해명'은 잘 됐다, 잘못됐다에 대해 시비를 정하지 않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경청하겠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인데, 한 대표는 그런 배려는 생략하고, 단정적으로 "이 건 잘못됐습니다."는 식으로 덤볐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제는 한 대표가 이끄는 여당과도 마찰이 심화된 정국이다.
대통령 내외는 이런 악화된 여론에 대해 주변 참모들이나 조직을 적극 활용해서 대응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대통령 본인은 지금 당장은 욕을 먹더라도, 언젠가 본인의 진심을 알아 주겠지, 하는 식으로 돌파해 나가려고 하고 있지만, 지금은 잠시 멈추고 본인의 발목을 잡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털고 다시 나가야 현명할 듯 싶어 보인다.
윤 대통령 내외가 잘못해서가 아니다.
국민이 믿어 주길 바라며 힘든 정국을 돌파하는 것보다, 안개가 걷히길 기다리고 다시 나아 가는 것이 현명하기 때문이다.
그 핵심에 있는 김 여사가 나서야 한다.
대선 당시, 국민의힘 당사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었던 것처럼, 국민 앞에 직접 나서야 한다.
문 대통령 당시 법무부장관 후보였던 조국 대표가 했던 식의 무제한 기자 간담회 방식이면 좋을 것이다.
설명하기 복잡하거나, 분량이 많은 것들에 대해서는 자료를 준비해 와서 낭독해도 되지만, 사안이 간단한 의문들에 대해서는 기자들에게 즉석에서 즉답하는 식으로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다.
그 방식이 어떻든 간에, 아무튼 국민 앞에 빨리 나설 수록 좋다.
끝으로 이 말 한 마디하고 싶다.
직장 생활을 하더라도, 본질적인 업무 능력이나, 근태만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그 밖의 대인 관계적 요소, 오랜 유교적 관념의 상사를 향한 약간의 아첨, 주변 동료들과의 친화적 관계, 상황에 따라 적절히 처신하는 눈치 등이 그런 것들이다.
대통령이 말없이 꿋꿋하게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을 나는 알고 있고, 김 여사도 공익적 차원에서 힘들게 일하는 공직자들을 격려하고, 사회 약자들을 살피는 활동을 하는 것이 뭐가 그렇게 잘못됐다는 말인가.
김 여사가 활동하려면 공개든, 비공개든, 주변 사람들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고, 활동하면서 정부 조직의 문제점이 있다던가, 정책적으로 반영할 부분이 있다면, 대통령실 참모들한테 건의할 수도 있는 것이다.
도리어, 공개 활동을 안 하고 쉬고만 있다면, 그 게 오히려 욕 안 먹고 편한 길일 테지만.
이런 일환에서 보면, 윤 대통령 내외는 통상적인 업무에만 충실하고 있을 뿐이고, 이를 왜곡해서 묘사하는 야당과 언론들이 문제이다.
허나,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대한민국 정치 지형이 대통령에게 여론적으로 불리한 자리인 것이 현실이므로, 이를 받아 들이고, 적극 대응함이 현명하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뭘 해도 욕을 먹을 수 밖에 없는, 성공한 대통령은 절대 나올 수 없는, 있는 동안 가급적 욕을 덜 먹는 것이 그나마 차선책이 될 수 밖에 없는, 그 것이 대한민국 대통령이다.
내 할 일만 꿋꿋이 하자는 식의 모범생으론 견디기 어렵다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밀당'도 적절히 구사해야 하며, 때에 따라선 '끼'도 부릴 줄 알고, 양 진영을 왔다갔다하며 '정치질'도 잘 해야 하며, '언론 플레이'도 잘 해야 살아 남는 곳이 대한민국 정치판이다.
윤 대통령 내외는 이런 것은 등한시하고, 너무 모범적이기만 하다.
물론, 당연히 그 게 맞는 것이긴 하지만서도.
대한민국 국민은 우직한 대통령을 원치 않는다.
같이 쎄쎄쎄하고 놀아 줄 연예인을 원한다.
그러나, 그 우직한 대통령이 얼마나 소중한 것임을 모를 것이다.
우리가 공기처럼 당연시하게 여기는 가치들, '자유', '민주주의', '주권', '안전', '평등'.
국민들은 코 앞의 연예인이 아니라, 그 너머에서 말 없이 대한민국이란 거대한 집이 무너 지지 않게 견디고 있는 거인을 봐야 한다.
여론 몰이에 몰두되는 '정치질'이 아니라,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주체의식을 가지고 '정치'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