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체포의 당부당

by 속선

윤 대통령을 믿는 한 사람으로 이상한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차라리 윤 대통령이 체포되는 것이 오히려 나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편이 도리어 권한 없는 수사기관의 부적법한 절차임을 역설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우선 간은 안타까운 심정이지만, 윤 대통령은 어려운 시기를 거뜬히 극복하리라 믿는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사형수이기도 했다.

그와 관련하여, 초보 법학도의 관점에서 법리적 당부당을 논해 보고자 한다.


법률에 있어서 '무효'와 '취소'는 다르다.

둘 다 결론적으로 있던 효과를 없애는 것에는 같지만, 무효는 사건 발생부터 소급하여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고, 취소는 부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그래도 절차 상 하자가 있더라도 효력을 인정하는 데 있어서 다르다.

법학을 처음 공부할 때 혼동하기 쉬운 게 바로 이 '취소'와 '무효'이다.

작금의 윤 대통령의 체포에 있어 이 두 가지 법리가 충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측은 애초부터 권한 없는 수사기관이 절차를 무시한 영장을 받아서 절차상 하자가 있는 영장을 집행하기 때문에 '무효'임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공수처는 적법성을 주장하고 있다.


그럼 '취소'는 누가 주장하고 있는가?

그 것은 바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주장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수사에 응하고, 당부당은 재판을 통해서 역설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대법원장도 그런 견해를 피력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고, 천 처장 또한 같은 논리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볼 때는 '취소'의 논리로 해석하고 있다.


나는 이 사태에 대해 어떤 또렷한 판단을 내릴 수 없다.

둘 다 완전히 틀렸다고 보기에 양 측 다 무리인 부분도 있어 보이고, 무엇보다 대한민국 역사상 전례가 없는 사태이기 때문이다.

원리원칙을 따진다면, 그래도 윤 대통령 측의 주장이 조금 더 당위성이 있는 것 같다.

윤 대통령이 수사 자체를 거부한 것이 아니고, 권한 있는 수사기관에 정식 절차대로 임하겠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공수처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체포영장을 청구했는데 기각이 난 것인 지, 아예 청구 자체를 안 한 것인 지도 뚜렷히 밝히지도 못 하고 있고.


쉽게 비유를 들자면, 내가 실수로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이 됐는데, 경찰로 보이는 자가 다가와서, 운전면허증 제출과 음주측정을 요구하다 거부하니, 경찰서 동행하자고 한다.

멀리 있을 때 몰랐는데, 가까이서 보니까 옷차림이 경찰 제복을 입은 정식 경찰이 아니고, 왠 '모범' 패치가 패용된 '모범운전자'였다.

그럼 운전자 입장에서는 내가 실수한 부분도 있지만, 아무런 자격도 없는, 권한도 없는 단지 경찰 제복과 비슷한 차림의 '모범운전자'의 요구에 순순히 응하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는가?

제대로 된 음주운전 단속권한이 있는 경찰에게 걸렸다면 할 말 없이 응해야겠지만, 민간인 신분이나 다름없는 '시민'에게 내가 왜 단속에 응해야 하며, 경찰서까지 끌려 가야 한단 말인가.

지금 윤 대통령이 주장하는 것이 이러한 사례와 유사하다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형사소송법을 공부하면 나오는 대표적인 사례도 하나 있는데, 경찰관이 어떤 의심스러운 용의자에게 임의동행을 요구한다.

경찰서 '임의동행'이란 것은 의무적으로 응해도 되지 않는, 순전히 그 사람의 선택사항이다.

갈 수도 있고, 싫다고 거부하면 그 경찰관은 그 사람을 순순히 보내야 하는 게 임의동행인 것이다.

그런데, 그 경찰관이 해당 시민을 용의자라고 강하게 의심하여, 위력을 행사하여 강제로 끌고 가려고 한다.

그 상황에서 해당 시민은 완강히 거부하는 과정에서 해당 경찰관을 밀쳐서 상해를 입혔다.

법원에서는 해당 사건을 경찰관이 임의동행을 강제한 행위가 권한없이 공권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보아, 시민이 경찰관을 밀쳐서 상해를 입혔음에도, 그 것은 부당한 공권력에 대한 저항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므로, 그 과실이 없는 것으로 보아 '무죄'를 선고했다.


마찬가지란 거다.

권한이 없거나, 권한이 있더라도 위법한 절차를 통해서 그 당사자의 공정하게 수사받을 권리를 침해해선 안 되며, 애초에 권한이 없기 때문에 응할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적절한 비유가 됐는 지 모르겠다만.

어쨌든, 이 것은 나의 견해와 논리이므로, 고위 법관이나 법률가들이 보기엔 또 어떨런 지 모르겠다.

정리하자면, 대통령 측은 애초에 공수처의 수사 요구는 '무효'이기 때문에 응할 하등의 이유가 없고, 대법원에서는 그렇다 하더라도 일단 수사에 임한 후에 재판에서 그 당부당을 논하는 '취소'의 견해라고 규정하고 있다.

법리적으로 파고들어가면, 이토록 간단하지 않다.

법을 모르는 국민 입장에서 충분히 누구 말이 맞는 지 혼동할 만 하다.

워낙 전례가 없는 사태이다 보니, 법률가들 사이에서도 견해가 많이 엇갈린다.

나 역시도 판단을 유보하고, 양 측의 입장을 들어보도록 할 것이다.


법리적 관점에서 보면 그렇고, 다만 본 체포사태가 정치지형적으로 크게 반격을 가할 수 있는 그런 이점도 있는 것 같다.

대통령 당신에게는 조금 송구한 부분이지만.

대통령께서 이 정도 쯤은 잘 이겨내리라 본다.

시간이 지나면, 많은 국민들도 대통령에 대한 오해를 벗겨내고, 다시 지지할 것이다.

지금 당장은 시련이겠지만,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크게 재기할 것으로 믿는다.

되먹지도 않은 '내란' 혐의도 그렇고,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도 기각되어 다시 정식으로 대통령의 직분을 수행할 것을 확신한다.

안 그러면 대한민국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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