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도착한 여행기_2020 남미
2020.1.9 새벽 1:40 @ 여행내내 그리울 내 방 침대
여행의 준비과정이 기껍다고 하였으나, 그 기꺼운 일을 꼭 착실히 하게되는 것은 아니다.
어제 밤부터 갑자기 찾아와 나를 괴롭히고 있는 두통을 조금이라도 달래기 위해 캐모마일 차를 마시면서,
준비한 것은 올랜도와 리마에서의 숙박밖에 없는 이 상태로 결국 출국일 맞이해버린,
이래도 되나 싶은 불안감에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한다.
이 차를 마시면서 랜덤이라는 고산병에 당첨되지 않길 기도해야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QWERHfx2R3A
긴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언제나 불안이 찾아온다. 그 불안의 출처를 따져보면 일단 나의 게으름으로 인한 준비 미흡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그 외에도 낯선 장소에 대한 막막함, 필요한 짐을 빠뜨리지는 않았을까, 호텔이나 비행기 날짜나 시간을 혹시 잘못 예약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걱정들이 뒤섞여 불안함이 만들어진다.
수많은 여행을 통해 이 불안이 쓸데없는 것이라는 걸 머리로, 경험으로 알고 있다. 여행일정은 다니면서 짜도 충분하고, 낯선 장소는 대부분의 경우 흥미롭고 즐거운 경험을 준다. 빼놓고 온 것이 있으면 현지에서 사면 되고, 예약을 잘못한 경우는 (돈이 좀 들기는 하지만) 변경하면 된다. 그럼에도 여행 직전 이 불청객이 불쑥 찾아오는 것을 막지 못하고, 함께 여행 전 마지막 밤을 보내곤 한다.
이 불청객이 조금씩 마음 속에서 사라질 때는 공항 가는 길에서이다. 짐을 들고 집 문을 열고 나서는 순간, 머릿 속으로 그리는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되면서 불안은 조금씩 줄어들고 설렘이 커지기 시작한다.
이번 공항 가는 길에는 부모님, 할머니와 함께 했다. 바람도 쇨 겸 공항에 같이 가보자는 엄마의 제안으로 집에 있던 식구들이 총출동! 공항에 가면 왠지 마음이 바빠져서 시간을 여유있게 가는 편이다. 그날도 일찍 도착하여 환전한 돈을 찾고, 함께 셀카를 찍고, 공항에서 분주히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여유를 찾으려 노력했다. A를 만나 함께 카운터에서 체크인을 하고 짐을 붙이고 가족들과 인사를 하고 짐 검사를 하고 면세 구역으로 들어가 면세품을 찾았다.
이전 여행과 달라진 것은 그 이후 라운지에 간 것! 첫 번째 대장정(인천-댈러스-올랜도-리마)을 위해 맛있는 음식과 음료로 속을 든든하게 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