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도착한 여행기_2020 남미
남미 여행 노트 [1]의 첫 장,
2019.6.6 @광화문
여행의 시작은 언제나 계획에서부터. 선택한 여행지에서 무엇을 만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하는 이 단계는 항상 나를 흥분시킨다. 곧 한정된 시간과 예산 따위들로 인해 선택과 집중, 포기 등을 거쳐야 한다. 그 과정에서 아쉬움이 생기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내가 선택한 것에 대한 애착이 가기도 전에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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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는 유독 준비할 것이 많은 여행지이다. 비자, 예방접종, 고산병 대비 등. (좀 더 욕심 내면 스페인어 회화). 아 무엇보다 돈! 이건 2년 전부터 모았다. 오랫동안 동경해 오던 곳이기에 이 모든 준비과정이 기껍다.
친구 A와 남미 여행을 약속한 후 각자 적금을 들어 열심히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구체적인 여행 계획을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은 여행의 약 6개월 전, 항공권을 사야 하는 시점이었다.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만나 몇 개의 여행서적을 뒤적이고, 먼저 남미 여행을 다녀온 선배에게 물어보고,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In과 Out을 할 도시를 결정하고, 여행날짜와 기간, 대략적인 국가를 정했다. A는 2월 초에 일정이 있어 먼저 한국으로 돌아가고 나는 조금 더 남아 리우데자네이루를 보기로 결정했다.
여행 기간 : 2020.1.09 ~ 2020.2.12 (총 33일)
여행 국가 : 미국(경유), 페루(in),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out)
남미 여행은 시간을 가지고 준비해야 하는 것들이 꽤 많았다. 먼저 비자. 우리가 가는 국가 중에 비자가 필요한 나라는 볼리비아 하나였다. 경유하는 미국도 비자면제프로그램인 ESTA 신청을 해야 한다. 먼저 미국의 경우 이전 여행을 다녀오며 받아두었던 것의 유효기간(2년)이 남아 따로 준비할 필요는 없었다. 문제는 볼리비아 비자였다. 우리나라에 있는 볼리비아 대사관에서 비자 업무를 하긴 했지만 평일 오전에만 가능했기 때문에 사실상 받기가 어려웠다.(현재는 업무 시간이 바뀐 듯하다.) 대안을 찾다 보니 페루 쿠스코에 있는 볼리비아 대사관에서 발급받는 방법이 있었다. 이것도 인터넷으로 꼼꼼하게 정보를 입력해서 신청하고 2주 안에 대사관에 가서 발급받아야 했다. 다행히 일정 상 한국에서 신청하는 것이 가능할 듯하여 쿠스코 일정을 대사관 가는 날을 고려해 하루 늘리기로 했다.
두 번째 준비할 것은 예방 접종이다. 남미의 경우 많은 국가에서 입국 시 황열병 예방접종증명서를 요구한다. 문제는 황열병 예방접종을 해주는 곳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대학병원급 중에서도 일부만 접종을 하기 때문에 시간을 내서 찾아가야 한다. 그나마 교통이 편했던 강북삼성병원으로 가 무시무시한 부작용 내용이 담긴 종이에 확인 서명을 하고 예방접종을 맞은 후,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었다. 황열병이라 그런지 진노랑색이었다.
마지막은 필수는 아니지만 추천할만한 PP카드 준비이다. PP카드, Priority Pass 카드는 전 세계 공항에 있는 라운지를 사용할 수 있는 멤버십 카드다. 연회비가 10만 원이 넘는 신용카드 중 PP카드를 제공해 주는 경우가 있다. (연회비가 비싼 만큼 상품권 등을 통해 그만큼의 리워드를 받을 수 있다.) 남미의 경우 비행기로 이동해야 하는 구간이 꽤 많다. 그럴 때마다 공항의 라운지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어 꽤 유용했다.
그 외 해외에서 사용할 신용카드, 현지 화폐로 교환하여 사용할 미국 달러, 한 달 동안의 생활에 필요한 옷과 세면도구, 생활용품, 전자제품 등을 나름 엑셀 파일까지 만들어 확인하며 꼼꼼하게 챙겼다. 그리고, 마지막날 가방을 들어보고! 다시 열어 하나, 둘 빼기 시작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넣었던 것들을 조금씩 빼고 나니 비로소 들만한 무게가 되었다. 짐을 모두 싸 문 앞에 가지런히 모아놓으니 이제 정말 출발이라는 실감이 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