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 가득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간단히 내 소개를 하자면, 현재 약 연 1억 매출의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쇼핑몰 사장이자 두 돌이 안 된 아기의 엄마이다. 출산 전까지는 11년 차 마케터로, 스타트업에서 약 3년 근무했다. 재직 당시 나는 1년마다 역대 최대 매출을 갱신하는 정말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 마케팅팀에서 늘 새로운 도전을 위해 열정 넘치게 나 자신을 갈아 넣으며 행복을 느꼈다. 그러던 중, 어쩌다 보니 임신을 하게 되었고 내 인생은 송두리째 변화하기 시작했다. 임신과 출산을 거치면 여자의 인생은 매우 크게 바뀐다는 것은 흔하디 흔한 이야기이지만, 앞으로 펼쳐볼 나의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임신으로 직장 생활의 한 치 앞을 볼 수 없게 된 예비 워킹맘들에게 실낱같은 희망을 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임신과 출산, 복직에 대한 고민과 결국 퇴사를 선택하고 나만의 사업을 시작해서 열심히 성장시켜 나아가는 어찌 보면 개인의 성장 이야기를 펼쳐보려 한다.
먼저 임신과 동시에 퇴사를 걱정했던 당시 나의 큰 고민은 이러했다. 당시 임신과 동시에 든 생각은 물론 행복과 기쁨도 있었지만 '아, 나 복직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가장 컸던 것으로 기억한다. 정말 간절히 원하던 회사에 입사해서 어떤 일이 주어져도 늘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던 나로서는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웠다. (나는 심지어 회사 대표님도 아주 존경하는 애사심 넘치는 직원이었다.) 먼저, 복직을 한다는 것이 뿌연 안갯속을 걷는 것처럼 막연하게 느낀 이유를 설명하자면
첫째, 복직하고 나면 팀이 공중분해 될까 봐 두려웠다. 회사는 평균 근속연수가 3년 미만으로, 3년 차가 되면 고인 물 소리가 들을 정도로 매우 퇴사율이 높았다.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변화도 잦았고, 팀이 생성 되었다가 해체되는 것 또한 익숙한 일이었다. 매년 전체 직원이 약 100명 이상씩 늘어나고, 전 직원 연봉 30% 인상이라는 파격적인 처우 개선에도 불구하고 퇴사자는 넘쳐났다. 그래서 갓 만들어진 우리 팀이 계속 유지될지가 미지수였다.
둘째, 팀이 유지가 된다 하더라도 내가 한참 뒤처져 있을 것 같다는 불안감이 컸다. '아기를 낳으면 뇌도 같이 낳는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복직 후 업무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동료와 지인들을 많이 보아왔다. 이미 함께 일하는 동료들도 업무 능력이 매우 높아서 팀 전체가 성과를 위해 미친 듯이 달려가는 상황이었는데, 1년의 공백 이후 과연 내가 그 속도를 따라갈 수 있을지가 아주 불안했다. (당시 회사는 철저한 성과주의 회사였기 때문에 멍하니 제 할 일을 해내지 못하면 바로 도태되기 일쑤였다.)
셋째, 복직을 할 경우 돌이 갓 지난 아기를 어린이집에 무려 저녁 7-8시까지 혼자 두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양가 부모님의 육아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 아기를 어린이집에 저녁 늦게까지 맡겨두거나, 시터를 고용해야 했다. 사실 이 문제가 복직을 가로막는 가장 큰 문제였다.
사실 위 세 가지 문제가 머릿속에 정리되자마자 거의 퇴사를 결심했다고 하는 게 맞는 말인 것 같다. 아기가 6개월 정도가 되었을 때부터 이미 마음속에 사직서를 꼭 안은 채, 틈이 날 때마다 앞으로 뭘 할 지에 대해 고민했다. 내가 스마트 스토어를 시작하기까지 거의 6개월 이상 아이템 고민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오래 고민한 분들도 계시겠지만, 나는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고 최종적으로 아이템을 선정, 스토어를 오픈하기까지 딱 6개월 정도가 걸렸던 것 같다. 다음 글에서 어떻게 현재의 스마트스토어를 오픈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과정을 적어보고, 오늘은 여기까지 마무리 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