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를 반복할수록 전두엽 회로가 치밀해지고 촘촘해져서 목표를 갖고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는 능력이나 문제 해결 능력, 힘을 모으는 협동력이 발달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전두엽이 튼튼해야 비로소 학습의 준비가 된다는 말이다.
유아기에 기초가 형성되고 청년기 때까지 발전하는 전두엽이 발달해야 장기적으로 봤을 때 내가 어떤 일을 하든 편안한 상태에서 효율적으로 일할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뜻이다.
초등학생 하루 평균 여가시간은 49분인 반면에 학습 시간은 6시간 49분이라고 한다.
놀이를 하면서 정서가 발달해야 하는 시기에 학습을 시작해서 벌어지는 문제들이 이미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다.
학습을 우선시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서 발달이 왜 중요한지 여러 실험과 과학적 근거, 이미 빠르게 변하고 있는 선진국의 교육방식을보다 보면 어느새 놀이의 힘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제일 부러웠던 게 핀란드의 놀이를 배우는 선생님이었다. 우리나라가 아무리 놀이 중심으로 유치원 교육과정이 바뀌었다 하더라도 선생님이 놀이를 배운다니... 그런 선생님에게서 교육을 받는다면!!!
핀란드 헬싱키 대학교는 놀이가 아이의 개발과 학습에 얼마나 중요한지 연구하고 실제 교육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미래교사들을 교육한다.
놀이가 교사가 알아야 할 가장 기본적인 지식이라 했다. 예비교사들이 부스에 들어가 있고 유리창으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며 그 안에서 놀이의 특성을 이해하는 자체가 수업이었다. 충격이었다.
교사가 가르쳐야 할 '지식'들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교사로서 뭘 가르치느냐만 생각하면 아이들에 대해선 완전히 잊어버리게 되므로 어떻게 배우게 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할 때 "맞네 그게 중요한 거네! "어떻게"가 중요한 것을!!" 무릎을 치며 공감하게 했다.
핀란드의 교육 목적은 스스로 배울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것이다.
그 힘을 길러주는 게 놀이이고 그 놀이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그릇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나는 탄탄하고 큰 그릇이 되는 데까지만 도움을 주고 그 이후부터는 자기가 알아서 원하는 공부를 해서 아이들 스스로 만족할 만한 것들을 담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어린 시절 배워야 할 모든 것이 이 바깥놀이에 있다며 핀란드 유치원은 영하 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이상 매일 바깥놀이를 한다. 흙으로 죽을 만들고 비가 오는 날에도 숲을 돌아다니고 나갔다 들어와 겉옷을 말리는 건조기에 옷을 거는 모습이 너무나 부러웠다.
더럽혀지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노는 게 낯선 풍경이지만 아무렇지 않은 듯 자연스러운 그들의 모습에 어느새 나도 어렵지 않게 느껴졌다. 무엇을 더 중요시하냐에 따라 더러워지고 그래서 조금 귀찮아지고 과정이 복잡해지는 건 아무 문제가 안되었다.
생각이 전환되고 좀 더 내려놔야겠다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다.
자연 속에서 스스로 탐색하고 집중하며 새로운 놀이를 만들어내고 친구들과 어울려 사회성을 키워나가는 것.
말 그대로 놀면서 배운다는 말이 딱 맞았다.
철저하게 놀이 중심으로 아이를 키운다는 독일은 환경, 교육, 기술 등 전반적으로 모든 분야에서 '찐 선진국'이란 생각에 난 늘 독일을 동경하고 막연히 독일에서의 삶을 꿈꿨었다.
그중 프라이 부르크는 슬로건이 '이 도시의 심장은 어린이를 위해 뛴다'일 정도로 100m에 한 개꼴로 놀이터가 있고 똑같은 놀이터가 없는 데다가 모래가 없는 놀이터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란다. 우리가 사는 시골 아파트 놀이터에도 흙이 깔려있지 않아 모래놀이는 단지를 벗어나야 할 수 있는데 이건 정말이지 너무 부러웠다.
점점 늘어나고 있는 일본의 모험 놀이터는 톱, 망치, 못이 가장 인기 있는 놀잇감이다. 집중해서 뭔가를 만들어보려는 아이들의 표정을 보고는 나도 어서 빨리 내 아이들에게 판자때기와 못, 망치를 쥐어주고 싶은 맘이 들었다.
4차 산업혁명의 메카이며 스마트 자동차, 로봇, 인공지능에 선두인 이스라엘 역시 유치원에서는 글자와 숫자를 절대 가르치지 않고 바깥놀이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을 실험할 수 있는 연구실이나 다름없다며 역시나 놀이를 중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