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타샤할머니 Apr 27. 2020

스파게티 맛집. 먹고 싶은 토핑이 무제한~!

한지 놀이

흰색 종이에만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다양한 색지에 그리면서 색을 접하는 게 좋다.

흐린 색이나 같은 색 색연필, 사인펜으로 그릴 때 색깔 종이에 잘 나타나지 않던 것을 첫째가 처음 알아차리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그 신기해하던 표정이란....

그때부터 계속 여러 색으로 바꿔가며 써보는 게 어찌나 기특하게 느껴지던지...


한지에 그림을 그리다가 결국엔 찢는 놀이로 이어지는 게 대부분의 패턴.

결대로 길게 잘 찢어져서 어린 둘째 손의 소근육 발달에도 이만한 게 없다.

첫째에게는 가늘게 찢어진 한지는 국수가 되기도 하고 스파게티도 되어 소꿉놀이로 다시 놀이가 연장된다.

음식 모형을 이용해 중간중간 엄마가 먹고 싶은걸 물어보며 토핑을 추가하는 첫째가 신나게 버무린 후 정성스럽게 만든 요리 한 그릇을 내민다.

사랑스러운 녀석♡




한 날은 소꿉놀이가 시시했다.

오늘따라 그림도 더 특별해 보였다.

첫째 둘째가 그린 낙서 같은 그림을 각가지 모양의 벌레로 완성시키며 좀 더 멋지게 걸어놓을 방법을 궁리했다.

한지 놀이를 시작했는데 찢지 않고 그냥 넘어가긴 서운하고~?

문에다가 발을 만들어 주기로 정하고 찢을 한지와 그림 한지를 붙였다.

그리고 찢은 다음 제일 자주 드나드는 방 문에 적당한 높이로 붙여주니 그렇게 신나 할 수가 없다~!

별것도 아닌 엄마 아이디어는 오늘도 성공했네~ 우리 이쁜 개구쟁이들 고마워. 잘 놀아줘서 ♡




며칠 동안 붙여놓으며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재밌게 논다.

처음엔 몸을 납작 엎드려서 조심조심 다니더니 몸을 덜 구부리고 지나다니다 나중엔 찢어지든 말든 몸을 숙이지도 않고 아무렇지 않게 걸어 다닌다.

그리고 마지막엔 마치 빨리 뜯기게 하는 미션을 받은 마냥 둘이 신나게 들락날락하면 한지발은 결국 갈기갈기 찢기고 뜯겨나간다.

그때 넓은 테이프를 가지고와 문 사이를 이어주면 뭉쳐서 던지기 놀이 시작이다.

요즘 던져서 골인을 시킨다거나 붙인다거나 하는 목적이 정확한 놀이에 승부욕이 불타는 우리 첫째는 지치지도 않는지 뭉쳐진 한지가 하나도 남지 않을 때까지 그 놀이에 빠져있는다.

심지어 세게 붙지 않은 뭉치들이 하나둘 떨어져 있는 걸 알아차릴 땐 뭘 하고 있든 간에 멈추고 가서 붙이고야 만다.

다시 붙이기에 열중하는 그 모습이 참으로 귀엽다.

우리 첫째가 한번 붙이기로 했으면 다 붙어 있어야 하는 거!



작가의 이전글 엄마가 해주는 맛이 아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