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리 이루리라!
[Solar]
태양의, 태양열을 이용한, 태양계.
이야기를 시작하기 앞서서 솔라(Solar)라는 이름은 스물 다섯 때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예명이다. 성까지 더해서 조금 딱딱하게 느껴지는 '도한솔'이라는 내 이름 대신, 다소 다정 어린 이름을 찾고 싶기도 했고, 내 삶에서 가장 필요한 걸 남이 불러주는 내 이름 안에 녹여낸 거 같다. 감탄사 같잖아.
솔라, 오아, 와!
근데 어쩌면 이 뜨거운 이름을 나 스스로 선택하게 된 순간부터 내 삶은 진정한 구원을 향해 달려가는 삶을 살아야 하게 된 건지도?
구원 (救援)
1. 어려움이나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하여 줌.
2. [기독교] 인류를 죽음과 고통과 죄악에서 건져 내는 일.
우리가 보통 '구원'이라고 하면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내는 장면을 떠올리곤 한다. 많은 사람들이 물이든, 어둠이든 빠져있을 때 누군가가 자신을 끄집어내 주길 바라며 고통을 받곤 한다.
그렇지만 성경에서도 예수님은 기적을 보여주실 때, 베드로가 스스로의 믿음으로 물을 걸으라 하지, 베드로를 그 물에서 구해주지 않으신다. 결국 구원은 내가 물속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스스로 헤엄치거나 걸을 수 있는 근육이 있음을 발견하는 인지학적인 과정이랄까? 즉, 지금 서 있는 이곳에서 내가 선택하는 주파수의 문제랄까.
"왜 도대체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기지?"
"그 누구도 나를 이해하지 않아."
나도 그거 지난날에 많이 했다. 근데 사실 그게 아니거든. "비록 상황은 힘들지만, 이 상황이 나를 정의하게 두지는 않겠어!" 하는 아주 사소하지만 꿋꿋하고 씩씩 구리 한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알아야 해.
내 생각엔 구원이라는 건 곧, 고통 속에서도 내가 나를 절대로 버리지 않는 선택을 톱니바퀴처럼 반복하는 거야. 그래서 내 인생 모토 중 하나가,
"남이 안 변할 거면 나 자신이 변해야 한다" 거든.
진짜 쉽게 말해서 누가 나를 가스라이팅하고 깎아내리는 소리를 해도 예전처럼 무너지지 않고, 똑같은 상황에서 다른 선택지를 고를 수 있게 되는 것. 이건 도망이 아니야, Awake, 깨어남이지. 지옥 같은 환경이 마법처럼 사라지는 게 아니라, 그 환경이 더 이상 나를 정의하지 못하는 상태다.
불안과 아픔을 느끼더라도 '그 감정이 곧 나'라고 착각하지 않는 자유. 근데 사실 그게 쉽지 않지. 사람은 누구나 익숙한 것과 자연스러운 것을 구분하기 어려워하니까.
근데 진짜 딱 하나,
아, 나 지금 아프구나.
라고 인정해 주면 그때부터 지옥 같은 주파수에서 다른 가능태(일어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의 세계로의 구원이 시작된다.
아무리 세상이 정한 달력과 시계 초침의 똑딱임 속에서 우리는 맞춰 살아간다지만, 사람은 누구나 각자만의 시계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똑같은 시간을 영원히 과거 속에서 살기도, 순식간에 미래를 향해 간다고 현재를 낭비하기도 한다.
이걸 불교에선 해탈, 트랜서핑의 펜듈럼에서는 벗어남이라 한다. 즉, 세상을 증명하거나 타인을 미워하거나 빌런으로 대할 필요가 없다는 것.
물론..., 혼자서는 좀 힘들다. 그래서 안전한 타자가 필요하다. 그게 신이든, 책이 됐든, 아니면 미래의 더 나은 나 자신이든 상관없다. 누군가 나를 이해할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가 이미 구원의 일부니까?
어느 날 갑자기 빛이 내려와 모든 고민이 해결되면, 그건 마법일 뿐이지. 진짜 구원은 지루할 정도로 숨 막히게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예전 같으면 숨 막히게 무너졌을 순간에 숨 한 번 크게 들이마시고 다른 길을 택하는 그 찰나에 존재해.
결국 구원은 목표가 아니라 관계다.
특히 나와 나 사이의 관계.
내가 나에게 가장 잔인한 사람이 아닐 때,
우리는 이미 다른 세계의 문턱을 넘고 있는 걸지도.
근데 그렇다고 타인을 구원자로 설정(혹은 역으로) 하고 "나 힘드니까 구해줘, 알아줘." "넌 고쳐야 하는 애니까 내 말대로 해야 해."하고 집착하고 못 살게 굴라는 소리는 저얼대 아니다. 그건 구원을 가장한 가해고 착취지. (팍씨!)
남들이 뭐라 하든, 심지어 스스로가 너무 미울 때조차 "그래도 고생했어, 여기까지 오느라"라고 말해줄 수 있는 한 사람이 내 안에 존재하는 게 중요한 걸. 그 한 사람을 발견해야 비로소 타인을 올바르게 사랑할 수 있어.
생각해 보면 한솔이라는 내 이름은 큰 소나무라는 뜻인데, Solar라는 이름이 톱니바퀴처럼 함께 맞물린 걸지도. 나무는 태양열이 있어야 자라니까.
그니까,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수많은 구원의 순간들이 지금의 날 만든 거야. 그게 어떤 나든, 고맙고 미안한 순간들로 만들어진 거니까 나름대로 의미 있는 거지.
이루리 이루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