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마음이 불행하다면,
가끔 그런 질문을 받는다.
"너는 언제 가장 행복했어?"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한참을 머뭇거리게 된다.
행복했던 순간들이 없었던 건 아닌데
딱 하나를 고르자니
마음이 어딘가 자꾸 걸린다.
떠오르는 장면들이 있다.
꽃이 흐드러지던 봄날,
햇살 좋은 오후에 벤치에 앉아있던 시간,
집 앞 오솔길을 혼자 산책하며 자연을 감상하던 시간,
그 모든 순간이 행복했지만,
정작 그때는 몰랐다.
그게 그렇게 따뜻한 시간이었다는 걸.
행복은 늘 나중에 알게 된다.
지나고 나서야,
“그때, 참 좋았었구나.”
하고 마음속에서 뒤늦게 불이 켜진다.
가족들과 웃으면서 밥을 먹던 날이 생각난다.
끝없이 이어지던 대화 속,
내 이야기를 아무 판단 없이 들어주던 눈빛.
그때 나는 참 따뜻했다.
그 사람들이 내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또 어떤 날은
혼자인데도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했던 날이 있다.
누구의 말이 들리지 않아도 되는 조용한 하루,
조금은 외로웠지만 그 외로움마저 따뜻했던 밤.
그런 날은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았지만,
나 혼자만 아는 행복의 틈이 되었다.
행복은 생각보다
크지도, 화려하지도 않았다.
누구의 시선도 닿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나를 토닥이던 순간이었다.
그래서일까.
가장 행복했던 기억은
누구에게 말하지 못한 기억들 속에 숨어 있다.
나는 지금도 가끔 생각한다.
그때 그 장면을 다시 살 수 있다면,
그날의 햇살과, 그날의 공기와,
그날 내 표정까지도 고스란히 기억하고 싶다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에,
더 아름다웠던 순간들이라고.
그래서 이제는 조금 다르게 살기로 했다.
‘지금’이라는 시간을
조금 더 조심스럽게 안아보기로.
나중에 돌아봤을 때
“그때 참 행복했어”라고 말할 수 있도록.
오늘이라는 하루가
언젠가의 가장 따뜻한 기억이 되기를 바라면서.
아무것도 특별하지 않은 지금 이 순간이
사실은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을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