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 그 사이에서 춤추는 청춘
여유롭고 자랑스러운 25살의 청춘
누구나 25살을 겪는다. 그렇지만 아무나 사무실을 차리지 않는다.
25살에 사무실을 차렸던 것은 그만큼 기적이다.
지금도 많은 청춘들이 방황하고 있는 나이 25살, 나는 그 시간 참 많은 것을 겪었고 충만한 시간을 보냈다. 창업이라는 거창한 말이 부담스럽지만, 청춘의 자랑으로 그 시기에 저지른 사건이 평생 나를 흥분시켰다.
청춘은 기적도 만든다.
그리고 그 기적이 나에게도 왔다. 서툴지만 용기가 있었고, 돈이 없지만 젊음이 있었던 시절, 꿈과 친구들이 있었던 시절의 기적은 허상이 아닌 현실로 이루어졌다.
우연한 기회가 작은 사무실을 만들게 했다. 문화단체들이 모여 있던 공간들 계단 밑에 우리들의 사무실이 차려졌다. 시작은 정말 미약했다. 그곳이 밥그릇이 될 줄은 상상도 못한 채 계단 아래 틈새가 우리들의 사무실이었다.
20만 원을 지인에게 빌려서 시작한 사무실, 그곳에 있는 것은 내 친구와 나, 그리고 북적대는 사람들이 전부였다. 모든 것이 어설프다.
부산시 대연동 근처였던 사무실에서 인쇄골목인 미문화원 골목까지 버스로 40~50분 거리를 하루에도 몇 번을 왔다 갔다 하면서도 가슴이 뛰었는지 모른다.
결코 디자인을 못한다고 해서 디자인 사무실을 차리지 말라는 법은 없다.
판순이, 영업, 진행요원, 교열교정, 경리, 카피라이터 하다못해 청소부까지 못하는 일이 없었다. 단지, 로터 링 펜만 잡지 못할 뿐 나는 일당백을 넘어 전천후 엔터테인먼트처럼 빛나고 촉이 살아서 움직였다.
작은 일이 들어와도 좋았고, 큰 일이 들어오면 맥박이 요동치면서 고맙습니다. 를 수십 번 외쳤다. 일이 잘못되면 남몰래 운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나는 할 줄아는 것이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일 말고 달리 다른 일을 찾지 않았다. 뒤돌아 볼 새 없이 앞이 험난했다. 그래도 좋았다.
미칠 수 있는 일을 만난다는 것 자체가 즐거운 일이고, 행복한 일이고 가슴이 뛰는 일이다.
인생을 사는 동안 그런 일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참으로 행운아다.
나만의 열정사전
기회
: 보이지 않고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순간순간 신중해야 한다.
기적
: 과거형과 현재형으로 누구나 누구한테나 일어난다. 다만, 그것이 기적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기적은 아주 소소하다. 그래서 우리는 기적을 못 느끼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기적이라고 이야기하는 커다란 기적만이 기적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존재하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