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은 후지지 않다

1. 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 그 사이에서 춤추는 청춘

by 솔바람

영업의 영자도 모르던 시절,

가뭄에 콩 나듯 하루하루를 견딜 정도의 일감으로 살아가고 있을 때 사무실의 버팀목이 되어 준 **병원을 만나게 되었다. 나를 지지해 주던 사회복지사가 자신의 병원 원보 일을 나에게 의뢰했다.

그때 맺은 인연은 10여 년이 넘는 세월 나의 흔적에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되었다. 지금 생각해도 작은 디자인 사무실을 끝까지 믿어 주고 아껴 주신 사회복지사님들을 잊을 수가 없다.


부산 인쇄 골목에서 별의별 일이 있어도 묵묵히 작은 사무실과 함께한 곳이 바로 그곳이다. 일거리가 많아서도, 돈을 많이 벌어서도 아니었다.

그냥, "내가 사업을 아직도 하고 있구나. 아직도 영업을 뛰고 있구나."

늘 병원일은 사무실 문을 열어놓을 수 있는 자신감을 주었다. 흔들리지 않고 나를 지지해 준 곳이다.

하지만, 나의 시련보다 더 큰 IMF로 그 벗이 떠나고,

오랜 벗이 떠난 후, 어디에서 다시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나는 미련 없이 부산을 떠났다. 병원에서 주는 일거리가 많아서 그랬던 것은 아니다.


작은 사무실이 출렁거릴 적마다 함께 겪어 온 인생이었다.

나의 오랜 세월이 사라지듯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부산을 떠날 용기가 그때 생겼다. 시간이 조금 흐른 뒤, 서울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있을 때,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로 병원에서 연락을 받았다.

그 날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때 진행한 병원 홍보 브로슈어는 오늘을 있게끔 해 준 장본인이다.


왜? 그 병원은 나의 오랜 세월 동반자가 되었을까?

성실했다. 그리고 열심히 노력했고, 단 한 번도 같은 일을 하더라도 익숙함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했다. 일에 있어서 귀천을 따지지 않았다. 한 장의 양식(서식)이라도 최선을 다했다.

시간이 흘러 담당자가 바뀌어도 소통하면서 지냈다.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것이 시시해지고 함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사람 관계에서 말이다.

편안하게 잘 해 주면 기어오르거나 함부로 하는 성향이 종종 보이는 경우가 있다. 나는 딱 질색이다.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이 대하는 것이 진정한 관계라고 본다.

거래처라 해서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거래처라 갑과 을의 관계로 일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이 하는 모든 것은 사람 냄새가 나야한다고 생각한다.

진정성이 있지 않았나 싶다. '갑'들도 나를 존중했던 것 같고, 인정했다. 그렇다고 모든 거래처들이 그랬던 것은 아니다.

영업은 아직도 모르겠으나,

일만큼은 자신감을 잃어버리거나, 상실해 버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방향을 잃게 되고, 그러다 보면 어느 날, 가게(사무실) 문을 아침에 열수가 없다.



나만의 열정사전


고정관념

: 고정관념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다. 매일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디자이너의 기본자세다.

: 쉬우면서도 어려운 작업이다. 이는 ‘벗어나자’해서 쉽게 벗어나지 않는다.

늘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혀야 하며 나의 뇌를 늘 열어 나야한다.


철없음

: 철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철없다는 소리를 몇 번쯤은 들어야 한다.


성실

: 게으름의 반대말이 아니다. 미련한 소가 아니다. 성실한 여우가 되어야 한다.

: 자신의 분야에 대해 늘 노력하고 책임지려는 속성이 존재한다.


자신감

: 안이 텅 비거나 자기 분야에 대해 노력하지 않으면 자신감이 생기지 못한다.

: 자신감은 항상 존재하지 않는다. 담금질을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