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나에게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것이 몹시 두려우냐고 물어본다. 나는 나의 일상을 떠나는 것이 두렵기도 하다고 말했다. 뭐가 두렵냐라고 되묻지만 모른다. 헷갈리는 걱정이 많다. 아이와 떨어져 사는 것이 힘들고 혹 오래 살지 못하면 이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일상적인 약속들 하나하나가 새삼 소중하게 떠올라 집에서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 싫어진다. 일주일에 한 번씩 하는 몸살림, 도자기 배우기 지인들과 수다 떨기. 맛있는 음식 가족에게 해 주기. 이런 사소하면서 소중한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내가 죽으면 어린 자식들이 불쌍하지 않냐고 그렇지만, 나는 내가 가장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내 인생이 가장 불쌍하다고, 그래서 지금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만약 내가 오래 살지 않는다면 이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이 있는 곳에서 나 홀로 지내는 것이 정말 내가 행복할까 하고, 한쪽 가슴에서는 나를 보살펴야 오래 살지 않냐고 한다. 모르겠다. 나의 마음을 모르겠다.
동네 친구랑 산책하면서 나의 운명이 궁금해졌다.
정말 언제까지 살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가 하늘을 쳐다보면서 글쎄, 하며 허공에 헛웃음을 날리면서 우리 철학관 한번 가 볼까? 농담 반 진담 반 섞인 채 내뱉은 말이 씨가 되어,
철학관을 가게 되었다. 참 오랜만이다. 결혼 전 혼자 사업하면서 힘든 시절을 보낼 때 옆에 있던 지인이 한 번 가 보자 하여 따라갔었던 기억이 난다.
그동안 나는 자신의 운명은 스스로 헤쳐나가야 한다는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갑자기 언제까지 살 수 있는지 불안해하니, 조금은 낯간지럽지만, 재미 삼아 사주가 보고 싶었다.
그저, 둘이서 가까운 철학원을 가는데 가슴이 두근두근, 조금 떨리고 걱정되면서 도착한 철학원은 사람이 별로 없었다. 내 차례가 되어 도사님(?) 앞에 앉아 태어난 날과 시 등을 말하고 사주를 푸는 동안 무엇이 궁금한지 물어보길래 이런저런 이야기 했더니, 45살부터 54살까지 돈도 별로 없고 힘들다고 한다. 그렇지만 55살부터는 뭐든지 잘 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내가 그 이상을 산다는 것이 아닌가?
내친김에, 몇 살까지 살아요, 80세까지 삽니다. 별말 아니지만, 기분이 너무 좋아지고, 입꼬리가 갑자기 올라가는 것을 느끼면서 아, 사람들이 왜 한 번씩 어려울 때 점이나 철학원을 찾는지 약간은 이해하게 되었다?
기분이 좋아, 조금 더 무언가 말해 주기를 (굉장한 무언가를 듣기를 원하면서) 기다리는데, 그 도사님 왈, 자신이 옛날에는 사람 수명을 잘 보기로 소문났는데, 지금은 병원에서 웬만한 병을 다 고쳐주어 오래 산다고, 이제는 인명은 병원에서 더 잘 맞춘다고 우스갯소리를 하시는데 잠시 멍했지만, 그래도 기분 좋게 복채를 드리고 나왔다.
철학원을 다녀온 후, 보건 박사인 지인의 말이 떠올랐다.
건강할 때 건강에 투자할 여유가 없고, 모른다. 아프지 않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절대 모른다. 왜냐하면, 젊다는 것은 좋은 말로는 씩씩하다는 것이고, 나쁜 말로는 자만이 충만하다는 것이다.
지금은 건강하고 아프지 않은 사람들도 건강에 관심이 많아졌다. 사람들이 점점 영리해지고 자신의 건강한 삶을 인식하게 된 것 같다.
나는 요즘 버릇이 생겼다.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이리저리 물어보고, 따져보고, 욕구를 드러내 보고, 시간을 투자하고, 그러다 지른다.
특히 몸하고 관련된 것은 주변 지인들의 말에 귀담아듣는다. 그리고 그것을 거르는 작업과 보태는 작업을 한다. 즉, 나한테 맞는 것이 무엇인지 따지게 되는 거다.
다만, 시간을 투자한다는 것이 너무 피곤할 때가 있지만, 하루에 하나씩 알아본다. 그리고 여유 있게 시간을 두고 천천히 알아본다.
지인으로부터 알게 된 생식을 인터넷에서 검색하고, 방문판매밖에 안 된다는 점으로 며칠 고민하다 결국 대리점에 연락을 하였다.
나의 항암 치료 4차는 정말 최악이었다. 배고프면서도 구역질 나고, 먹을 것이 전혀 없는 외롭고, 서러운 시간이었다.
그런데 5차 때 병원식사를 아예 시키지 않고, 생식만 두 끼를 먹었다. 면역력 증진 제품을 먹었을 뿐인데, 정말 괜찮았다. 2박 3일의 생활도 그런대로 지내고, 집에 오자마자 콩나물국밥을 먹을 정도였으니 너무 가뿐하고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그날 이후 아침 식사는 생식으로 하고 점심과 저녁을 먹는다.
생식에 관한 책도 찾아 읽고 있다. 너무 전문적인 데이터가 많고, 생소한 전문 용어들 때문에 가볍게 읽히지는 않지만, 결론은 생식이 우리 몸의 면역력을 키워주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어느 건강 책을 보더라도 공통적인 말이 있다. 좋은 물을 하루에 2ℓ 이상은 마셔야 한다고, 그럼 도대체 좋은 물이 뭘까? 그래서 도시에 살면서 정수기 물을 먹는데 정수기 물이 미네랄을 걸러내고 나온다는 말을 들었지만, 일상생활에 정수기보다 더 좋은 물을 마시기에는 딱히 와 닿는 것이 없었다.
아프고 나니 좋은 물이 우리 몸에 굉장히 중요하고,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던 차에 알게 된 알칼리 이온수를 만나게 되었다. 이 제품을 선택한 것은 알칼리 이온수 제품 전체를 알아보지 않았다. 나의 아킬레스는 한 번 믿으면 그대로 간다. 귀가 얇기는 얇다. 그 이후에도 나의 검색 능력보다는 지인들의 경험을 믿고 사는 것이 더 바른 선택일 경우가 많았다.
이제 물을 마시게 된 지 3일째라 좋은 지는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부드럽게 넘어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물량을 많이 마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