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을 끝내고

세상을 떠난 지인들을 추모하면서

by 솔바람

12회의 항암이 끝났다.


삶이란, 지금이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다. 나는 싫다.

지금, 살아 있는 자체가 좋다.


항암이 끝나고 몸과 마음을 더 치유하고자 경주에 있는 자연의원에 17박 18일 동안 요양을 다녀왔다. 산속 깊은 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고맙고, 좋았다.

원장님의 통합의학을 중심으로 자연에서 치유할 수 있도록, 해독과 영양에 대한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17박을 지냈다.

이 글은 그곳을 다녀온 지 한참 만에 쓰는 글이다.

왜냐하면, 항암이 끝나고 경주 요양을 다녀오면서 모든 생활이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었기 때문에 치유보다는 재발이 안 되도록 생활하고 있다.


이 글을 정리하면서 다시 자연의 집 홈페이지에 잠시 들어갔는데, 지금은 암 환자뿐만 아니라 만성질환자들까지 진료하는 것 같았다.

그만큼 자연을 원하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삶이 그렇게 빨리 끝나는 줄 몰랐다. 일상이 그렇게 쉽게 접힐 줄 몰랐다.

항암이 끝나고 경주에 있는 자연의원에 17박 18일을 치유하기 위해 머물렀고, 그곳에서 살려고 하는 이들과 함께 지냈다. 인생에 이렇게 기가 막힌 인연들이 다 있을까? 죽음의 그림자들이 떠나지 않은 상태에서 만난 이들과 또 한 번 우연과 인연에 대한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기필코 삶이란 덧없음이 아닐진대, 우리는 경주에 있는 깊은 곳에서 함께 지냈다. 살려고

그리고, 3개월이 지난 지금, 그들 중 몇 사람이 세상을 등졌다. 나는 깊은 슬픔에 고통스럽다. 애통하다. 살아 있을 때 만난 사람들, 시종 일상적인 모습으로 만난 사람들, 그들이 불과 헤어진 지 얼마가 되었다고, 세상을 뜨다니, 정말 눈물이 난다.

아프지만, 죽음을 맞이하리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들은 산사람들이었으니깐, 그렇게 암이라는 것은 나를 무너트렸다.


오늘을 행복하게


나는 말이다. 그들이 떠난 아주 쉽게 떠난 지금 이곳에서 숨을 쉬고 살고 있다. 그리고 내가 세상을 떠나도 후회 없이 살고 싶다.

지금 바로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고,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시간이므로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인 아이들을 받은 나는 오늘도 아이들과 행복으로 춤춘다.

비겁하게

그리고, 세상이 어찌 돌아가던 나는 오늘 나만의 행복을 꿈꾼다. 내가 내일 세상을 떠나도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그만큼 난 소시민이다.

그래도 오늘 행복을 주신 모든 운명과 신에게 감사한다.

사람이 가장 행복한 순간은 명예와 지위와 권력을 가지는 순간이 아니라,

가장 소중한 나무에 물을 주고 거름을 줄 때라는 사실을.


아침, 대학 동창의 아내가 세상을 등졌다는 문자를 받았다. 그것은 슬픔, 동창의 무거운 어깨, 보다 그녀가 오래전부터 아팠다는 사실이 기억나면서 다시 나의 죽음을 생각한다. 오래 살지 일찍 죽을지 그건 모르지만, 오늘 다시 행복하게 살 것이다.


그래서 다시 노트북을 열었다. 행복해지고 싶어서 이 순간을 다시 기억하고 싶어서



죽음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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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은 손바닥 뒤집는 것처럼 아주 간단하게 일어났다. 두 달 동안 그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죽음은 어떤 것일까? 이 순간 내 아이의 엉덩이를 도닥거리지 못하다는 것, 아이를 꼭 껴안고 나른한 낮잠을 잘 수 없다는 것, 아이에게 가족에게 맛난 밥을 못 해주는 일, 보고 싶은 드라마를 볼 수 없는 것. 죽음이란, 그렇게 일상의 사소한 것들을 빼앗는 것.

그래서 죽음이란, 두려움과 망설임일 것이다.


이제 죽음 앞에서 두려워하지 않도록, 망설이다. 놓치는 일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가족과 이웃과 싸우지 말 것,

그리고, 이 시간 아껴 쓸 것. 죽음 앞에서 부끄러워 도망치는 일 없이 오늘을 당당하게 살아갈 것을 명하고 싶다. 결국 누군가는 죽는다. 그렇지만, 죽는 것을 슬픔처럼, 미련처럼, 우울한 하늘처럼, 만들지 않고 싶다. 죽는 것이 축제가 되듯, 나의 이 삶을 충분히 즐기고 행복하게 살아갈 것이다. 죽음이 당장 내일 오더라도 아니 오늘 오더라도 말이다.



그동안 치유 일기를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루하루 감사하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