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시를 쓰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솔바람 Jul 31. 2017

엄마

1


슬픔의 이끼까지 들춰  

굽은 허 겨우 하늘 가까이 기댄 채

깡마른 체구 배만 뽈록해서 나이가 서러운


훨~

훨~ 


그녀를 위한

춤사위마저 멈추지 않도록

모쪼록 지금 인생 헛되지 않기를

무모하게 좌절해서 여생 속 타지 않기를


훨~

훨~



2


칠순 너머 인생,

무능력한 남편, 오래된 집 한 채

겨우 짊어지고 평생

견디면서 살아온 자존심이 바닥으로 곤두박질

집도 절도 없이 나 앉으니

쓸모없는 몸뚱아리만 구차하구나

자식 사랑은

세상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데

다 키워 놓았더니

아,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하늘이 답답하구나.



3


하루 종일 자식 빚 이자에

강 건너 사과밭 인삼밭

휘어진 어깨

똑딱거리는 손가락

영락없는 늙은 일꾼

자식 농사 제대로 짓지 못한

죗값



4


얘야~


건강하거라.


나는

괘안타

니가 건강해야



5


아~


엄마



매거진의 이전글 심심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