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시를 쓰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솔바람 Jun 05. 2017

선화언니

-하늘나라로 간 그 사람,  그리워서


거침없이 쭉 뻗은 햇살이 화창해서

울음이 나오는 그런 날,

오래된 사진기. 흔들리는 렌즈는

수채화가 되었고


어떤 사물도 언니의 피사체안으로 들어 오는

순간 아름다웠습니다.


선화,

언니


세월을 담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놀라

뒤돌아봅니다.


흑백필름에 흔들리는 렌즈가 빛났던 시간,

허름한 카메라 가방에 담긴

자유로운 영혼이 그리운 시간,


선화,

언니


잘 있나요,

보고 싶습니다.


당신의 사진이 햇살에서 아른거립니다.

무심코, 보여주었던

흑백사진 한 장에 담긴

늙은 인생이 기억납니다.


소리 없이 슬픈 것인지 아니면

후회없는 시간이었는지

초점 잃은 노인의 모습은

근접할 수 없는 기품이 흘렀습니다.


그것은

인연이었습니다.


따뜻한 울음소리가

거친 웃음소리가

한 장의

흑백사진에서 들립니다.


인생이 훅,

짧았습니다.


해가 건물과 건물 빈틈으로 비집고

들어와서

겨우, 빛을 줍니다.


살아가는

자는

잊습니다.


미안합니다.

그래야 산다는 사실을


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화엄사


매거진의 이전글 변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