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는 극복의 대상이다.
하필 우리 집 아이들은 왜 수학을 다 싫어할까?
그렇게 고민은 시작되었다. 유전적 요소에서 나오는 걸까?
생각해 보니 우리 부부 모두 수학과는 관계가 먼 것 같기도 하다. 그렇지만, 수학적 사고방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나는 계산능력이 한참 모자란다. 그래도 셈을 못하는 게 아니다. 수학도 이해력이라고 생각한다. 어릴 적 부모님이 주산학원을 보낸 적이 있었다. 그곳에서 나는 주산을 배웠고, 고등학교 시절 주산암산급수 시험도 2급까지 딴 적이 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연산능력이 향상되지 않은 것 같다. 세월이 흐를수록 나 자신이 그런 시절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아쉬울 때가 있다.
그때 주산 암산을 배웠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셈하는 능력에 비해 이해력은 있는 것 같다.
몇 년 전 부모교육을 받을 때 홍세화 선생님이 공부는 엉덩이 힘이라고 했는데, 평소에는 엉덩이 힘이 있는데 공부만 하면 그만 온몸이 비비 꼬이는 건, 유전 맞나 보다.
태양이 아빠도 사업을 할 정도의 수학적 감각과 연산능력 등이 있다고 생각한다.
단지,
수학 시간에 수학 공부를 못하고, 그래서 수학이 싫을 뿐이다. 큰 아이는 지금 고3이다. 그 아이도 마찬가지로 수학을 싫어한다.
하지만, 큰 아이는 스스로 극복하고 있다. 많은 시간을 수학 공부를 하면서 말이다. 참 희한한 일지만, 우리 집에서 가장 고등 수학을 하는 셈이다.
태양은 어릴 적부터 움직이는 것을 좋아했고, 운동신경도 발달하였다. 오랫동안 축구를 했으며 초등학교 수학조차 어렵게 생각하고 하기 싫다고 한다.
나는 모든 것이 태어날 때 부모에게 물려받은 찬란한 유전적 요소가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다양한 유전자들은 아이를 통해 다양하게 변화하고 발달하고 있다는 것을 믿는다.
시골학교의 특징은 수업이 선택이라는 것이다. 아~ 수학도 선택과목이다.
당연히 아이는 선택하지 않았고, 지금도 수학을 싫어한다.
그리고 자신이 수학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맘껏 놀고 있다.
나는 태양이의 중학교 시절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 많은 고민을 하였다.
책상에 앉아 있는 아이는 억지로 만들 수 없다.
부모들은 대부분 아이가 공부를 잘하는 것을 원한다. 나도 다를 바 없는 대한민국 중학생 엄마다.
그렇지만, 누구나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 초등학교 시절을 축구를 했지만, 그 과정은 아이한테 힘든 시기였다. 아무리 자신이 좋아서 하는 것이라도 훈련하는 과정은 온전히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것이다. 지금 태양이는 축구를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시간의 기억 중 속상한 것만 고스란히 남아 지금 풀고 있는 것 같다.부모인 나도 그 시간, 아이를 존중하지 않았던 기억들과 아이가 상처받고 힘들었던 기억들을 하나씩 꺼내서 가슴에 남기지 않고 떠나 보내야 한다.
태양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것이 많다. 중학교 시절을 제대로 놀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수학을 못 하는 아이가 될지언정 질풍노도의 시기에 여드름을 짜고, 멋도 부리고, 생각이라는 것도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아이에게 또한 강요되는 순간,
아이는 노는 것과 수학 공부의 차이를 모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