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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바람 Apr 07. 2016

재활의 시간 1

- 아홉수를 탓하며

49살, 아홉수를 못 넘기고

대장암이 나를 삼켜 버렸다.


살아온 삶이 활짝 피지 못한 채

 

늘 구부정

사무실 칸막이 한쪽

등이 휠 것처럼 밤낮없이 일 했는데,

아홉수가 그만

나를  멈추게 한다.


정녕 아홉수 탓일까?  자신에게 묻지만

그게 편하다.

어디다 욕지거리하는 심정으로

에라, 딱, 아홉수에 걸렸네 하며

시정잡배들처럼 나름 나에게 비아냥한다.

고작 암에 걸리려고 이다지도 험난하게 살았니?

,

그래도 참, 다행이다.

내 몸안에 기다란 대장 40센티가 희생양이 되어

저 먼 요단강을 건너고

나는 살아났다.


욕이 입안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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