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구벌레와 번데기에서 우화 하는 모기
모기 유충 장구벌레 보셨나요? 교과서로 배웠고 실물은 50대 후반에야 만났답니다.
"당신은 장구벌레 봤어?"
"아이고 이젠 장구벌레까지 집안에 들이나?"
남편이 장구벌레 채집통을 보더니 하는 소립니다. 혼잣말로 시골에서 자랐는데 장구벌레 본 기억도 없고 뭐 했지? 그러자
"당신은 시골 마님처럼 살았고, 나는 도시 머슴으로 살았으니께..."
진주에서 자란 남편은 장구벌레를 보긴 했지만 쉼표처럼 생긴 게 번데기인 줄은 몰랐답니다.
숲해설가가 되고서야 장구벌레와 안면 튼 사이인데 활동자료로 준비할 줄은 몰랐습니다. 화명수목원 샘들의 도움을 받아 장구벌레와 번데기를 채집했습니다. 작은 돌절구에 고인 물을 들여다보며 장구벌레 모델을 진지하게 사진 찍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흥미로워 보였는지 뭐 하냐고 관심을 보입니다. 장구벌레를 관찰한다니 별스럽다는 듯 실망스러운 눈길을 빠르게 거두고 떠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에 호기심과 몰입도가 엄청납니다. 작고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고, 기이한 생김새와 행동이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이겠죠. 가끔 곤충에 강렬한 관심을 가지는 아이를 만납니다. 도시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모기는 봐도 장구벌레를 볼 기회는 흔치 않습니다. 주변에 있는 자연과 연결하는 숲해설을 하다 보니 장구벌레까지 준비하게 될 줄이야. 유아 숲체험 활동하는 샘들의 준비물 보따리가 큰 이유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유아를 상대하는 숲해설을 해보고서야. 그동안 학생들이 주 고객이라 교구재 준비 많이 안 하고 편하게 해설했구나 생각합니다.
주인공 맞혀보기 다섯 고개 퀴즈입니다.
1. 공룡의 멸종을 지켜보며 지금까지 살아남았어요
2. 질병으로 역사상 사람을 가장 많이 죽인 동물이에요.
3. 프랑스가 실패한 파나마 운하 건설을 미국이 하게 했어요
4. 알을 낳으려면 기필코 흡혈을 해야 돼요.
5. 땀, 술, 향수, 어두운 색을 좋아해요.
네, 모두가 아는 모기입니다. 공룡과 함께 쥐라기를 누비며 지구환경 대 격변기를 거뜬하게 넘겼고요. 거대한 공룡은 사라졌지만 보잘것없는 모기는 살아남아 우리와 애증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중앙아메리카의 파나마 운하 건설 현장에서 이만 명 이상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기도 했습니다. 말라리아와 황열병 뎅기열 지카열 등으로 전쟁과 사고로 죽는 사람보다 더 많은 인류를 저승으로 보내고 있답니다. 그러니 악명 높은 대표 곤충으로 다른 벌레들에까지 공포감을 퍼뜨리지요.
모기는 여름철 숲체험 활동에 훼방꾼이며 헌혈을 강요하는 깡패집단입니다. 온갖 모기 퇴치제를 준비해도 필사적으로 덤비는 암컷 모기를 어쩌지 못합니다. 열 사람이 지켜도 도둑 하나 못 막듯이요. 모기가 목숨을 걸고 흡혈하는 이유는 튼튼한 알을 낳기 위해서랍니다. 암모기는 600여 개의 알을 세 번에 나눠 낳습니다. 단 한 번의 짝짓기로 몸속에 정자를 보관할 수 있는 수정낭이 있기 때문입니다. 고인 물에 낳은 알은 3일 만에 부화합니다. 나비처럼 4번 허물을 벗고 번데기가 되는데 일주일. 산란 후 15~20여 일 만에 비행 라이센스를 따는 속성 코스. 물론 온도에 따라 기간이 달라지지요.
왜소한 모기가 조용하고 은밀하게 역사를 바꾸기도 했습니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길이 82km, 파나마 운하 건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모기를 효과적으로 방제했기 때문입니다. 주변 웅덩이나 습지 물을 흐르게 하거나 메우고, 고인 물에 기름을 부어서 기름 막을 형성해 장구벌레가 숨을 쉴 수 없게 했답니다. 과학적으로 모기의 생태에 접근하는 한편 일꾼들에게 모기장을 제공하였지요. 오늘날 모기를 박멸하자는 주장에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있답니다. 모기는 생태계 먹이사슬에서 아래쪽에 있기 때문에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 개체 수를 조절해야 된다는 논리입니다. 반면에 모기가 알을 낳을 수 없도록 유전자를 조작해 모기 개체 수를 줄이자는데 조심스럽게 우려를 표하는 사람도 있답니다.
모기가 인류에 준 의외의 긍정적 영향도 있답니다. 무통주삿바늘은 모기의 입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한 제품입니다. 사람에게 아무런 고통을 주지 않고 피를 빨아먹는 입에 주목한 것이지요. 모기의 입은 주삿바늘보다 끝이 훨씬 가늘고 길게 생긴 것에 착안해 개발했습니다.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상용화한 제품 중에서 찍찍이(벨크로) 다음으로 많이 사용할 것입니다
모기가 감염병의 원인으로 밝혀지며, 인류는 위생 개념, 백신 개발, 방역체계를 진보시켰습니다. 말라리아 전파 경로 규명으로 190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여합니다. 과학과 의학의 발전을 촉진시켰지요.
열대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서는 모기가 옮기는 질병으로 유럽열강의 침략이 지연되거나 실패하고, 토착 문화와 생태계가 일정 부분 지켜진 경우도 있습니다. 모기 유충은 물속에서 미세 조류를 걸러 먹고, 어류 개구리 잠자리 박쥐 등의 먹이가 됩니다. 습지 생물군의 생태 균형 유지에 기여하지요.
초콜릿의 단짝 친구도 모기 사촌인 '초콜릿깔따구'랍니다. 카카오나무의 꽃은 구조가 매우 복잡해서, 카카오꽃 속으로 기어들어가서 꽃가루를 전달하는 몇 안 되는 수분매개자입니다. 초콜릿깔따구 서식조건이 까다로워 언제 어떻게 달콤함의 공급이 끊길지 모릅니다. 그러면 로봇 벌이 대신할 수 있을까요?
런던 지하철의 '지하집모기'는 유명합니다. 빨간집모기 한 종이 특별한 유전적 형태로 발달해 신종으로 분류되기도 했습니다. 지하철이 건설된 1863년에 우연히 암모기 몇 마리가 깊은 지하로 들어왔고, 날씨와 무관하게 연중 번식하며 쥐의 피를 빨고 수백 세대를 살았을 것입니다. 이 모기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영국 대공습 시기에 지하철로 피난 온 사람들을 괴롭히며 악명이 높아졌답니다. 학명이 큐렉스 몰레스투스로 골칫덩어리란 뜻입니다.
모기가 불과 150여 년 만에 새로운 유전 형태로 발달했다면, 이 모기는 개체군이 완전히 격리된 상태에서 진화가 때로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는지를 보여주는 예가 될 것입니다. 다윈은 새로운 종이 되려면 긴 시간에 걸쳐 수많은 세대를 지나야 한다고 예상했습니다. 1859년 『종의 기원』을 출간한 그가 런던 변두리에 있는 집 안에서 이 생각을 하는 동안 그의 발밑에서 가속 페달을 밟은 진화가 시작되고 있었던 겁니다. 환경이 급격하게 변할 때 자연선택은 상상 이상 빠르게 새로운 형질을 고정하나 봅니다.
생태계에서 먹이사슬의 모기 그물코가 구멍이 나면 그다음 도미노 현상이 어떻게 전개될지 제대로 예측할 수 있기나 할까요?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나비효과'는 생태계에도 다를 바 없다 생각합니다. 쓸모없는 생명은 없다고 믿지만 모기가 물은 가려움증엔 절로 IC가 뱉어집니다. 남편 말대로 모기 없는 지상낙원이 가능할까요?
7~10mm 장구벌레를 확대해서 찍으려면
쪼그리고 앉아 숨을 참으며 초점 맞추기 노동
꼬리 부분 대롱 같은 숨관이 잘 드러난 모델
멈춤 순간의 모델 포착해 초점까지 맞춘 명윤 샘
뭉툭한 머리끝 모양이 장구채 같아서?
아니면 큰 머리통 짱구에서 장구로 변했을까?
머리가슴이 합쳐진 번데기는 쉼표 같아
가슴에 있는 두 개의 작은 뿔로 숨쉬기
물방울 한 방울을 떨어뜨려 가두고서 찰칵
장구벌레는 물구나무서서 숨관을 수면에 내놓고
번데기는 가슴을 위로 내민 자세로 숨쉬기
우화 할 때 물 위에서 옆으로 몸을 쭉 뻗으면
번데기 껍질이 찢어져서 성충이 나와
공원의 작은 수조가 모기 서식지 역할
여름철 고인 물 어디든 알을 낳을 수 있어
대나무를 잘라낸 그루터기 물에도 알을 낳아
여름 대숲엔 어둡고 습해서 모기가 많아
꿀을 빨며 꽃의 수분을 돕는 채식주의자 수컷
유난히 가늘고 긴 다리는 섬세해 보이는데
어쩌다가 암컷은 흡혈귀로 진화했는지
모기 우화 장면
장구벌레와 번데기를 잡아 이동하는 사이
뭔가 이상해서 찍어보니 고새 몸이 다 드러나
번데기 껍질에서 완전히 벗어나기까지
분초를 셀 수 있는 짧은 시간으로 느껴져
가늘고 긴 다리에 무늬가 있으니 흰줄숲모기?
1~2분을 소금쟁이처럼 쉬다가 날아가
흐릿한 더듬이가 암컷으로 작전 개시하러 날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