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연히, 삶의 우연을 넘어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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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도 문제가 아니듯 행복도 문제가 아닌 것이고 싶다. 그것들은 전처럼 나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삶의 무늬를 더 정교하게 만드는데 보탬이 되는 동기가 될 뿐.
종말이 다가오면 나는 무늬의 완성을 기뻐하고자 한다. 그것은 하나의 예술작품일 것이다. 예술품의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이 나뿐이라 한들, 나의 죽음과 함께 그것이 사라져버린다 한들 그 아름다움이 결코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삶의 우연들을 넘어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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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대상도 낯설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싶다. 새로운 언어가 태어나는 일체의 방해물을 걷어내, 익숙한 대상도 최초의 조우(遭遇)처럼 느끼는 순수의 시선.
'알고 있다'라는 말의 심연에 자리잡고 있는 오만함을 경계할 것이다. '알고 있다'고 규정하는 순간 소멸의 위기에 처하는 배움에 대한 열망과 관용의 정신을 지켜낼 것이다.
익숙할수록 한 번 더 뜸들이고 지켜보는, 겸손의 여백을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