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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혁 Sep 12. 2015

그에게 편히 자리에 앉을 것을 권할 뿐

서로의 민낯 응시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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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언제나 나를 순수하게 해주는 곳으로 가고 싶다. 나를 당신에게 가까이 다가가게 한 것은 내 믿음이나 신념이 아니다. 내 모습 그대로 긍정해주는 당신의 모습이 나 스스로를 관대하게 대하도록 만들었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당신에게 나는 한없이 고마움을 느낀다. 나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사람에게 더 이상 바랄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다리를 저는 사람을 초대하면 난 그에게 편히 자리에 앉을 것을 권할 뿐, 춤을 출 것까지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어느 인질에게 보낸 편지>, 생텍쥐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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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것을 어떻게 채워 줄 수 있을 지 고민했다. 나만의 짐작과 상상으로 만들어낸 '그가 원하는 것'이라는 허구에 나를 끼워 맞추고 변화시키려는 궁리를 했다. 원하는 것과는 다르지는 않을까, 라는 조바심에 말수는 줄어들고 행동은 뻗뻗하게 굳어간다. 어색하고 불편한 신발을 신는 느낌이었다.

너는 편히 앉아 편견없는 눈빛으로 서로를 응시할 사람을 찾고 있는데, 나는 내 모습을 감추고 어색한 치장만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일은 허물없는 서로의 민낯을 응시하며, 그 때부터 함께 생각해보면 될 일이다.

사람이 원하는 것은 자신의 생각에 엉거주춤 맞춰주는 상대의 모습이 아니다. 있는 그대로의 상대와, 있는 그대로 인정받는 자신의 모습을 그린다.

"내 모습 그대로 긍정해주는 당신의 모습이 나 스스로를 관대하게 대하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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