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용 길어요!
몇 년 전에 1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한 공방에서 캘리그라피를 배웠다. 그 지역 내에서는 나름 인지도도 있었고, 딱 내가 원하는 스타일의 캘리그라피였기 때문에 바로 등록을 했다. 그 선생님을 처음 만났을 때, 사실 그렇게 좋은 인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토요일 오전 10시까지 오면 된다는 얘기에 부랴부랴 갔는데, 아무도 없었다. 문은 열려있어서 안으로 들어갔는데, 공방 안에 마련된 작은 방 안에서 어떤 소리가 났다. 거기에 선생님이 있었다는 생각은 했지만, 인기척을 내도 나올 생각을 하지 않으셨다. 한 2~3분 정도 있을 때 쯤에야 모습을 드러냈고, 딱히 반갑다는 인사도 안 하고, 내 이름을 말하며 사전에 말하고 온 사람이 맞는지 확인했다. 어떤 사람에게 친절을 바라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문을 열었을 때 종소리가 들렸을 거고 내가 인기척을 냈는데도 "잠시만요~"라는 말 정도라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나라면 그렇게 했을 것 같은데, 내가 너무 과한 걸 바란건가? 어쨌든 첫 만남부터 기분이 약간 상했었다.
초반에는 내가 수업을 잘 따라가서 선생님도 나를 마음에 들어하셨다고 다른 수강생들이 말씀해주셨다. 그때는 기분이 좋았지만, 내 다음 기수로 한 언니 A가 들어오면서부터 기분이 상하는 일들이 많이 생겼다. 그렇다고 해서 그 언니가 싫은 건 절대 아니었다. 나랑 나이차가 꽤 났지만 잘 통했다. 성격도 밝고, 유머스러웠기 때문에 더욱 친해지고 싶었는데 낯가림 때문에 그러지 못해서 많이 아쉬울 정도다.
첫번째 이야기
첫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있었던 일이다. 캘리그라피를 배운지 꽤 됐었을 때다. 전시회를 나가야 실력이 확 오른다는 말에 준비를 하기 시작했는데, 말로는 선생님이 다 도와준다는 식으로 얘기를 해서 난 마음을 놓고 있었다. 하지만 완전 반대였다. 종이에 그리는 것도 아니고, 천에 그리는 작업이어서 생각처럼 되지도 않았고 어떤 구도로 그려야 할 지도 몰랐다. 그런데도 자세히 봐주시지 않으셨다.
특히나 전시회 준비를 할 때, 공방 안에서 수강생들이 작업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하셨고, 전시 후에 액자들을 거기에 잠시 두는 것 조차도 싫어하셨다. (원래 전시 후에 각자의 집으로 들고가는 게 맞는데, 차가 없으면 잠시 캘리 선생님이 들고가서 공방에 두고 나중에 찾아갈 수도 있는데... 예전에는 그렇게 했었나본데, 하도 들고가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서 공방에 두는 걸 싫어하신 것 같다. 그래서 B언니는 큰 액자를 들고 버스타고 귀가했다던...) 아무것도 모르는 수강생이 혼자서 집에서 준비하라는 말인가? 조금이라도 봐주겠지... 싶어서 A언니랑 다른 언니 B랑 나와 같이 철판을 깔고 거기에서 천을 펼치고 그렸던 게 생각이 난다. 그런데 뻔히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걸 알면서 옆집에 있는 미용실로 뿌리염색을 하러 가셨다. 그리고는 돌아와서 하는 말이 "아직도 안 갔니?"였다. 너무 어이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화가 나는 마음에 그때 좀 틱틱거리면서 잘 안 된다는 식으로 얘기했다. 그제서야 선생님이 봐주셨다.
여기에서 나오는 다른 언니 B는 나와 나이 차이가 얼마 되지 않는데, B 언니는 캘리그라피 강사가 되려고 캘리 선생님을 따라다니며 일하고, 도와주는 역할을 하셨다. 솔직히 미안한 말이지만, 그 당시에 몇 년 정도 되셨다고 하셨는데 실력이 그렇게 대단한 건 잘 모르겠다. 그런데 그걸 나만 느낀 게 아니라 모든 수강생들이 그렇게 느꼈다. 차라리 다들 B가 얼른 정신을 차려서 다른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했다. 이 상황을 캘리 선생님이 몰랐던 건 아니었을 거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B언니를 거의 하수인처럼 생각하며 따라다니게 했던 건, 그냥 자신의 비서 쯤이라고 생각했던 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면, 당시에 B언니 나이가 딱 취업 준비하려던 나이였는데 캘리 선생님은 자신의 조카 얘기를 막 했다. "우리 조카는 유학도 다녀왔는데, 어디 유명한 화장품 회사에 인턴으로 들어가서 맨날 야근이다. 유학도 다녀왔는데 그런 힘든 일을 시킬 줄은 몰랐다. 힘들겠다." 이런 얘기를 했다. 자랑 아닌 척하는 자랑이다. 뻔히 B언니가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고, 취업 준비 시기임을 누구보다도 잘 알면서도 그런 말을 한 거다. 누구는 옆에서 제대로 된 급여도 받지 못하면서 자기 시중 들고 있는데, 자기 조카는 유학도 다녀오고 유명한 화장품 회사에 입사했다? 약 올리려고 하는 얘기인가...? (개인적으로 그 언니는 같이 캘리쌤이랑 외부 강의 나갈 때마다 조금씩 받은 걸로 알고 있는데, 그거 외에도 더 받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전시회 때, 아빠가 오셨는데 캘리 선생님이 살짝 앞서가셨던 상태다. 아빠는 나에게 저 분이 선생님이냐고 물으시고는 가셔서 인사를 드렸다. 잘 좀 부탁드린다고. (아빠는 약간 캘리 선생님이란 개념 상태를 잘 모르셨다.ㅎㅎ) 캘리 선생님은 그냥 웃으면서 "아, 예~" 하고 들어갔다. 여기까진 그럴 수 있다. 하지만 A언니의가족이 올 때는 완전 달랐다. A언니 가족 분이 오시니까 캘리 선생님은 "어쩜 그렇게 따님을 잘 키우셨어요?" 라고 얘기하셨다. 어린 마음에 그런진 모르겠고...내가 속 좁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지금도 그게 참 섭섭하고 서운하다. 우리 아빠에게도 그런 말을 해달라는 소리가 아니라, 딱 봐도 수강생을 대하는 태도가 차이가 있기 때문이었다.
두 번째 이야기
두 번째는 회원전을 준비했을 때다. 캘리 선생님이 확실히 자신의 기분이 태도가 되는 사람이었다는 걸 여기서 깨달았다. 전시회를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것이니 누구나 예민해지는 시기가 맞다. 그러나 다른 수강생들이 있는 앞에서 그렇게 하면 안 됐다.
전시회에 도착해서 어떻게든 열심히 해서 눈에 띄어보려고 했다. 블루텍이라고 떼어도 자국이 안 남는 접착제가 있길래, "이걸로 붙이나요?"라고 하니까 그 선생님은 아주 정색을 하면서 "그걸로 왜 붙여?" 라고 하셨다. 많은 수강생들이 있는 앞에서 그렇게 하니 민망하고 무안했다.
이건 나 뿐만이 아니었다. 시간대가 달랐던 수강생분이 계셨는데, 그분의 낙관 도장이 다른 분들과는 달리 음각이 아니라 기계식으로 파낸 양각이었다. 그래서 그 분은 다른 도장이랑은 다르니 낙관을 찍는데 좀 망설이는 상태였다. 그런데 캘리 선생님은, 확실히 기억은 안 나지만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말하며 많은 분들이 있는 상태에서 무안을 줬다. 그 때 분위기가 싸해졌던 건 정확히 기억이 난다.
뭐, 뒤늦게야 자신이 감정이 예민해졌다는 걸 뒤풀이에서 자신보다 나이 많은 수강생분이 얘기를 해주셔서 미안하다는 식으로 얘기는 했지만... 언제까지고 자신의 감정만 앞세워서 다른 사람들이 상처받을 순 없진 않는가? 수강생들은 당신께 배워야하니까 제대로 된 말을 하지도 못하는 걸 아는 건지 모르는 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자신의 감정에 치우쳐서 계속해서 그런 태도를 보이는 건 옳은 행동은 아니다.
그 회원 전시회의 맨 처음 입구에 딱 들어 올 때, 그 선생님의 작품이 한 가운데에 딱 보여야하는 거는 어찌보면 당연하다. 자신의 이름을 필두로 하는 것이기에. 하지만, 나는 여기서 조금 A언니를 되게 편애한다는 걸 느꼈다. 각 한 쪽 벽마다 센터는 중요했다. 센터가 가장 눈에 먼저 들어오기 때문이다. 한 쪽 벽의 센터를 A언니의 두 작품으로 채웠다. 본인의 미적 감각에 따라서 정해진 거겠거니... 생각하고 싶긴 하다.
그런데 이건 어디까지나 '캘리그라피' 작품 회원전이다. 캘리그라피는 글자로 어떤 모양을 표현할 수도 있고, 그 글자만으로 모든 걸 나타내야 좋은 작품이라고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그림이 주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림이 주가 될 거면 왜 캘리그라피를 할까? 그냥 일반 동양화, 서양화 배우는 곳에 가지. 그런데 그 언니는 캘리그라피보다는 그림이 확 눈에 띄었다. 그림이 주, 글이 부가 되는 느낌. 그걸 센터에 놓음으로써 캘리그라피의 본질을 흐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글자가 주가 되는 내 작품과 그렇게 오래 배운 B언니의 작품은 구석탱이에 위치해 있고 말이다.(딱히 내 작품도 잘 한 건 아니지만 말이다.) 이걸 오직 미적 감각으로만 배치했다라고 단정지어서 말할 수 있을까?
그 외에도 뭐 여러가지가 있다. 내가 캘리그라피를 그만 둔 것은 모든 과정을 다 마쳤기 때문도 있고, 경제적인 이유도 있지만... 그 수많은 이유 중에서도 캘리 선생님의 태도 때문에 그만 둔 것도 있다. 말로는 수강생들이 실력을 키워서 하나씩 공방을 차리거나 물건을 팔면 좋다고 얘기하지만, 어째 자신의 노하우 모든 것을 알려주지 않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까 말했던, 캘리 선생님보다 나이 많으신 수강생 분이 계신데 같이 전시회 팀 작업을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알게 됐다. 내가 봐도, 그 수강생분이 캘리 선생님보다 잘 하시거나 실력이 비슷비슷했는데 거기에 대해서 캘리 선생님이 견제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첫 전시회를 할 때, 그 선생님끼리 싸울 뻔했다. 이런 파벌 싸움(?) 같은 것에도 지쳤고, 말하는 태도 하나하나가 좀 마음에 안 들었다.
A언니는 강아지를 키우고 있었는데, 그 강아지가 나이가 좀 많아서 잘 걷지 못하고 항상 안고 다녀야 했다. 캘리 선생님은 A언니가 개를 키운다는 건 알았지만, 안고 다니는 상황은 잘 몰랐던 것 같다. 어쨌든 그렇더라도 캘리 선생님은 "나는 개를 집 안에서 키우는 건 이해가 안 된다. 개는 밖에서 키워야지. 나는 강아지 안고 다니는 사람들 이해가 안 간다."라고 말했다. A언니는 "걸어다닐 수 있으면 걸어다녀야지~"라고 얘기하긴 했지만, 속으로 속상하셨을지도 모른다. 한창 개 이야기를 하던 중에, 내 학창시절 때 학원 선생님의 강아지가 떠올라 얘기를 나눴었다. 그 개가 갑자기 백내장이 생겨서 학원쌤이 해외직구로 블루베리 영양제도 사 먹이고 했던 걸 얘기했다. 그러자 선생님께서는 무슨 강아지한테 그런 것까지 하냐고 했다. 반려동물과 같이 지내는 분은 알겠지만, 정말 가족이다. 반려동물을 가족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런 반응은 절대 하지 않는다.
이렇게 말하는 걸로 봐서, 그 선생님은 강아지 같은 반려동물을 키워보신 적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강아지 한 번도 키워본 적이 없는 나도 유난이라는 식으로 얘기 안 하는데, 강아지를 안 키운다고 해서 저런 반응이 일반적인 반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자신의 신념 같은 걸 자랑스럽게 얘기한다는 게 좀 그랬다. 그 신념이 잘못됐다!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상대방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고 싸그리 무시해버리는 태도가 문제였다. 또 기억나는 게 있는데, 한창 카라 구하라 님이 영상 유출 사건 때문에 언론으로 떠들썩하고 있을 때였다. 캘리 선생님은 '그러게, 그런 영상을 왜 찍어?'라고 하셨다. 그런 영상을 찍는다는 게 유출할거라는 전제를 갖고 찍는 건 아닌데 말이다. 구하라 님이 그 영상을 유출시키고 싶어서 영상을 찍자고 동의하셨을까? 절대 아닌데, 피해자 탓을 하고 있었다. 안타까운 소식이 들리기 전에 캘리를 그만뒀기 때문에 그 이후의 반응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고인을 탓했지 않기를 바란다. 이 외에도... 성형수술한 연예인을 성형 수술했다며 마구 비난하는 것도 그렇고... 그 사람이 싫으면 뭘 하든 다 좋게 안 보인다는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그동안 배우면서 쌓인 게 많기 때문에 그 선생님이 뭘 하든 좋게 보기가 힘들었다.
아, 또 어떤 일이 떠오른다. B언니가 캘리 선생님께 전화를 걸었는데, B언니가 "통화 가능하세요?" 라고 여쭸다. (통화 소리가 크게 들려서 들을 수 있었다.) 그런데 캘리 선생님은 "통화 가능하니까 전화를 받았지."라며 틱틱대며 얘기했다.
마치 편의점에서 "봉투 필요하세요?" 라고 물었을 때 "그럼 이걸 손에 다 들고 가라고요?" 라는 것과 비슷한 반응이다... 그냥 "응"이라고 하면 될 걸 굳이 길게 말해서 상대방 기분까지 안 좋아지게 만드는 건 좀 그렇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이 공방에서 수업을 계속 들으면 좋지 않은 가치관들이 나도 몰래 흡수될 것만 같고, 좋지 않은 감정들만 가지고 이대로 다닐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모든 과정을 다 배웠기 때문에 그만둬도 괜찮았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그 선생님도 하나의 인간인데 내가 그 선생님을 너무 선생으로만 봤기 때문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애초부터 강사라고 생각을 했었으면, 그런 신념이나 사적인 얘기에 전혀 신경쓰지 않고 배울 것만 딱 배우면 됐었을 텐데... 괜히 내가 선생이라고 생각해서 인간적으로도 깔끔해야한다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했던 건 아닐까?(근데 다들 수강생끼리도 서로를 선생님이라 불렀다.) 사실 뭐 강사라고 해서, 선생이라고 해서 도덕적으로 아무런 결점이 없어야 한다는 건 아니다. 선생이라면 최소한의 도덕성은 지켜야하겠지만. (애초부터 선생이 先生이란 뜻이므로, 먼저 살았기 때문에 인생에 대해 가르쳐주고 날 잘 따라오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선생에게 도덕성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얘기하는 것이다. 자신의 행동 하나에 어린 학생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강사든 선생이든 누군가들을 가르치는 입장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대해야 하는 게 맞다. 그 선생님의 신념이나 가치관에 대해서는 뭐라 할 수는 없다. 내가 그 당시에 괜히 피해의식이 있어서 차별받는다고 느꼈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내 생각으로는 편애가 존재했다. 그런데 그 선생님이 좋아했던 A 언니는 그 선생님을 별로 안 좋아했던 것 같다. 미용실 뿌리염색 하러 갔을 때, 되게 어이없었다는 반응을 먼저 했었으니까...
또, 강사들은 국가가 공식적으로 지정한 교육자가 아니기 때문에(캘리그라피 지도사 자격증은 민간 자격증이기 때문에 자격증 발급하는 협회가 다양하며, 굳이 자격증을 취득할 필요가 없다. 오죽하면 돈 주면 다 딴다고 말할 정도. 반대로 말하면 자격증 대신에 자신의 실력, 포트폴리오가 중요하다. 눈으로 누구나 실력을 쉽게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따는 건, 자신을 증명하기 위한 수단이나 신뢰성으로 쓰이고 각종 기관에서 원하기 때문이다. 나는 자격증 따는 걸 그렇게 찬성하는 입장이 아니기에 이렇게 말하지만, 자격증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분들도 분명 계시다.) 수강생들이 자신의 제자보다는 고객에 더 가깝다. 굳이 국가가 지정하고 말고를 떠나서 수강생은 자신의 수익을 창출해줄 수 있는 하나의 원천이며 그 수강생들이 또 다른 수강생을 데리고 올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수강생 강의보다는 작품 제작, 외부 출강, 외주 제작 등이 주 원천이 될 수도 있지만.)
그러면 고객만족관리를 하는 게 맞다. 꼭 수강생을 고객이라고 생각해서 우대하고, 머리를 조아리란 얘기는 아니다. 고객과 학생의 간극을 잘 조절해서 적절한 태도를 취해야하는 게 맞다. 그러나 많은 업종,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다. 이 캘리그라피 선생님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혹은 지인의 경험에서도 이와 같은 걸 무수히도 느꼈기 때문에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자신이 가르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권력을 쥐고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지식의 권력에선 위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권력을 쥐어줬다는 의미는 아닌데 말이다.
몇 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거기에서 공방을 계속 운영하고 있다. 내 생각엔, 그 중에 그냥 그 선생님의 인간성도 좋아서 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실력이 좋아서 일 뿐... 실력이라도 좋아서 한편으론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누구는 그 선생님이 마음이 약하다고도 얘기했었는데, 내가 1년 이상 겪은 걸로 봤을 때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한번이라도 착한 부분이 드러났었으면 모를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적은 없다. 그렇게 말한 분은 나보다 더 오랜 세월을 함께 해서 인간적인 면모가 돋보이는 부분을 봤었을까? 혹은 자신에게 일감을 던져주기 때문에 아부성있는 발언을 한 걸까? 제발 전자가 맞기를 바란다. 뭐, 전자가 맞을 가능성이 더 높다. 그러니 그 오랜 세월 동안 공방을 유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내가 못 본 것이라고 생각하자. 만약 그 전자가 아니라 단지 실력이 뛰어나서 그런 아부성 발언을 했다면... 인간적인 면모가 거의 없었다면... 차라리 그 선생님의 인성 탓을 하기 보다는 그때 내가 강사가 아닌 선생의 시선으로 바라봤던 나를 탓하는 쪽이 더 낫겠다. 인성을 탓해봤자 나한테 남는 건 불쾌한 감정뿐일 테니까. 나를 탓하는 게 낫지. 이 에세이를 적음으로써 이제 그런 불쾌한 감정은 모조리 털어버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