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하는 디자이너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계셨나요?
옛날 일부 중세, 근대 예술가들을 보면 가난하고, 비참한 삶을 살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현대에 와서는 엄청난 평가를 받고 있다. 그 당시에는 현대만큼 뛰어난 평가를 받지 못했다는 얘기라고 생각한다.
만약 그때, 예술 작품이 잘 팔리고 정당한 대가를 받았더라면 그들은 '가난으로 인한 창작의 고통' 없이 더 좋은 작품을 탄생시켰을 수도 있다.
'가난한 예술가'라는 타이틀이어야만 좋은 작품이 나오는가?
오히려 '예술은 입금으로부터 나온다.' 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사람들은 예술을 하는 것에 대해서 '별 거 아니다.'라는 개념이 좀 강한 것 같다.
예를 들면 편집 디자이너한테 로고 하나 만드는 데 '5만 원이면 되나?' 하는 분도 있고, 밥 한 끼 사주는 걸로 네이밍 해달라는 분도 있다.
적당하거나 비싼 값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너무 저렴하다. 이런 값싸진 가격은 경쟁에 의해 보편화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디자이너들도 대학이나 다른 기관에서 컴퓨터 프로그램 두세 개씩 시간과 돈을 들여서 배운다. 아무 노력 없이 대충 끄적거려서 만드는 작업이 절대 아니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면, 나는 전에 미용사와 관련한 다큐멘터리의 일부분을 본 적이 있다.
헤어 디자이너는 머리카락을 잘라주는 대가로 싸면 만 원 이하, 많게는 몇 십만 원까지 받는다. 그런데 미용사의 기술력 차이도 있겠지만, 너무 값싼 경우는 그만큼 미용사의 기술력을 인정하지 못하는 인식에서 나온 결과라고 한다.
주변에 미용실이 차고 넘친다는 이유로 '요새는 아무나 미용실 차린다.' 이런 생각을 많이 가진다. 실제로 미용실이 많지만, 많다는 이유로 미용사의 기술력을 과소평가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디자이너들이 많아지는데, 계속 자신의 몸값을 싸게 부르면 소비자는 계속 싼값을 원한다. '여기는 얼마에 해주던데 여기는 왜 이렇게 비싸?' 하면서 더 싼 곳으로 가거나 싸게 해달라고 억지를 부린다. 그러면 그 푼돈이라도 벌어야 하는 입장에서는 그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 그렇게라도 고객을 한 명 더 유치해야 홍보가 되고, 밥벌이가 되니까.
아무리 디자이너들이 많다고 해도 자신의 몸값을 낮추는 행위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 디자이너는 예민한 감각도 있어야 할뿐더러 기술자다. 디자이너 분들은 그만큼 자부심을 가져야 하고, 소비자들도 그들에게 정당한 평가를 해야 한다.
그렇지만 소비자들이 그 가격에 맞는 결과물도 받아야 한다는 사실도 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즉, 실력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결론적으로, 예술가들에게 어떤 것을 얻으려면 그들에게 적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서로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