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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혼자 영화 톺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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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립 Feb 07. 2022

UP을 위한 DOWN

영화 <업> 리뷰

줄거리

주인공인 칼은 모험가인 찰스 먼츠의 영화를 보며 꼭 그처럼 파라다이스 폭포에 가는 모험가가 되기로 꿈꾼다. 그러던 어느날, 같은 꿈을 가진 엘리를 만나서 둘은 서로의 꿈을 공유하고 함께 모험하기로 약속한다.

세월이 흘러 칼과 엘리는 결혼을 하고, 처음 칼과 엘리가 만났던 그 집에서 생애를 보낸다.

칼과 엘리가 함께 늙어가는 이 장면은 어떤 대사나 효과음 없이 오로지 인물들의 동작과 배경음악으로 이루어져 있어 언어를 몰라도 그들의 감정이나 상황이 이해가 된다.

칼은 풍선을 파는 일을 하고, 엘리는 동물원에서 일을 하며 미래를 계획한다. 그리고 아이를 가질 계획을 세우지만, 결국 아이를 갖지 못한다. 실의에 빠져있던 엘리에게 칼은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파라다이스 폭포에 가는 모험'을 하자며 기분을 북돋아준다. 그 이후로부터 폭포에 가기 위해 돈을 모으지만, 타이어가 펑크가 나거나 집이 부서지는 등 돈이 필요한 일이 생겨서 번번이 실패한다.

나이가 들어 노년이 되고, 엘리의 건강은 점점 나빠져만 간다. 칼은 더이상 늦기 전에 모험을 하기로 결심하며 비행기 티켓을 끊지만, 엘리는 병원에 입원을 해야했다. 결국 엘리는 하늘나라로 떠나고, 큰 집에는 칼만 남게 된다.

엘리가 없는 집에서 혼자 일어나서 집 밖의 의자에 앉아 하루를 보내는 것이 일상인 칼. 칼과 엘리가 집에서 지냈을 때만해도 주변의 풍경은 자연으로 가득했는데, 어느새 집 주변은 재개발 공사로 시끄럽다. 건설사 측에서는 칼에게 집을 팔으라고 회유를 하지만, 칼은 자신이 죽은 뒤에 이 집을 허물 수 있다고 말하며 매몰차게 거절한다.

칼에게 집이란, 그냥 집이 아니라 엘리를 처음 만나서 엘리가 죽을 때까지 함께한, 추억이 깃든 공간이기 때문이었다.

집 밖에서 노크 소리가 나자, 문을 여니 작은 소년 러셀이 서있었다. 러셀은 야생 탐사대원인데, 탐사대의 훈장인 배지를 모으고 있었다. 그에게 마지막 남은 배지 하나는 경로 봉사 배지였는데, 이 배지를 받기 위해 칼의 집에 오게 된 것이다. 러셀은 칼에게 도움을 줘야하기 때문에 도움 요청할 것이 없는지 계속 묻지만, 그런 러셀이 귀찮은 칼은 농담식으로 '우리집에 도요새가 있는데 나는 늙어서 못 잡으니 네가 잡아줘'라면서 러셀을 내쫓는다. 러셀은 이게 진짜인 줄 알고, 도요새를 찾으러 다닌다.

그런데 공사 도중 칼의 집 우체통이 부서지고, 공사 직원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칼은 직원의 머리에 상처를 입히고 만다. 이 사건 때문에 법정 심판까지 받게 된 칼은, 결국 다음날 양로원으로 보내질 위기에 처한다.

다음 날, 양로원 직원들이 오고 칼은 마지막으로 집과 작별할 시간을 달라며 집으로 들어간 사이에 그의 계획을 실행한다. 바로 2만 개의 헬륨 풍선을 매달아 집을 공중부양 시키는 것이었다. 비록 엘리는 함께 할 수 없지만, 엘리의 추억이 깃든 집과 함께 파라다이스 폭포로 모험하는 것이 칼의 계획이었다.

집이 풍선을 달고 날아가니, 사람들은 휘둥그레한다. 칼이 소파에 앉아 쉬는 사이, 노크소리가 들린다. 문 밖에는 러셀이 있었다! 도요새를 찾다가 그만 얼떨결에 집을 타버린 것이었다. 어쩔 수 없이 칼은 러셀과 함께 모험에 동행하게 된다. 쫑알쫑알 떠들어대는 러셀이 귀찮은 칼은 보청기를 꺼버리고, 집은 폭풍을 맞게 된다. 이리저리 흔들리다가 폭풍이 지나 간 뒤 눈을 뜬 칼. 어디인지 모르는 칼에게 러셀은 최첨단 기기인 GPS를 보여주며 남미에 거의 다 왔다며 이것만 있으면 길을 잃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그 말을 하자마자 창 밖으로 GPS가 날아간다.

어쩔 수 없이 칼은 풍선 몇 개를 잘라 위치를 확인하러 밑으로 내려가는데, 안개가 가득 낀 곳이었다. 집 밖으로 나와 동태를 살피다가 집을 놓칠 뻔하지만, 집에 연결된 호스를 통해서 집을 간신히 붙잡는다. 안개가 걷히고, 풍경을 보니 칼과 엘리가 꿈꿔온 파라다이스 폭포 근처였다. 하지만 완전히 폭포에 가기 위해서는 숲을 지나쳐야 했다. 다시 집 위로 올라가 집을 조종해서 폭포에 다다르려 했지만, 올라갈 수 없어서 호스를 칼의 몸에 연결해서 집을 이끌고 가야 했다. 풍선에서 점점 가스가 빠지고 있었으므로 3일 정도 안에 목적지에 다다라야 했다.

숲 속에서 이른 칼과 러셀은 잠시 쉬다가 도요새를 발견한다. 러셀은 도요새에게 케빈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칼에게 케빈과 함께 가자고 조른다. 결국 칼, 러셀, 케빈이 동행하게 되고 안개가 자욱한 바위길을 걷는다. 이때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고 어디에선가 개 '더그'가 나타난다. 더그는 사람 말을 할 줄 알았는데, 주인이 발명한 최첨단 장치 덕분에 개의 언어를 사람 말로 통역할 수 있었다. '더그'는 주인에게 버림받았는지 칼에게 자꾸만 주인이 되어달라고 하면서 칼을 뒤따른다. 칼은 점점 귀찮아져서 케빈과 더그를 쫓아버리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넷은 동행하게 된다.

한편, 도요새인 케빈을 쫓고 있던 개 세 마리 '알파, 베타, 감마'가 있었다. 이들도 더그처럼 사람 말을 할 수 있었다. 이들은 주인의 명령에 따라 도요새를 산 채로 데려와야 했다. 더그의 장치 때문에 케빈이 있다는 걸 들키고 결국 칼의 무리 앞에 개들이 나타난다. 그런데 케빈이 있는 걸 발견 못하고, 그들을 포로로 잡아두기 위해 개들은 칼을 끌고 간다. 개들의 아지트에 도착하자 개들이 점점 더 많아진다. 두려움에 떠는 그들 앞에 한 남자가 등장한다.

알고보니 그 남자는 칼이 동경해온 사람인 '찰스 먼츠'였다. 찰스 먼츠는 탐험 중 도요새의 뼈를 발견했지만, 과학계는 이런 생물은 지구 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찰스 먼츠를 거짓말쟁이로 취급했다. 오명을 벗고 싶었던 찰스는 그 이후 도요새를 산 채로 데려오겠다는 결심을 해서 비행선을 타고 개들을 훈련시켜 도요새를 찾고 있던 중이었다. 칼은 찰스에게 어린 시절 팬이었다면서 좋아한다. 찰스는 칼에게 비행선을 소개시켜주고 저녁을 대접하는데, 러셀이 그만 말실수를 해버려서 케빈의 존재를 말하게 된다. 그리고 찰스는 창 밖에 있는 케빈을 발견하고, 칼과 러셀은 비행선에서 도망친다.

케빈과 더그의 도움으로 개들의 추격을 따돌린 칼과 러셀은, 이만 케빈을 새끼들에게로 보내주려고 했으나 비행선을 타고 날아온 찰스에게 붙잡힌다. 결국 케빈은 그물에 붙잡혀 비행선으로 납치되고, 찰스는 칼의 집에 불을 지른다. 칼은 간신히 불을 끄고, 러셀은 칼에게 케빈을 왜 보내줬냐고 짜증을 부린다. 참다 못해 화가 난 칼은 더그도 쫓아버리고, 러셀을 차마 쫓을 수 없었던 칼은 말 없이 집을 이끈다. 우여곡절 끝에 파라다이스 폭포에 다다른 칼. 러셀은 칼에게 실망을 해서 배지 같은 것은 필요 없다며 토라진다. 칼은 그러든지 말든지 집으로 들어가 엘리의 모험책을 펼친다.

모험책에 자신들이 파라다이스 폭포에 왔다는 종이를 끼우고, 하나 둘씩 앨범을 넘긴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었던 일들'이라는 부분을 본다. 칼은 그 뒷면에 아무것도 없었다고 생각했지만, 엘리는 칼과의 결혼 이후 그와의 결혼생활을 사진으로 남겨 한 장 한 장 끼워넣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 '당신과의 모험 고마웠어요. 이제 새로운 모험을 찾아 떠나요'라고 적혀있었다. 엘리의 진정한 모험은 파라다이스 폭포에 가는 것이 아니라, 칼과의 결혼 생활이었던 것이다.

무언가 깨달은 칼은 러셀을 찾으러 나갔지만, 러셀은 케빈을 구출하기 위해 홀로 떠나버렸다. 칼은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 집을 조종하기로 하는데, 집에 물건이 너무 많아서 집을 들어올릴 수 없었다. 칼은 결국 집에 있는 모든 가구들을 던져버리고, 집을 또다시 공중에 띄운다.

칼은 엘리에게 미련을 두고 있었지만, 미련이 무거워서 새로운 모험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하나 둘 씩 미련을 버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칼은 집을 조종해서 찰스의 비행선 근처에 가지만, 러셀은 이미 붙잡힌 상태였다. 찰스는 러셀을 아예 보내버리려고 했고, 러셀이 떨어질 찰나에 칼이 러셀을 구한다. 칼은 러셀에게 집에 있으라며 자신이 케빈을 구하러 간다. 칼을 케빈을 지키고 있는 개들을 공으로 유혹해서 시선을 돌리고, 케빈을 구출하지만, 찰스와 한바탕 붙게 된다. 그러던 중, 더그가 나머지 개들에 의해 위협을 당하다가 조종 장치를 눌러버리고 상황이 반전된다. 우여곡절 끝에 칼은 비행선 밖으로 나오고, 러셀도 개들을 따돌려서 집을 조종해 칼의 근처에 다가간다. 그렇게 만나는 듯 했으나 찰스는 끝까지 따라와 총으로 칼의 집을 쏴대기 시작한다. 집에 있던 러셀이 위험해지자, 칼은 집을 버리고 오라고 소리치고 결국 찰스는 자신의 꾀에 넘어가 집과 함께 추락하고 만다.

칼은 비행선 위에서 자신의 집이 떨어지는 모습을 본다. 러셀은 집이 떠나가서 죄송하다고 말하지만, 칼은 '괜찮아. 저건 집(house)일 뿐이야'라고 한다. 칼에게 엘리와의 집은 house가 아니라 home이었다. 그만큼 많은 것들이 존재하는 집이었지만, 칼은 스스로 혹은 타의로 집을 떠나보내면서 자신을 모험하지 못하게 했던 미련을 떨친다.

이후 칼과 러셀은 케빈을 그가 살던 곳으로 떠나보내고, 칼과 러셀은 비행선을 타고 무사히 러셀의 수여식에 도착한다. 칼은 러셀에게 마지막 남은 배지로 엘리가 어릴 적에 자신에게 주었던 배지를 준다. 칼은 러셀과 보도블럭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러셀이 좋아하는 게임을 하고, 칼은 이제는 비행선이 집이 된 듯, 비행선과 함께 있는 상태다.

마지막에는 칼이 떠나보낸 집이 풍선이 다 터져서 무사히 파라다이스 폭포 위에 안착한 것으로 영화는 끝난다.

후기

영화 초반, 어떤 대사도 없이 배경음악과 움직임만으로 칼과 엘리의 생애를 스토리로 풀어냈는데, 디즈니 역사상 최고의 5분이라고 할 정도로 최고였다.

칼이 점점 미련을 버리기 시작하는 부분은 너무 감동적이고 마음도 아프고, 인상적이었다.

처음에는 그 어느것도 놓치지 못해서 새 모형이든, 엘리의 액자든 모든 걸 지키려고 했지만 결국 다치는 건 칼 뿐이었다. 그리고 엘리가 마지막으로 남긴 메모를 보고, 자신을 옭아맨 것은 오히려 자신의 마음 속에 있던 엘리였다는 것이다.

엘리를 버린 것은 아니지만, 엘리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떠나 보내야 했다. 그래서 파라다이스 폭포에 도착해서 물건을 하나씩 하나씩 버리기 시작한 부분에서 칼은 어떤 심정이었을지 생각하게 된다. 러셀을 살리기 위해 빨리 물건을 버려야 했지만, 그래도 추억을 그렇게 갑작스럽게 버리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거다.

또 마지막으로 인상 깊은 장면은, 딱 마지막 부분이다.

칼과 엘리의 집이 무사히 파라다이스 폭포 위에 안착했다는 점. 비록 둘다 그곳에서 살지는 못했지만, 그들의 추억이 깃든 공간은 그곳에서 영원할 것이고 그들이 오랫동안 꿈꿔왔던 대로 모험을 마무리했다.

칼은 엘리의 말에 따라 비행선을 타고 새로운 모험을 할지도 모른다.

영화의 제목처럼,

칼은 집을 위로(UP) 올렸지만 또 다시 집을 위로 올리기 위해서는 스스로 미련을 내려놓을 수(DOWN) 밖에 없었다.

그리고 새로운 모험을 위해 칼은 비행선을 타고 위로(UP) 올라가겠지만, 집은 아래로 내려 앉아(DOWN) 그들의 꿈이 있는 자리에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