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솔립 Mar 07. 2022

당연한 어둠을 밝힐 빛을 찾아서

영화 <인터스텔라> 리뷰

황폐해진 먼 미래의 지구. 급격한 기후 변화와 환경문제로 인해 식량난을 겪고 있다. 미래를 꿈꿀 수도 없이 식량만 걱정하고 있다. 밖은 황사로 가득해서 모든 식기는 뒤집어서 보관해야 하고, 아침은 밤에 쌓인 흙먼지를 치우느라 바쁘다.


쿠퍼는 과거에 나사에서 조종사로 일했다가 현재는 아들, 딸, 장인어른과 함께 집에서 농부로 살고 있다. 아들인 톰과 딸 머피의 진로 문제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담임선생님은 지금은 오직 소수의 학생만이 대학교에 갈 수 있기 때문에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모두 농부로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대학이 아니면 농부라고 할 정도로 식량난이 아주 심각하다.


어느 날 딸 머피의 방에서 자꾸만 이상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머피는 유령의 짓이라고 말한다. 과학적이고 이성적인 쿠퍼는 딸에게 유령은 없다며 모든 현상을 기록해서 인과관계를 밝혀내라고 말한다.


가족과 함께 야구경기를 보러갔다가 거대한 모래 폭풍 때문에 집으로 돌아온 가족들. 머피는 미처 창문을 닫지 않고 외출했고, 잠깐 사이에 모래들이 머피의 방에 휘몰아치고 있었다. 쿠퍼는 재빨리 창문을 닫았지만, 머피의 방에 이상하게 쌓여있는 모래를 발견한다.


모래가 골고루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간격을 두고 떨어지는 것이었다. 쿠퍼와 머피는 이를 두고 한참 문제를 풀다 이것이 어느 한 지역을 가리키는 좌표라는 것을 알게 된다. 쿠퍼는 위험할까봐 혼자 다녀오겠다고 했으나, 머피는 아빠 몰래 차에 타서 함께 따라간다. 도착하니 그곳은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쿠퍼는 절단기로 자르고 들어가려 했으나, 내부 관계자에게 들킨다.

은밀하게 그곳으로 납치된 쿠퍼와 머피. 이상한 곳인 줄 알았으나, 쿠퍼는 그곳이 자신이 다녔던 나사라는 것을 알게 된다. 쿠퍼는 나사가 해체된 줄 알았는데 브랜드 교수에 의해 프로젝트가 실시되고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 이에 브랜드 교수는 쿠퍼에게 나사로(라자로) 계획을 말하며 우주선의 조종을 쿠퍼에게 부탁한다.

참고로 나사로(라자로) 계획에서 '라자로'는 예수에 의해 부활된 사람인데, 라자로 계획이라고 이름을 붙인 이유는 망해가고 있는 지구를 부활시키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외에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이름답게 각 영화에 기독교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간다. 예를 들어 인셉션에서 사람 이름들도 기독교에서 따온 것들도 있고, 이 영화에도 굉장히 많다.


나사로 미션은 얼마 남지 않은 지구를 다시 되살리기 위한 프로젝트다. 머피의 방에 이상현상이 나타난 것은 48년 전, 토성 근처에서 웜홀이 나타나서 중력의 이상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들은 갑자기 웜홀이 나타난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지만, 미래의 '그들'이 우리를 불러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나사에서는 이 웜홀을 이용하면 지구와 비슷한 행성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웜홀을 통해 우주선이 그 공간을 빠져나가면, 태양계가 아닌 다른 은하계에 도착한다. 원래 다른 은하계에 가려면 빛의 속도로 가도 몇 백년이 걸리는데, 웜홀은 공간과 공간 사이의 뚫고 지나가는 지름길이기 때문에 비교적 짧은 시간에 도착할 수 있다고 한다.


*웜홀(wormhole) : 벌레가 사과 위에서 사과 끝으로 가려면 빙 둘러서 갈 수도 있지만, 아예 뚫어서 가면 더 빠르게 도착할 수 있다에서 나온 가설적 통로.


도착한 은하계에 있는 지구와 비슷한 행성을 찾아야 하는데, 나사는 이미 10년 전에 12개의 행성에 각각 한 명씩의 박사를 보냈다. 탐사선이 각각의 행성에 도착해서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류가 그곳에서 정착할 수 있는지 아닌지 판단하는 것이 그들의 미션이었다. 12개 중 3개의 행성으로부터 인류 정착 적합 신호가 왔고, 그 행성들은 박사의 이름을 따서 밀러, 만, 에드먼즈의 행성이라고 불렀다.


브랜드 교수는 우선 플랜 A와 플랜 B를 구상해두었는데, 

플랜 A는 지구의 전 인류를 그대로 새로 찾은 행성으로 옮기는 것이었고,

플랜 B는 지구의 인류는 어쩔 수 없이 버리고 수천개의 수정란을 통해 새로 인류를 키워내는 것이다.


최고의 대안은 플랜 A지만,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중력 방정식을 풀어야 했다. 그러나 방정식의 해답을 아직 찾지 못해서 브랜드 교수는 이를 풀고 있었다.


쿠퍼는 우주로 떠나면 언제 돌아올지도 알 수 없었고, 최악으로는 우주에서 죽는 것이었기 때문에 떠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브랜드 교수는 인류의 마지막이 머피 세대에서 끝날 것이라고 하며, 우주에 가는 것이 아이들을 구하러 가는 것이라고 설득한다. 그리고 쿠퍼는 아이들을 생각해서 우주로 가는 결정을 내린다. 브랜드 교수는 쿠퍼를 설득하고, 쿠퍼는 결국 우주로 갈 결정을 한다.


아들 톰은 나름 담담하게 아빠의 선택을 받아들이지만, 딸 머피는 아빠가 가는 날까지 울면서 가지 말라고 말한다.


머피는 책장에서 책이 저절로 떨어지는 이상현상이 말하는 신호를 풀었다면서, 그 신호는 모스 부호였고, 해석은 STAY(가지마)였다고 아빠에게 가지 말라고 설득한다. 그런 머피에게 쿠퍼는 손목시계를 주면서 우주에서는 지구보다 시간이 느리게 갈 수 있다고 돌아오면 시계를 비교해보자고, 그만의 방식으로 딸을 다독여준다.


그들이 탑승한 인듀어런스 호에는 쿠퍼, 아멜리아(브랜드 교수의 딸), 도일, 로밀리, 그리고 그들을 돕는 AI 로봇인 타스, 케이스가 있다. 이들은 밀러, 만, 에드먼즈 행성으로 가기 위해 토성 근처의 웜홀로 향한다. 웜홀까지 가기 위해서는 약 2년의 시간이 걸리는데 그동안 자원 절약과 수명 유지를 위해 인듀어런스 팀은 수면 상태로 들어간다.


웜홀에서 빠져나오는 동안 아멜리아는 무심결에 손을 뻗고 시공간의 왜곡으로 자신의 손이 휘어져보이는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아멜리아는 이를 외계인과의 접촉이라고 생각한다.


웜홀을 빠져나와 밀러의 행성으로 가려고 했지만 로밀리는 밀러의 행성은 블랙홀 '가르강튀아'와 너무 가까이 있어서 위험하다고 했다. 잘못하면 인듀어런스 호가 블랙홀로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일은 유기체가 있다는 신호가 있으니 그래도 한번 가보자고 설득한다.


밀러 행성은 블랙홀 근처에 있어서 밀러 행성의 1시간이 지구에서는 7년이었다. (중력이 너무 강하면 시공간이 왜곡되어 시간이 느리게 가기 때문이다.) 쿠퍼는 우주에서 긴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았기에 망설였으나 도일의 설득으로 결국 밀러 행성으로 간다. 로밀리는 우주선에 남아 블랙홀의 중력 연구를 하기로 하고 쿠퍼, 아멜리아, 도일은 밀러 행성에 가기로 한다.


밀러 행성은 얕은 바다와 큰 산맥이 있는 곳이었다. 탐사선을 안착시켜서 이곳저곳을 둘러보는데, 밀러 박사의 우주선은 완전히 산산조각난 상태였다. 아멜리아는 블랙박스라도 건지려고 했지만, 퍼는 산맥으로 보였던 것이 거대한 파도임을 깨닫고 아멜리아와 도일에게 돌아오라고 소리친다. 로봇 케이스는 아멜리아를 구하고 도일과 함께 돌아오지만 도일은 간발의 차로 쿠퍼의 손을 놓쳐 파도에 휩쓸려 실종된다.


이 거대한 파도는 블랙홀의 중력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었고, 밀러 박사는 물과 유기체가 있다는 것만 확인하고 신호를 보냈다. 신호를 보냄과 거의 동시에 파도에 당해서 밀러 박사가 죽고, 밀러 행성의 시간 상으로 얼마 뒤에 인듀어런스 호가 도착했던 것이다. (밀러 행성의 시간은 불과 몇 분이겠지만, 지구에서의 시간은 몇 년이다.)


파도 때문에 엔진에 물이 차서 물이 빠지기를 기다려야하는 쿠퍼와 아멜리아. 가까스로 그곳을 빠져나와 로밀리가 있는 우주선에 도착한다. 하지만 지구 기준으로 2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로밀리는 그들이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수면 상태에서 깨어나 홀로 중력 방정식 연구를 하고 있었다.

쿠퍼는 그동안 지구에서 온 아들과 딸의 메세지를 확인하는데 톰은 이미 결혼해서 딸 제시를 낳았다. 톰은 이제 아버지를 기다리지 않고 놓아주기로 결심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뒤이어 그동안 보내지 않다가 처음으로 보낸 딸 머피의 영상이 뜬다. 머피는 아버지 쿠퍼와의 마지막을 회상하면서 '오늘이 제 생일이에요. 아빠가 그랬죠? 아빠가 돌아올 때가 저와 아빠의 나이가 같을 수도 있다고요. 오늘이 아빠가 떠났을 때의 나이가 되었어요.'라고 말한다.


딸 머피의 총명함을 진작에 알아본 브랜드 교수는 머피를 자신의 제자로 키워내고, 함께 중력방정식을 풀어나가고 있다. 머피가 중력방정식 연구를 보던 중, 뭔가 오점이 있다는 걸 깨닫는다. 머피는 자신도 알만한 오점을 브랜드 교수가 몰랐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며, 브랜드 교수에게 질문하지만 브랜드는 대화를 회피한다.


한편, 밀러 행성에서 시간과 연료를 많이 써버려서 남은 2개의 행성 중 하나만 갈 수 있다고 판단한다. 아멜리아는 만 행성보다 먼 에드먼즈 행성에 가야한다고 주장한다. 그곳에서 적합 신호가 왔었고, 물과 유기체들이 있다는 데이터도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일은 아멜리아와 에드먼즈 박사가 연인이고, 아멜리아가 에드먼즈를 보고 싶기 때문에 사적인 감정으로 가려고 한다고 비판한다.


결국 객관적으로 판단해서 만 박사의 행성으로 떠난다. 그곳에는 동면 상태에 빠져있는 만 박사가 있었고 만 박사는 수면에서 깨어나 울음을 터뜨린다. 아무도 자신을 구조해오지 않을 거란 두려움과 외로움을 견디기 어려웠던 것이다. 만 박사는 이 행성의 지상은 인류가 살기 적합하지 않지만 지하로 내려가면 인류가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지구에서는 브랜드 교수가 병실에 누워 숨을 거두기 직전의  상태에 놓여있다. 병원의 연락을 받고 급히 온 머피는 브랜드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다. 사실 중력방정식 연구는 브랜드 교수가 이미 이론적으로 다 풀어놨었다고 한다. 그러나 해답을 얻지 못한 이유는 블랙홀의 값을 넣어야 했기 때문이다.  블랙홀의 데이터를 얻으려면 블랙홀 안으로 들어가서 데이터를 가져와 브랜드 교수에게 전해줘야했는데 블랙홀 안에서 죽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플랜 A는 사실상 실패였다. 그래서 브랜드 교수는 이를 속이고, 플랜 B라도 실행시켜주리라는 마음을 가졌고, 실제로는 플랜 B에 더 집중하고 있었다.


플랜 A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지구에 있는 인류들을 모두 버린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브랜드 교수는 사실대로 말할 수 없었고, 플랜 A가 성공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열어두면 인듀어런스 팀이 가족을 구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으니까 얘기를 하지 않은 것이었다.


머피는 이 사실을 알고,아멜리아에게 브랜드 교수의 부고와 함께 이 소식을 전한다. 아멜리아와 쿠퍼가 이 사실을 알고 있었냐며 묻는다. 하지만 이 메세지를 보는 아멜리아와 쿠퍼는 전혀 몰랐던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만약 플랜 A의 실패를 알고도 쿠퍼가 떠난것이라면 쿠퍼는 가족을 버렸다는 것이기에 머피는 아버지가 자신을 배신한 것이라고 생각해서 울음을 터뜨린다. 브랜드 교수가 자신과 모두를 속였다는 것을 알게 된 쿠퍼는 가족을 죽게 내버려 둘순 없다는 생각에 당장 지구에 돌아가겠다고 말한다.


우선 만 행성에 도착했으니, 만 행성을 돌아보고 지구로 떠날 생각을 한다. 아멜리아는 만 행성 정착 준비를 하고 로밀리는 만 박사의 고장난 로봇을 수리하고 있다. 쿠퍼와 만은 만 행성을 탐사하러 떠난다. 만 박사는 지구로 돌아가려는 쿠퍼를 돌아가지 말라고 설득을 하지만, 통하지 않자 만 박사는 쿠퍼의 통신기를 뜯어버리고 지하로 떨어뜨리려 한다.


사실 만 행성의 지하에도 인류가 살 수 있는 환경은 없었으며 혼자서 죽기 싫었던 만 박사는 일부러 적합 신호를 보내 구조대가 오기를 기다렸던 것이다. 그리고 만 박사는 혼자 인듀어런스 호를 탈취해서 에드먼즈 행성으로 가서 플랜 B라도 실행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대로 돌아가게 된다면, 만 박사가 보냈던 적합 신호도 거짓말임이 들통나게 되기 때문에 플랜 B라도 실행시켜 뭐라도 얻고 가려고 했기 때문이다. 만 박사의 로봇이 고장나있던 것도 데이터 자체가 모두 거짓이었기 때문에 일부러 고장냈던 것이다.


만 박사는 쿠퍼의 헬멧을 깨서 쿠퍼가 숨을 못 쉬게 만들어 버리고 인듀어런스 호로 향한다. 쿠퍼는 가까스로 통신기를 붙여서 아멜리아에게 구조 요청을 한다. 다행히 아멜리아가 도착해 쿠퍼는 살 수 있었고, 아멜리아의 탐사선을 타고 만 박사가 타고 있는 인듀어런스호를 쫓는다.



한편, 로밀리는 블랙홀로 가면 시간도 그렇게 지체되지 않을 것이고 데이터도 모을 수 있을거라고 말했다. 만 박사의 고장난 로봇을 고쳐, 블랙홀로 로봇을 보내면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로봇을 고치던 중, 로봇이 셋팅되면서 폭발한다. 만 박사가 일부러 셋팅되면 폭발하도록 설정해놓은 것이다.


그렇게 로밀리도 희생되고, 쿠퍼와 아멜리아는 만 박사를 쫓는다. 만 박사는 인듀어런스 호에 도킹을 시도한다. 그러나 자동 도킹을 막아놓은 상태여서 만 박사는 억지로 도킹을 시도한다. 쿠퍼와 아멜리아는 도킹을 하지 말라고 말리지만, 결국 만 박사는 이를 무시하고 해치를 열다가 우주선 밖으로 빠져나가 사라진다.



머피는 브랜드 교수가 풀지 못한 중력 방정식을 풀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특이점에 대한 해답은 자신의 어린 시절 방에서 일어났던 이상 현상에 답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옛날 집에는 아버지를 잊지 못하는 톰이 가족과 살고 있었다. 이미 톰의 아들은 흙먼지 때문에 호흡기 질환이 있었다. 머피는 톰에게 첫째인 딸처럼 아들도 잃을 것이냐며 집을 떠나서 치료를 받자고 하지만 톰은 절대 집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머피는 톰의 옥수수 농장에 불을 질러서 톰의 시선을 바깥으로 돌린 다음, 톰의 아내와 아들을 피신시키기로 한다. 그리고 톰이 올 때까지 책장에서 특이점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 한다.


인듀어런스 호는 만 박사 때문에 빠르게 돌아가서 도킹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지만, 쿠퍼는 침착하게 회전율을 알아내고 속도를 맞춰 간신히 도킹을 한다. 하지만 이미 심각해진 인듀어런스 호는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기 직전이었다. 에드먼즈 행성에 가기 위해서는 추진력이 필요했는데 무게를 줄여서 추진력을 얻고자 한다. 결국 쿠퍼는 타스가 타고 있던 우주선을 분리시키고, 타스는 블랙홀로 빠진다. 그럼에도 힘을 얻지 못하자 쿠퍼도 자신의 탐사선을 분리시켜 스스로 블랙홀로 빨려들어간다. (인듀어런스 호는 4개의 엔진,4개는 주거공간, 4개는 착륙포드가 있어서 각각의 착륙포드에 쿠퍼, 아멜리아, 타스가 탑승해있는 것 같다.)


아멜리아는 쿠퍼를 말리지만 쿠퍼는 "90%만 솔직해지기로 했잖아요"라며 블랙홀로 떨어지며 스스로 희생한다. 쿠퍼도 자식을 사랑하는 만큼, 아멜리아도 연인 에드먼즈를 사랑하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린 게 아닌가 생각한다.



정신을 차려보니, 쿠퍼는 테서렉트라는 공간에 떨어진다. 5차원의 공간으로 시공간을 초월하는 공간이었다. 미래의 인류는 5차원을 이해할 정도로 똑똑해졌지만 현재의 인류가 이해하기 위해서 5차원의 인류가 테서렉트라는 공간을 만들어 놓은 곳이었다. (4차원의 공간은 우리가 사는 3차원의 공간+1차원의 시간이다. 4차원의 공간을 한 눈에 다 볼 수 있으려면 5차원에서 봐야한다. 테서렉트라는 공간에서는 다른 차원으로의 직접적인 소통은 불가능하지만, 시공간을 초월하여 중력으로 소통을 할 수 있다.)


쿠퍼는 그 공간이 머피의 방이 시간 순으로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깨닫고, 책장을 쳐서 어린 머피가 있는 것을 발견한다. 쿠퍼는 아무리 외쳐보지만 머피에게는 들리지 않았고 쿠퍼는 중력을 이용해 머피에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로 하고 책장을 통한 모스 부호로 'STAY'라는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과거는 바꿀 수 없는 법. 어린 머피는 미래의 쿠퍼가 전하는 신호를 알아챘지만 과거의 쿠퍼는 인듀어런스 호로 향한다.



머피가 유령이라고 했던 것은 쿠퍼였고,
'그들'이 보내는 신호는 결국 쿠퍼가 보내는 신호였다.


이때, 통신기를 통해 타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타스는 블랙홀에서 살아 남아 5차원 공간에 있다고 말한다. 블랙홀의 데이터를 모았다고는 했으나 전송할 방법이 없다고 한다. 쿠퍼는 타스에게 나사의 좌표를 2진법으로 변환해서 불러달라고 말하고, 쿠퍼는 모래를 이용해서 머피의 방에 신호를 보낸다.



쿠퍼가 테서렉트에 갇히는 그 시각, 현재의 머피도 그 유령이 아빠였다는 것을 깨닫고 아빠가 남기는 메세지를 찾고 있다. 쿠퍼는 타스에게 블랙홀의 양자 데이터를 모스 부호로 전달해달라고 말하고, 쿠퍼는 머피가 책장에 올려놓은 손목시계에 중력을 이용해서 모스 부호로 신호를 전달한다.


머피는 시계를 보고 고장났다고 생각했지만 일정 간격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고 아빠가 보낸 신호임을 알아챈다. 머피는 끝내 중력 방정식을 풀어내고, 플랜 A를 실행할 수 있게 된다.


쿠퍼는 테서랙트가 붕괴되면서 웜홀을 통해 다시 태양계로 돌아가는 도중에 인듀어런스 호 안에 타고 있는 아멜리아의 손과 닿는다. 현재의 자신과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던 과거의 아멜리아인 것이다. 아멜리아가 외계인과의 접촉이라고 했던 것이 미래의 쿠퍼와의 접촉이었던 것이다.

먼 미래, 쿠퍼는 어느 병원의 침대에서 눈을 뜬다. 토성 궤도 근처에서 발견되어 구조되었다.


쿠퍼가 있는 곳은 쿠퍼 스테이션. 딸 머피 쿠퍼의 이름을 땄다. 아직 정착할 행성은 찾지 못하고, 토성 궤도 근처에 스페이스 콜로니를 만들어서 전 인류를 정착시켜서 임시적으로 살고 있는 것이었다. 쿠퍼는 자신이 예전에 살았던 집을 방문하고, 그곳에서 망가진 타스를 발견하며 수리를 한다. 그리고 머피가 이 병원으로 온다는 소식을 들은 쿠퍼는 오랜 세월만에 머피와 재회한다.


머피는 쿠퍼보다 훨씬 늙은 할머니가 되어있었으며 임종 직전의 상태였다. 머피는 자신은 아버지가 돌아올 것이라고 믿었다며 아버지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그리곤 어느 누구도 자식의 죽음을 지켜 볼 수 있는 부모는 없다며, 아멜리아 박사에게 가라고 말한다.



아멜리아는 에드먼즈 행성에 도착했지만, 에드먼즈는 이미 죽은 상태여서 에드먼즈의 로봇이 그의 무덤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그리고 머피의 말에 따라 쿠퍼는 수리된 타스를 태우고, 아멜리아를 만나러 또다시 우주선에 몸을 싣는다. 


아멜리아는 에드먼즈 행성이 살기에 적합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그쪽으로 가자했었지만, 사랑이라는 이유 때문에 자신의 의견은 거절당했다. 하지만 에드먼즈 행성은 아멜리아가 헬멧을 벗고 숨을 편하게 쉴 만큼, 땅에 발을 디딜 수 있을 만큼 인류가 살기에 좋은 행성이었다. 아멜리아는 쓸쓸하지만 어딘가 희망찬 눈빛을 하며 베이스캠프로 걸어간다. 사랑이라는 틀에서 보자면, 에드먼즈가 마지막으로 아멜리아에게 남긴 선물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곳에 먼저 도착한 사람이 쿠퍼나 만 박사가 아니라 아멜리아였다는 점도 인상 깊다.



우주 용어들이 다양하게 나와서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여러 유튜버들의 과학적 해석을 보고 나름 알게 됐다.


인터스텔라를 보니,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고요의 바다>가 생각났다. 내용은 잘 모르지만, 거기에서도 식량난처럼 물 부족 때문에 먼 미래에 인류가 고통받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


인터스텔라나 고요의 바다와 같은 환경 문제를 다룬 영화들을 보면서, 아주 먼 미래라고 생각하며 지금은 자유롭게 어떤 자원이든 쓸 수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의 인류가 당할 문제라며 안일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이 영화를 보고도 나도 현실적으로 와닿지는 않는다. 물론 코로나 바이러스나 이전에 일어났던 일본 방사능 누출 때문에 음식을 사재기하거나 소금을 사재기했을 때 이게 현실이라는 것을 새삼 실감했다. 하지만 이것도 단 며칠이어서 크게 불편함은 느끼지 못했다.


재난은 어느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들이 재난에 영향을 조금씩 미치고 있다. 우리가 편할 수록 지구는 고통받고 있으며 고통이 쌓이고 쌓이다가 모래 폭풍처럼, 식량난처럼, 기후 변화처럼 찾아오는 것이다.


이 지구에는 분명 살 수 있는 기한이 있을 것이다. 그게 지금은 아니더라도 불과 100년 안에 이뤄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인터스텔라>는 얘기한다.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오.
노인들이여, 저무는 하루에 소리치고 저항하시오.
분노하고 분노하시오. 사라져가는 빛에 대해.

지혜로운 자는 죽을 때 어둠을 당연한 걸로 안다지만
그들의 언어는 이미 섬광을 잃었기에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오.
분노하고 분노하시오. 사라져가는 빛에 대해.


지혜로운 자는 어둠을 당연한 걸로 안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미 지혜로운 자들은 빛을 잃었기에 죽기 전부터 어둠은 당연하다고 받아들이고 있었다. 


우리는 지혜로운 자로 일컬어지는 자들이 아니라,

이미 지혜로운 자들이기에 어둠을 받아들이지 않고 분노하고 저항할 것이다.


그리고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이 지구는 이미 서서히 망해가고 있다.

그렇지만 이것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말자고 인터스텔라는 얘기한다.


쿠퍼와 머피가 답을 찾아서 인류를 구원했던 것처럼,

우리도 그들처럼 종말에 분노하고 저항하면서 답을 찾을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