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솔립 Dec 17. 2020

위기를 기회로 바꾼 그녀의 노래

Taylor Swift - Look What You Made Me Do

https://youtu.be/3tmd-ClpJxA


Taylor Swift(테일러 스위프트) - Look What You Made Me Do


Look what you made me do
너 때문에 내가 뭘 하게 됐는지 봐.


이 노래는 그녀의 평판이 아주 나락으로 떨어졌을 때 나온 노래입니다. 그 전에는 테일러를 '뱀'이라며 욕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녀가 과연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했지만, 바로 빌보드 핫 100차트 1위에 오르며 그녀의 음악성이 대단하다는 것을 입증시켰습니다. 거기에 뮤비의 이스터 에그를 통해 그녀가 진짜로 말하고자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녀의 평판이 떨어졌던 이유는 뭘까요? 바로, 카니예 웨스트 때문이었습니다.


테일러 스위프트와 카니예 웨스트와의 악연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09년, VMA 시상식에서 테일러는 <You Belong With Me>로 베스트 뮤직비디오 상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수상소감을 말하는 도중, 갑자기 칸예가 무대에 난입합니다.

테일러가 수상소감 하던 중 마이크를 빼앗은 칸예

"테일러, 네가 상 받은 건 축하해. 근데 최고는 항상 비욘세였어!"라고 말합니다. 당시 미성년자였던 테일러 스위프트는 매우 당황해하며 수상소감도 하지 못하고 내려왔습니다. 이를 지켜보는 비욘세도 엄청 당황해했습니다. 비욘세는 후에 더 큰 상을 받게 되었고, 테일러에게 올라오라고 해서 못했던 수상소감을 하라고 했습니다. 이 이후 파장이 엄청 커지고, 가수 핑크는 "칸예는 지구에서 가장 쓸모없는 XX다."라고 트위터를 했고,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오바마도 그를 욕했습니다. 테일러의 엄마도 울고 있는 테일러를 감싸며 큰 소리로 칸예를 욕했다고 합니다.


사실 칸예는 비욘세를 위한 게 아니었습니다. 테일러가 그때 받은 상은 우리나라로 치면 최우수상급이었고, 그다음 상이 대상급이었습니다. 비욘세는 최우수상급과 대상급 둘 다 후보에 올라가 있었습니다. 대상급에는 칸예와 비욘세가 후보에 올라가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칸예는 자신이 대상을 탈 줄 알고, 최우수상에 테일러가 아닌 비욘세가 받아야 했다고 말했던 겁니다. 당시 그때 대상이 비욘세가 될 것이라고 다들 예상하고 있어서 당연히 비욘세가 대상을 탔습니다. 그런데 그냥 칸예가 김칫국 마시고 비욘세를 위하는 척하면서 이야기한 것입니다. (유튜브 댓글 발췌)

무대에서 <Innocent>를 부르는 테일러 스위프트

그리고 칸예는 술을 먹고, 트위터로 "미안하다."며 장난스러운 사과문을 게재합니다. 이후 테일러가 칸예의 사과를 받아주겠다는 의미로 <Innocent>란 곡을 발표합니다.


It's okay, life is a tough crowd.
괜찮아, 인생은 힘든 거니까.
Thirty two and still growin' up now.
32살은 여전히 성장할 나이지.
(32살은 테일러가 노래를 발표했을 때의 칸예 나이입니다.)


그렇게 사이가 좋아 보이는 듯하면서도 아닌 듯했지만, 이 사건의 계기인 2016년에 칸예가 Famous란 곡을 발표합니다.


가사의 내용은 "내가 테일러와 하룻밤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내가 걔를 유명하게 만들었거든."이라고 하며 Se*, Bit** 등의 단어를 썼고, 뮤비에는 테일러의 나체 모형이 나왔습니다. 유명하게 만들었다는 건, 본인이 2009년 시상식에서 테일러의 마이크를 빼앗음으로써 테일러가 유명해졌다고 얘기하는 겁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이거 테일러 허락받고 한 것 맞냐?라고 하며 칸예를 욕했습니다. 그러자 칸예는 테일러한테 허락을 받았다고 합니다. 테일러는 그런 가사를 허락한 적이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그리고 테일러 스위프트는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에서 '올해의 앨범'을 수상하며 칸예의 노래에 대한 입장을 보여주는 듯한 수상소감을 했습니다.


"그래미에서 올해의 앨범을 두 번 수상한 최초의 여성으로서 모든 젊은 여성들에게 말하고 싶다. 당신의 성공을 깎아내리거나 공을 가로채는 사람들이 있을 거다. 하지만 당신이 당신의 일에 집중하고 그 사람들에게 흔들리지 않는다면 언젠가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당신을 그곳에 데려다준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그래미 어워즈 수상소감 中 (출처 뉴스엔)


그런데 얼마 후, 테일러 스위프트의 이미지가 추락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바로 칸예의 부인인 킴 카다시안이 테일러와 칸예가 통화한 내용을 공개한 겁니다. 통화 영상을 보면, 칸예가 그대로 가사를 불러주면서 허락을 구합니다. 그러자 테일러는 "칭찬 같은데? 좋다. 미리 나한테 말해주고. 친절하다."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통화 내용이 공개되자 테일러는 한순간에 '뱀'이라고 불리며 평판이 아주 떨어집니다. 왜냐하면 테일러는 허락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통화 내용에서는 마치 테일러가 가사의 내용을 허락한 것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대중들은 테일러가 뻔뻔하게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했고, 테일러의 평판은 아주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통화 내용과는 별개로 뮤비에 테일러 나체 모형을 등장시킨 것과 이로 전시회를 한 것에 대해서는 일절 사과도 없었고, 허락 조차 없었습니다.)


테일러 스위프트 인스타그램에 '뱀' 이모티콘이 도배 / 킴 카다시안은 아예 테일러 스위프트를 저격하는 트윗을 올립니다.


항상 2년 주기로 음반을 내던 테일러 스위프트는 3년의 공백기를 가지고, <reputation>이라는 제목의 앨범을 냅니다. 그중 리드 싱글인 <Look What You Made Me Do>는 빌보드 핫 100 1위를 차지하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뮤비와 콘서트에 '뱀'을 등장시켜서, "그래, 나 뱀이다!"라고 오히려 자신이 욕 들어 먹은 것으로 마케팅했습니다.


테일러 스위프트  앨범 커버

그러던 3년 후, 올해 3월. 통화 내용의 풀 영상이 공개됩니다.


칸예 "너는 컨트리층부터 해서 온 나라가 널 좋아하잖아. 네가 나 같이 대학도 자퇴한 가수를 좋아한다고 하면, 내 생각엔 사람들이 더 좋아할 것 같아."


그리고 칸예는 se*가 들어간 가사를 말해주고, 더불어 홍보도 부탁합니다.


테일러 "홍보하는 것에 대해선 좀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 재밌고 웃기다고 할 테지만 글쎄... 생각 좀 해볼게." 그리고 테일러는 말을 덧붙입니다.

테일러 "인간관계도 생각하라며. 넌 애들도 생겼고, 지금 최고의 자리에 있는데 내가 어떻게 그걸 망쳐버리라고 권하겠어. 최선의 선택을 해."라고 조언해줍니다.


실제 통화 중인 장면. 킴이 칸예와 테일러가 통화하는 것을 영상으로 찍었습니다.

(아이폰은 통화 녹음 기능이 없어서 동영상을 찍은 듯합니다. 미국 주마다 통화 녹음이 합법인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지만 칸예가 있던 곳은 합법이었고 테일러가 있던 곳은 불법이었습니다.)




영상에서 보면 se*관련 가사는 허락을 하지도 않았고, bit**가 있는 가사는 칸예가 꺼내지도 않았습니다. 노래가 나오면 테일러에게 들려주겠다고 했는데, 그냥 노래를 내버렸습니다. 즉, 킴이 통화 내용을 짜깁기한 것입니다. 통화의 영상이 어떻게 유출되었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이 영상이 유출되고 나서 칸예와 킴의 트위터에는 쥐 모양의 이모티콘과 '칸예는 이제 끝났다.'라는 내용의 해시태그가 줄지었습니다. 킴 카다시안네 가족이 워낙 관종적인 성격이 심해서 그녀의 엄마가 관심 끌려고 터뜨렸다는 설도 있습니다.


통화 풀 내용이 공개된 후 킴의 SNS
"난 영상 편집을 한 적이 없어. … 스냅챗에 몇 개의 클립만 올렸을 뿐이지. 전체 내용을 바꾼 적이 없어." 킴 카다시안 曰


이런 트윗은 대중들을 더 화나게 했고, 킴은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우려 갑자기 그녀의 아이의 사진을 올리며 악플을 달지 못하게 합니다. 이에 반해 테일러는 자신의 인스타 스토리에 "내가 지난 4년간 사실만을 말해왔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 난 WHO와 미국 푸드 뱅크(Feeding America)에 기부를 지속적으로 해왔는데, 이런 어려운 시기인 만큼 가능하다면 기부활동에 동참해줬으면 좋겠어." 하며 기부 링크를 남겼습니다.


한 마디로, 테일러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는데 칸예 킴 부부가 그녀를 몰고 갔고, 언론들 때문에 테일러가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 것입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이 사건 이후로 심적으로 힘들어했지만, 오히려 그녀에게 입혀진 '뱀'이라는 이미지를 역이용해서 재기에 성공했습니다. 또 다행히 3년 만에 진실이 밝혀졌고, 테일러는 한번 더 성공한 인물이 되었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테일러 스위프트의 노래, <Look What You Made Me Do>였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