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솔립 Dec 31. 2020

브런치가 나에게 선물을 주었다.

브런치 메인에 오르다.

2020년 12월 31일.


평소 때처럼 오늘은 어떤 글이 브런치 메인을 장식하는지 궁금해서 휴대폰으로 스크롤을 내리던 중, 익숙한 사진이 눈에 띄었다.


바로 내 글이었다.



깜짝 놀랐다. 그동안 '브런치 메인에는 어떤 작품이 올라가는 걸까?' 하고 궁금해했고, 뭔가 선택받은 자들만 올라가는 건 줄로만 알았다.


어쩐지 12월 30일에 올린 글이 금방 조회수 1000을 통과하더라니, 메인 노출 효과가 있었던걸까?

그런데 막상 통계를 보니 '기타 유입'이 많았다. 카카오톡 탭이나 다음 메인을 통해서 내 글을 보시는 분들이 많았다. 난 몰랐지만 다음 메인과 카카오톡탭에 노출이 되었었나 보다.




브런치 메인에 올라가는 것이나 조회수 1000을 하루 만에 찍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일상적인 일, 누군가에게는 부러운 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하루 만에 1000명 이상이 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건 장담할 수 있다. 하루에 수 백, 수 천 개의 글이 올라오는 인터넷에서 내 글을 무려 1000명 이상 분들이 본다는 게 절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발행한 글 중에 가장 많은 조회수를 얻은 글은 '엄마는 영어 만학도'라는 글이다. 이 글도 다음과 카카오톡 탭에 노출되었다.


내가 생각했을 때, '높은 조회수'를 끌거나 '브런치 메인'에 나름 쉽게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이 따로 있는 것 같다. 뇌피셜이니 가볍게 읽으시길 바란다.


첫째, 제목부터 호기심을 일으킨다.

발행 글 중에 '인턴 마지막 날에 대형사고를 치다.'가 조회수 2등을 차지했다. 일부러 제목을 이렇게 지었다. 독자들은 "어떤 대형사고길래?", "인턴 마지막 날에 사고라니...", "나도 그런 적이 있었지." 등의 궁금증과 공감을 느끼며 이 글을 클릭했을 것이다.

메인에 오른 제목들을 읽으면 "왜?", "그래서?" 등의 의문을 갖게 하는 것들이 많다. 이 의문이 글을 읽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제목으로 관심을 끌기 위해 일부러 제목을 호기심이 생기도록 짓는다.


둘째, 공감을 느끼거나 관심사가 있는 주제다.

조회수 1위가 '엄마'에 관한 글이듯이 내 글 중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 대부분은 가족에 관련된 이야기다. 현재 브런치 메인이나 인기글만 봐도 '우리 아내', '엄마', '남편', '시댁' 등등 가족과 관련된 제목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가장 부담 없이 소재로 고를 수 있는 주제인 만큼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쉽다.




사실, 요 근래 글 쓰는 것에 대해 약간 회의감이 들었다. 꿈은 작가이지만, 나보다 더 글을 잘 쓰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아마추어(?)이지만 글은 전문가급으로 잘 쓰시는 분들이 많아서 왠지 모를 좌절감이 들었다.

"내가 뭐라고 작가... 이런 분들도 있는데..." 하고 말이다.

숫자에 연연하면 안 되지만, 발행글과 관심작가의 수는 현저히 적은데, 구독자 수가 굉장히 많은 경우를 보면 더 그런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그 작가님들의 글을 읽어보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게 된다. 나도 그분들처럼 글을 잘 쓰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잘 모르겠다. '글 쓰기 강의'를 들어야 할 것 같다.


이런 회의감이 들던 중, 뜻하지 않게 내 글이 메인에 오르게 되어서 기뻤다. '브런치가 추천하는 글'이라고 해서 관계자 분이 직접 읽으시는 건지,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는지는 모르지만 '내 글이 그래도 나름 괜찮게 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020년의 마지막 날에 브런치 메인에 오른 건 마치 브런치가 나에게 준 선물처럼 느껴졌다. 덕분에 내가 갖고 있는 회의감의 무게가 조금은 가벼워졌다. 난 이 선물을 '지금 잘 쓰고 있으니 앞으로도 더 잘 써주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려 한다. 2021년엔 조금 더 내 글이 나아지리라 믿는다.


작가의 이전글 위기를 기회로 바꾼 그녀의 노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