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홀로서기 일주일차
혼자 일하기 시작한 뒤로 우리 건물 3층에서 장사하시는 하몽집 사장님께서 거의 매일 들러주신다.
말이 오가지 않아도 느껴지는 응원의 제스처들이 있는데 사장님의 방문에는 염려와 응원이 담겨있어서 뵐 때마다 힘이 난다.
하몽집 사장님과 나의 공통점을 찾자면 가게 기념일이 같다는 것인데 사장님네 가게는 18년도 9월 27일, 우리 가게는 21년도 9월 27일로 연차에는 큰 차이가 난다. 그러니 사장님은 나한테 자영업계의 선배님인 셈이다.
오늘은 혼자서 가게를 운영하신지 4년차가 되어가시는 사장님께 이것은 언제쯤 적응이 될까요, 여쭤봤더니 몸이 힘든 건 금방 적응될 거라며. 본인은 6개월 정도 걸렸다고 답해주셨다.
그런데 언제부터 6개월이 '금방'이라는 부사에 포함되는 기간이었나요 사장님.....
커피를 내리는 내내 사장님의 대답을 곱씹어봤다. 사장님께서 '몸이 힘든 건 금방'이라고 하셨다. 그러니까 몸이 힘든 '건' '금방'.
그런 다른 거는요....?
뒤가 서늘해서 더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몸이 힘들고 말할 상대가 없다보니 괜히 개인 인스타그램에 주절주절 글을 쓰게 된다.
오늘도 별 생각 없이 '어깨가 아프다.. 이것은 언제쯤 적응이 될까..' 푸념을 늘어놓았는데 맞팔 중인 다른 카페 사장님으로부터 디엠이 왔다.
'사장님, 힘내세요. 조만간 놀러갈게요.'
감사했다.
'네, 감사합니다.'
이어서 메세지 알림이 울렸다.
'사장님 그런데 신경정신과에 가보시는 것을 추천드릴게요. 특히나 1인 매장을 운영하시려면 멘탈 관리가 필수인 듯요.'
터덜터덜 집으로 향하던 내 발을 딱 멈추게 만든 그 문장. 그 단어, 신경정신과.
아.. 이게 뭐지?
당황스러웠다.
절대로 정신과를 폄하하기 때문에 오는 불편한 감정은 아니었다.
다만 나는 몸이 힘든 것 뿐인 건데, 타인의 눈에는 마음이 힘들어보이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같은 업종에 있는 사람들이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부담스럽고 눈치가 보였다.
괜히 말이 나올까, 하는 걱정. 눈치.
개인적인 공간으로 활용하고 싶었던 온라인 공간이 어쩔 수 없이 침해받게 되는 것에 대한 불편함.
그리고 다시 결심했다.
이 공간에서만큼은 더없이 솔직하고 더없이 과감하고 더없이 미천한 글을 써야지.
자영업을 하는 사람으로서의 솔직하고 발칙하고 슬프고 기쁜 일을 마음대로 쓰려고 한다.
누가 나를 걱정할까, 부러워할까, 시샘할까, 무시할까 걱정하지 않는 마음으로 즐겁게 타자를 쳐내려가려 한다.
벌써 마음에 작은 해방감 같은 것이 마음 가득 차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