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록] 공기업을 꿈꾸는 분들에게 (1)

공공기관의 장점

by Sol Kim
공기업 이야기를 쓰게 된 계기는 지난 직장 경험을 한번 정리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였다. 공개된 곳에 적기 어려운 일들도 있고 소소한 일들은 다루지 않았기에 겨우 (?) 글 20개 정도로 마무리가 되었지만, 그래도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는 많은 내용을 다룰 수 있었던 것 같아 만족한다.

하지만 내 직장 생활의 큰 사건 위주로만 이야기가 진행되었기에 공공기관에서의 삶이 어떤지 궁금했던 분들에게 충분한 정보가 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에 공공기관의 장점과 단점을 다루는 두 개의 글을 더하려고 한다. 공기업을 꿈꾸는 취업 준비생 혹은 공기업으로의 이직을 고려하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1. 정년 (혹은 근속연수)


언제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공무원이나 공공기관의 정년은 만 60세까지 법으로 보장된다. 성범죄, 음주운전, 뇌물수수 등 큰 사고를 치지 않는 이상 본인이 원할 경우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공기업의 평균 근속연수는 보통 10년이 넘으며, 어떤 곳은 20년에 달하기도 한다. 이는 민간과 비교되는 공공기관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또한 여성분들에게는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을 눈치 없이 쓰고 싶은 만큼 쓸수 있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장점일 것이다 (법으로 정년이 보장되니 가능한 일이다).


간과하기 쉬운 사실이지만 사실 이는 양날의 검이다. 쉽게 말해 내 정년이 보장되면 똥차도 마찬가지라는 말이다. 사기업이었으면 성과든 태도든 문제가 되어 잘려나갔을 사람들도 일단 들어오면 자리를 뺄 일이 없고,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까지는 진급한다. 운 없게 그런 사람을 팀장/부서장이나 상급자로 만난다고 생각해보라.



2. 연봉


공기업들이 공시하는 평균 연봉은 상당히 높지만, 대부분 높은 근속기간으로 인해 고연봉자들이 많음에 기인하며, 실제로 재직 초중반에 좋은 사기업에 다니는 동년배들과 비교할 경우 연봉이 높기는 어렵다. 내가 다닌 에너지 공기업의 경우 금융 공기업보다 연봉 수준이 한 단계 낮았으며, 금융 공기업도 시중은행이나 대기업 평균보다 연봉 수준이 높다고 말하긴 어려웠다. 하지만 잘릴 걱정 없고 업무강도가 높지 않음을 고려하면 불평할 수준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막말로 카드나 보험을 팔거나 간 상해가면서 거래처 접대할 일은 없지 않은가? 적당한 업무강도 + 정년보장 + 타 업계보다 높은 연봉을 동시에 기대하는 건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본다.


경기가 어려우니 최근 몇 년간 공공부문의 전체적인 연봉 인상은 거의 없다시피 한 수준이긴 하지만 회사 연차가 늘어나면 호봉표에 있는 만큼은 무조건 더 받게 된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3. Prestige


명망 있는 공기업에 다닐 경우 한국의 누구와 명함을 교환해도 부끄러울 일이 없다. 설령 이 회사가 뭐 하는 곳인지 잘 모르더라도 '좋은 회사 다니네' 생각하며 이전과 다른 눈으로 당신을 쳐다볼 것이다. 나도 학생 때는 이런 것을 잘 몰랐지만, 때로는 명함 한 장이 나라는 사람이나 내가 하는 일보다 더 많은 것을 설명하기도 한다는 것을 사회생활을 하면서 배웠다.



4. 유학


이건 정말 회사 by 회사다. 에너지 공기업의 경우 유학을 지원하긴 했으나 규모가 많지는 않았던 반면, 금융 공기업의 경우 국내/외 합쳐 1년에 30~60명 수준까지 유학을 지원했다. 당연히 경쟁은 매우 치열하며, 워낙 많은 변수가 작용하기에 본인의 업무성과와 노력만으로 이를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단언컨대 없다. 하지만 일단 지원 대상에 선정될 경우 학비, 연봉, 체제비 등이 지급되어 돈 걱정 없이 학위를 취득할 수 있기에 많은 직원들이 이에 도전한다.



5. 해외 근무


해외 사업의 비중이 높은 곳일수록 해외 사무소나 지사에 근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소 3년간을 해외에서 근무하며 본인의 커리어도 쌓고 아이들에게 해외 경험을 시켜줄 수 있기에 대부분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다만 금융 계통의 공기업은 주로 금융 거점 대도시 (워싱턴 DC, 뉴욕, 런던 등)에 사무소가 있는 반면 개발/자원 계통의 경우 광산이나 유전 등이 위치한 오지로 가는 경우가 많으니 이것도 회사 by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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