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도 그리던 영주권을 손에 쥔 3월 말, 예상 외로 눈물은 나지 않았다. 입가에 옅은 미소가 걸렸을 뿐. 어떤 분들은 '고작 이 카드 쪼가리 때문에 이 고생을...'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하던데, 그러기엔 나의 지난 3년이 너무나도 힘겨웠다.
당연한 얘기지만 영주권을 받았다고 RPG의 주인공처럼 레벨 업이 되는 것도 아니고,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회사에서 나를 오라고 손짓하지도 않는다. 이제야 족쇄를 풀고 남들과 같은 출발 선상에 섰을 뿐. 지금부터는 내가 하기 나름이고, 일이 잘 풀리지 않았을 때 불평하면서 댈 핑계도 없다.
그저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매사에 최선을 다하고 기도하며 하루 하루를 살아가려 한다. 불시착에서 살아남은 것을 감사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