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金)의 한 수.

= 신장제한

by Okipokiyoki

우리는 기가 막힌 묘책을 보면 이런 말을 하곤 한다.

"이야 저거 완전 신의 한 수였다!"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KBL의 한 수는 '신장 제한'이었다.

'아.. 이게 김(金)의 한 수인가..'


탄식이 나올 수밖에 없다. 사실 의도야 좋다. 빠른 농구를 하겠다고 한다.

단신 용병 가드들을 이용해 경기 템포를 올려 더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KBL의 이런 발표가 나오자마자 여기저기서 불만 섞인 말들이 나왔다.

대부분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이다. KBL이 점점 더 퇴보하고 있다는 쓴소리만 듣게 됐다.


그 여파로 지난 시즌 KGC 인삼공사의 기둥이었던 데이비드 사이먼이 신장 제한을 초과해 KBL을 떠나게 됐다. 또한 KBL의 대표 외국인 선수인 로드 벤슨은 KBL에서 뛸 수 없게 되자 은퇴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전주 KCC의 찰스 로드는 이 규정 때문에 검사를 받았고, 이후 통과되자 무릎을 꿇고 앉아 환호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올바른 모습인지 모르겠다. 키가 크다고 농구를 못하다니..

농구는 신장이 아니라 심장으로 하는 것이라는 말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농구라는 스포츠가

신장이 매우 중요한 스포츠임에는 분명하다. 신장이 클수록 골대와 가까워지고, 득점하기 쉬워진다.

즉 키가 클수록 유리한 운동임을 틀림이 없다는 것이다.


헌데 KBL의 이런 모습은 '키가 크면 농구를 하지 마!'라는 말로 들린다.

시대에 역행하는 규정이다. 진짜 생각할수록 말이 안 된다.

최근 현대 농구의 흐름은 포지션의 구분이 없어지고 있는 추세다.


센터가 3점 슛을 쏘고, 2m가 넘는 장신의 가드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근데 이런 상황에 오히려 시대를 거스르는 규정을 밀고 나오니

누가 반가워하겠는가? 이건 분명 농구팬들을 무시하는 조치다.


국내 선수를 보호하기 위함이라면 차라리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을 1명으로 뒀을 때가 훨씬 나았다.

그리고 필자도 지금은 농구를 거의 보지 않지만, 그때는 농구를 많이 챙겨 보고, 직관도 많이 다녔다.


KBL이 재미없는 이유가 선수들이 키가 커서, 득점이 많이 나오지 않아서,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근본적으로 문제를 잘못짚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심판이다.

작년에도 그랬지만 올해도 역시나 심판진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너무나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 많았고,

심지어 최근에는 원주 DB의 이상범 감독에 대한 T-파울 문제로 말이 많았다.


심판이 경기를 좌지우지했다는 경기가 수두룩하다. 근데 바뀌지가 않는다.

그래 놓고 애꿎은 곳을 만지고 있다. 진짜 문제를 내버려두고 다른 쪽만 쳐다보고 있는 꼴이다.

이런 변함없이 꾸준한(?) KBL의 운영 덕분에 그나마 있던 팬들도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두 번째는 계속해서 불만과 부족한 점을 얘기해주는 팬들과 소통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판 문제는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었고, 승부조작, 징계 등의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처벌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제대로 처벌하라는 팬들의 소리를 듣지 않았고, 팬들의 신뢰가 점점 떨어졌다.


필자는 이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팬들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

가장 우선은 팬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팬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팬들이 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당장 옆의 K리그만 봐도 이번 시즌 '감스트'라는 BJ를 홍보대사로 선정하면서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줬다.

10대 20대의 연령층에 인기가 많은 크리에이터를 데려오면서 젊은 층의 팬들과 소통하기 위한 노력이 보였다.

잠시뿐이긴 했어도, 그를 통한 홍보가 꽤나 먹혔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K리그를 지켜봤다.

이런 것처럼 KBL도 농구팬들을 되돌릴 시대에 맞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팬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난 후 규정을 건드려도 늦지 않다.

사실 외국인 선수의 영향력을 줄여야 하는 것은 맞다고 생각한다.

국내 선수들의 역량을 위해서도, 프랜차이즈 스타가 탄생하기 위해서도.

하지만 그 방법이 이런 식이 어서는 안된다. 좀 더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조금씩 줄여가야 하는 것이 맞다.


마지막은 KBL뿐만 아니라 각 팀에서도 노력할 필요가 있다.

팀 별로 연고지의 팬들과 자주 소통하고 그들을 위한 팬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사실 각 팀에서 팬들을 끌어 모으기 위한 활동을 해도 직접 찾아보지 않는 이상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를 알리기 위한 홍보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팀이라고 두 손 놓고 있으면 안 된다. 각 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색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색은 팬들이 팀을 응원하게 되는 중요한 요소들 중 하나다.

그런데 KBL의 팀들은 각자의 팀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무색무취하다.

예전 김승현이 있었던 시절의 오리온스처럼 고유의 뚜렷한 색을 가진 농구를 펼치는 것이 팬들의 유입을 촉진하는 윤활유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경기를 보는 팬들이 존재하지 않으면 경기 자체의 의미가 없어진다.

팬들이 좋아할 것에 대해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그것이 득점이 많이 나는 것은 아니다.

NBA가 80점, 90점대 경기가 돼도 보는 이유가 있다.


최근 계속해서 관중이 줄어들고 있다. 올 시즌 정규리그 평균 관중은 2,796명이다.

13-14 시즌 이후로 계속해서 관중이 줄어들고 있다. (13-14 시즌 평균 관중 4,372명)

이러다 최악의 경우 프로농구가 폐지되는 일이 발생될 수도 있다.


과연 KBL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줄 것인지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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