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DANCE

마지막 춤

by Okipokiyoki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데?, 이 정도면 꽤 괜찮은 점수가 나올 것 같다'


느낌이 좋았다. 당연히 헷갈리는 문제들은 있었지만, 나름대로 논리적으로 생각해서 잘 풀어냈다고 생각했다.

그게 합격 점수가 아니더라도 괜찮은 점수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심어줬다.


'7급 지방직 공개경쟁채용 합격컷/가채점 점수입력하기!'

시험이 끝나면 모든 학원들은 빠르게 자신들의 프로그램에 점수를 입력하라며 문자를 보내온다.

작년에는 두려웠지만, 이번에는 기쁘게 답안을 적어 넣었다.


가답안이 발표되는 1시가 됐고, 나는 다시 사이트를 찾았다.

'가채점 점수 확인하기!'


-딸칵


국어 xx

헌법 xx

행정법 xx

행정학 xx

경제학 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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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점수가 이상하다.

뭐지?? 이게 맞다고??


사이버국가고시센터 사이트를 직접 들어갔다.

'서울시 가답안 발표'


아 뭐야... 다행이다 이게 서울시 답이 적용이 된 건가?? 근데 왜 지방직 답안은 안 보이지

뒤적뒤적하던 1시 50분경

지방직 가답안이라고 적혀있는 공지를 찾았다.

직접 채점을 해야겠다.


쓱 쓱 쓱

어? 국어 점수가 똑같은데...?... 설마...

쓱 쓱 쓱

어... 헌법도 똑같네...

슥.. 슥..... 슥..

아... 뭐지....??? 왜지...??

쓱...

...


보기 좋게 빗나갔다. 내 기대는 그냥 아무것도 몰랐던 자의 근자감이었다.


이번 시험은 나름대로 자신감이 있었다.

조금 짧은 시간이었지만 근 100일 가까이 기출문제를 달달 외웠고 눈에 익혔다.

그럼에도 부족한 부분은 있었지만, 아는 것부터 제대로 알고 있다는 것은 꽤나 큰 자신감을 넣어주었다.


실제로 기출에 기반한 문제들도 꽤 많이 나왔다.


문제는 실수가 너무나도 많이 나왔다는 것이었다.

큰 실망감과 패배감을 가져 한동안 보지 못했던 시험지를 얼마 전 겨우 다시 열어봤다.


짜증이 솟구쳤다.

아니 이걸 왜...? 이 문제를 왜 답을 이걸 골랐지...? 미X놈이네 이거 진짜...


틀릴만한 문제가 크게 없었다. 조금만 더 집중했다면 맞힐 수 있는 문제들을 틀렸다.

그게 너무 화가 났다. 난 기출을 제대로 공부한 것이 아니라 답을 외웠던 것뿐이었다.


덕분에 다음 연도는 더 빡세게, 그리고 독하게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질 수 없다. 고작 이 종이 쪼가리에 패배해서 나를 비롯한 사랑하는 주위 사람들에게도

실망감을 안겨주고 싶지 않다. 기대에 부응할 것이다. 이번엔 기필코 붙는다.


이번에 떨어지면 사람이 아니다 내가 진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다.

인생은 삼세판. 세 번째는 내가 이긴다.


X발 딱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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