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누군가 보고 있다

오피스 스릴러 소설 : 몬스터(3)

by 공감디렉터J



강하진이 떠난 사무실의 공기는 이제 단순한 침묵이 아니었다.

그것은 암묵적인 공모의 무게를 담은, 끈적하고 무거운 침묵이었다.

동료들은 ‘품위유지위반 중징계’라는 회사의 공식적인 결정을 사실로 받아들였다.

그녀는 ‘불쌍한 피해자’에서 ‘자기 관리 못 한 문제아’로 조용히 재정의되었다.

텅 빈 책상은 그녀의 부재뿐만 아니라, 조직의 배신을 증명하는 흉터처럼 남아 있었다.


최연우는 키보드를 두드리면서도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가는 것을 느꼈다. 죄책감은 이제 분노가 되어 있었다. 진실을 외면하고 가장 손쉬운 답을 선택한 회사에 대한 분노.

우리 모두가 그녀를 두 번 죽인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의 시선이 창가 구석으로 향했다. F는 신문을 읽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평온한 얼굴로.

하지만 연우는 느낄 수 있었다. F의 모든 감각이 자신을 향해 뻗어 나와, 자신의 분노와 갈등의 파동을 즐기고 있다는 것을.

F는 이제 연우의 ‘순수함’이 아니라, 그 안에 싹튼 ‘반기(叛旗)’를 흥미롭게 관찰하고 있었다.


점심 시간, 화장실.

장민호가 거울 속 연우를 보며 말을 걸었다.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유쾌했지만, 그 내용은 교묘하게 비틀려 있었다.


"연우 씨, 아직도 하진 씨 일 때문에 그래?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 물론 안타깝지만, 본인 부주의도 있었던 거잖아. 안 그래? 회사 입장도 이해해야지. 일이 그렇게 커졌는데..."


그것은 ‘분위기 파악하고, 더는 나서지 마라’는 훨씬 더 정교해진 경고였다.

그는 이제 연우를 회유하며, 이 부조리한 시스템의 일부로 편입시키려 하고 있었다.


연우는 대답 대신 차가운 물로 입을 헹궈냈다. 그를 스쳐 지나가는 연우의 어깨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장민호는 거울에 비친 연우의 굳은 뒷모습을 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생각보다 다루기 쉽지 않은 상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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