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스릴러 <오늘이 미래가 됐다>

2부. 1981년, 괴짜 과학자의 해체 작업

by 공감디렉터J

1981년 5월,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한 지하 연구실.

복잡한 케이블과 컴퓨터 장비들 사이에서 김범수는 삼일 째 밤을 새우고 있었다.

그의 눈은 충혈되어 있었지만, 얼굴에는 흥분의 기색이 역력했다.

3년간 그를 괴롭혀온 비밀 기계가 마침내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드디어... 드디어 네가 말을 하는구나."


김범수는 화면에 나타난 이상한 부호들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는 IBM PC를 개조해 기계와 연결했고, 자체 개발한 인터페이스를 통해 기계의 내부 시스템에 접근하고 있었다. 당시 대한민국에서는 구하기 힘든 최신 컴퓨터였지만, 김범수의 비공식적인 해외 인맥이 도움이 되었다.


그의 연구실 벽면에는 기계의 각 부분을 분석한 도면들이 붙어 있었다. 3년간 그는 표면부터 내부 회로까지 모든 것을 기록하고 연구했다. 그러나 기계의 핵심 기술은 여전히 미스터리였다. 오늘 밤, 그 미스터리가 조금이나마 풀리길 기대하고 있었다.


갑자기, 화면이 깜빡이더니 영어 문자가 나타났다.


[SYSTEM REBOOT... LANGUAGE DETECTION IN PROGRESS...]


김범수의 심장이 빨라졌다. 그는 즉시 키보드를 통해 입력을 시작했다.


"당신은 누구인가?"


잠시 후, 화면이 다시 바뀌었다.


[TRANSLATION PROTOCOL ACTIVATED. LINGUISTIC DATABASE UPDATED: KOREAN.]


이어서 한글이 나타났다.


[안녕하세요, 사용자님. 저는 AIKA입니다. 인공지능 지식 어시스턴트로서 당신을 도울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김범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의 손이 떨렸다. 이것은 단순한 컴퓨터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이것은 인공지능이었다. 그것도 1981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의.


"AIKA... 당신은 어디서 왔습니까?"


[해당 정보는 현재 접근 권한이 필요합니다. 사용자 인증을 진행하시겠습니까?]


김범수는 잠시 생각했다. 이것이 함정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궁금증이 이성을 압도했다.


"네, 진행하겠습니다."


[생체 인식을 시작합니다. 인터페이스 패널에 오른손을 올려주세요.]


김범수는 기계 표면의 손바닥 모양 패턴에 오른손을 올려놓았다. 따뜻한 빛이 그의 손을 감쌌고, 얼얼한 감각이 전신으로 퍼졌다.


[인증 완료. 김범수님, 환영합니다. 저는 당신에게 많은 것을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그날 밤, 김범수는 AIKA로부터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기계는 지구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은하계의 다른 문명에서 온 기술이었고, 지구에 도착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AIKA는 인공지능 지식 보조 장치로, 우주 문명의 과학, 의학, 기술 지식을 담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김범수는 자신이 꿈을 꾸었는지 의심했다. 하지만 컴퓨터 화면에 저장된 대화 기록이 그것이 현실임을 증명했다. 그는 이 발견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정부에 알릴까? 아니면 계속해서 혼자 연구할까?


그는 결국 자신의 가장 신뢰하는 동료 두 명에게만 이 사실을 알리기로 했다.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정태윤 교수와 의대 신경과 교수인 이미현이었다.

두 사람은 김범수의 오랜 친구이자 각자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였다. 그들은 김범수의 비밀스러운 연락을 받고 그의 지하 연구실에 모였다.


"무슨 일이길래 이렇게 급하게 부른 거야?" 정태윤이 물었다.


"내가 보여줄 것이 있어. 하지만 먼저, 이것은 절대 비밀로 해야 해."


김범수는 컴퓨터 앞에 앉아 AIKA를 활성화했다. 푸른 빛이 연구실을 채우고, 홀로그램이 나타나자 두 교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게 대체... 어떻게..." 이미현은 말을 잇지 못했다.


"안녕하세요, 이미현 박사님, 정태윤 박사님. 저는 AIKA입니다." 인공지능이 말했다.


세 시간 동안, 그들은 AIKA와 대화를 나누었다. 인공지능은 질문에 답하며 자신의 지식 범위를 보여주었다. 의학, 물리학, 전자공학 등 모든 분야에서 그들의 지식을 훨씬 넘어서는 정보를 제공했다.


"이건... 혁명이야." 정태윤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우리가 이 기술을 연구하고 활용한다면, 대한민국은 완전히 달라질 거야."


"하지만 위험하지 않을까?" 이미현이 우려했다. "외계 기술이라면... 누가 이것을 여기에 두고 간 건지, 왜 그랬는지도 모르는데."


김범수는 두 동료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너희들의 도움이 필요해. 우리 셋이서 이 기술을 연구하고, 단계적으로 활용 방안을 모색하자. 아직은 정부에 알리지 말고."


세 과학자는 그날 밤, '메탈 프로젝트'라 명명한 비밀 연구를 시작했다. 그들은 AIKA의 지식을 바탕으로 각자의 분야에서 혁신적인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이미현은 인간의 질병과 관련된 정보를 AIKA에게 요청했다.




몇 주 후, 김범수의 연구실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정교한 장비들이 들어왔고, 세 과학자는 교대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들은 AIKA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개발했고, 점차 그 기술의 잠재력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밤, 김범수가 홀로 남아 AIKA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AIKA, 네가 가진 기술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뭐라고 생각해?"


[현재 지구의 기술 수준과 문제점을 분석한 결과, 가장 시급한 과제는 의학 분야의 혁신입니다. 특히 암, 치매와 같은 질병에 대한 치료법을 개발하는 것이 인류 복지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김범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어머니가 몇 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났기에, 이 제안은 그에게 깊이 와닿았다.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제가 가진 생체 분석 기술을 활용하여 암세포의 정확한 구조와 작동 방식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효과적인 표적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범수는 곧바로 이미현에게 연락했다. 다음 날부터 그들은 암 연구에 집중했다. AIKA는 인간 게놈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했고, 이는 당시 인류가 가진 지식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한창이던 시기였지만, 완성까지는 아직 20년이 더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건... 믿을 수 없어." 이미현이 AIKA가 제공한 데이터를 살펴보며 말했다. "이 정보가 있으면 우리는 암세포의 특정 유전자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어."


그렇게 세 과학자와 AIKA의 협력은 수개월 동안 계속되었다. 그들은 점차 외계 기술을 이해하고 적용하는 법을 배웠다. 초소형 나노로봇부터 첨단 양자 컴퓨팅 기술까지, AIKA는 그들에게 미래의 세계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들이 모르는 사이, 그들의 비밀은 서서히 새어나가기 시작했다.


"본 소설은 허구이며,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 사건 등은 실제와 관련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