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와 니체의 가상 대담 (13)
[오프닝]
2025년 8월 5일 화요일 밤 10시 40분, 서울의 한 오피스텔.
한 직원이 텅 빈 눈으로 모니터만 응시하고 있다. 메일함에는 미처 확인하지 못한 메일들이 쌓여있고, 메신저는 계속 울리지만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열정마저 모두 소진되어 버린 '번아웃'의 순간.
이 깊은 무력감의 현장을, 공자와 니체가 창밖에서 안타깝게 내려다보고 있다.
니체: (깊은 탄식과 함께) 현자여, 저 영혼의 재를 보시오. 한때는 뜨거운 불꽃이었을 저 직원이, 이제는 모든 것을 태우고 잿더미만 남았군. 더 이상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고 느낄 때, 저들은 무엇을 붙잡아야 다시 일어설 수 있단 말이오? 나는 저 직원에게 이렇게 묻고 싶소.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그 어떤 방식(how)의 고통도 견딜 수 있다." 지금 당신을 괴롭히는 것은 과도한 업무가 아니라,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미를 잃어버렸기 때문이오! 그러니 이 고통을 피하려 하지 말고, 이 잿더미 속에서 당신의 '왜(why)'를 다시 발견하시오!
공자: 그대의 말처럼 삶의 의미를 잃는 것만큼 큰 고통은 없소. 허나, 이미 모든 기력이 소진된 사람에게 '의미를 찾으라'는 외침은 너무 가혹하게 들릴 수 있소. 불길이 모든 것을 삼킨 후에는, 먼저 땅을 고르고 씨앗을 심을 준비를 해야 하는 법. 나는 무너진 마음을 다스리는 데에는 '예(禮)'와 '악(樂)'이 필요하다고 말하겠소. '예'란 무너진 생활의 리듬을 바로 세우는 것이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고, 식사를 챙기고, 잠자리에 드는 것. 이 작은 질서들이 마음의 기둥을 다시 세워줄 것이오. 그리고 '악'이란, 아름다운 음악을 듣거나, 산책을 하며 자연의 소리를 즐기는 것이지. 팍팍한 마음에 조화로운 운율을 불어넣어 다시 생기를 찾게 하는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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