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을 이끄는 법
몇 달이 흘렀다. 김민석 대리는 더 이상 ‘인맥 콜렉터’도, ‘괴물’도 아니었다.
그는 (주)정도기획에서 가장 신뢰받는 ‘문제 해결사’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성공은 이제 그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다. 그의 노하우를 전수받은 팀원들의 실적이 동반 상승하며 영업2팀은 회사 내 최우수팀으로 거듭났다.
고요한 성장은, 그러나 더 큰 파도를 예고하는 징조일 뿐이었다.
박팀장이 그를 호출했다. 그의 책상 위에는 이제껏 본 적 없는 규모의 사업 계획서가 놓여 있었다.
“‘송도 스마트시티 통합관제센터 구축 사업’. 정부 주도 사업이고, 판돈이 최소 100억 단위다.”
박팀장의 눈이 이글거렸다.
“그리고 우리 경쟁 상대는 ‘태평C&C’다.”
태평C&C. LK그룹, 선양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
(주)정도기획과는 체급 자체가 다른 골리앗이었다.
“팀장님, 이건 저희가...”
“그래서 자네를 불렀어.”
박팀장은 김대리의 어깨를 짚었다.
“이번 사업, 자네가 PM(Project Manager)을 맡아. 팀은 자네가 직접 꾸려. 전사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프로젝트관리 #팀빌딩 #리더십
성공적인 프로젝트의 시작은 최고의 전문가를 모으는 것이 아니라, 공동의 목표를 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최적의 팀을 구성하는 것이다.
김대리는 이제 혼자 싸우는 사냥꾼이 아니었다. 그는 군대를 이끄는 지휘관이 되어야 했다. 그는 며칠간 회사의 모든 부서를 돌며, 숨은 보석들을 찾아 나섰다.
기술팀의 박성철 과장: 스펙은 화려하지 않지만, 누구보다 시스템의 허점을 잘 아는 ‘언더독’ 엔지니어.
구매팀의 윤지혜 차장: 모든 원가와 유통 구조를 꿰고 있는, 날카로운 현실주의자.
영업2팀의 이주임: 김대리의 방식을 흡수해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인, 그의 가장 믿음직한 오른팔.
그리고 마지막으로, 김대리는 가장 어려운 선택을 했다. 그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강대리의 자리로 찾아갔다. 완전히 기세가 꺾여 조용히 지내던 그에게, 김대리는 손을 내밀었다.
“강대리, 이번 프로젝트 같이 하지. 자네의 프레젠테이션 스킬과 업계 동향에 대한 감이 필요해.”
강대리는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렸던 경쟁자의 제안.
그것은 조롱이 아닌, 진심 어린 인정이었다. 강대리는 잠시 망설이더니,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정도기획 어벤져스’가 탄생했다.
첫 회의는 어색하고 삐걱거렸다. 각자 다른 부서에서 모인 팀원들은 서로를 경계하며 날을 세웠다.
바로 그때, 김대리는 리더로서의 첫 번째 과제를 수행해야 했다.
그날 저녁, 그는 오한나를 만났다.
이제 그들의 만남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가장 편안한 시간이 되어 있었다.
그가 새로운 프로젝트의 어려움을 토로하자, 그녀는 마케팅 전문가다운 조언을 건넸다.
#전략 #마케팅인사이트
“민석아, ‘무엇을 팔 것인가(What)’에만 집중하면 대기업을 이길 수 없어. 그들이 ‘왜 이 사업을 하는가(Why)’라는 본질을 파고들어야 해. 그들의 궁극적인 목표가 뭘까? 단순히 관제센터를 짓는 걸까? 아니면 ‘시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도시’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걸까?”
그녀의 말에 김대리는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Why’. 모든 전략의 시작점이었다.
다음 날, 그는 다시 팀원들을 회의실로 모았다.
그리고는 화이트보드에 적혀있던 공식적인 사업명, ‘송도 스마트시티 통합관제센터 구축 사업’을 지워버렸다. 대신, 새로운 문장을 적었다.
[시민이 행복하고,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도시]
그가 팀원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여러분, 우리는 지금부터 시스템을 파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시민의 행복’과 ‘아이들의 웃음’을 파는 겁니다. 우리의 모든 제안은 이 문장에서 시작될 겁니다.”
회의실의 공기가 바뀌었다. 어색함과 경계심은 사라지고, 하나의 목표를 향한 뜨거운 눈빛들이 마주쳤다.
엔지니어는 기술로 행복을 구현할 방법을, 구매팀은 가장 효율적으로 행복을 전달할 방법을, 강대리는 가장 감동적으로 행복을 설명할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그리고 김대리의 팀은, 이제 승리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본 소설은 허구이며,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 사건 등은 실제와 관련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