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 드러나는 진실
김 과장의 노트는 내게 충격과 동시에 퍼즐 조각을 맞춰가는 실마리를 제공했다.
나는 과거의 사건들을 되짚어보기 시작했다.
김 과장이 제출한 보고서가 엉망이었던 이유, 박 대리가 늘 불안해 보였던 이유, 그들이 업무에서 자꾸 실수를 했던 이유.
이 모든 것이 '무능력'이 아닌, 은밀한 괴롭힘의 결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강타했다.
나는 과거의 이메일과 메신저 기록, 그리고 회의록들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들을 발견했다.
이 팀장은 의도적으로 김 과장에게 중요한 정보를 늦게 전달하거나 아예 누락시켰다.
김 과장이 밤새 작업한 보고서의 핵심 내용을 자신이 만든 것처럼 발표하거나, 그의 아이디어를 가로채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팀원들이 보는 앞에서 그의 사소한 실수도 과장하여 비난했고, 공개적인 망신을 주어 그를 위축시켰다.
김 과장이 보고서에 오탈자를 내거나 내용이 부실했던 것은, 그가 자료를 제때 받지 못했거나, 그가 제출한 보고서를 이 팀장이 고의로 망가뜨린 뒤 돌려주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었다.
최 부장은 박 대리의 영업 실적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다.
중요한 고객 정보를 주지 않거나, 박 대리가 계약 직전인 고객을 가로채 자신이 계약한 것처럼 꾸몄다.
또한, 다른 영업팀원들에게 박 대리를 따돌리도록 조장하고, 그가 발표할 때마다 비웃음을 날리거나 조롱하는 방식으로 그의 자신감을 꺾었다.
박 대리가 말을 더듬고 불안해 보였던 것은 타고난 성격이라기보다는, 이러한 지속적인 괴롭힘으로 인해 심리적으로 위축되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사실들은 내가 그동안 보아왔던 회사 생활의 단면과는 완전히 다른 그림을 보여주었다.
'잘나가는' 에이스들이 사실은 뒤에서 남을 깎아내리고 자신의 이득을 취했던 비열한 빌런들이었다는 사실에 나는 전율했다.
내가 그동안 무능하다고 비웃었던 사람들이 사실은 은밀한 폭력의 피해자들이었다는 것에 미안함과 동시에 깊은 분노를 느꼈다.
그렇다면, 이 팀장의 실종과 최 부장의 사고는 단순한 우연이 아닐 가능성이 높았다.
'누가, 어떤 방법으로 그들을 응징하고 있는 걸까? 김 과장과 박 대리가 직접 복수하는 걸까? 하지만 그들의 성격상 그렇게 대담한 일을 할 수 있을까? 아니면, 그들 뒤에 숨겨진 또 다른 그림자가 있는 걸까?'
나는 이 거대한 진실의 파편들을 맞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내가 알지 못했던 미스터리한 인물이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감지했다.
이 회사의 고요한 평화는 사실, 은밀한 폭력과 그에 대한 정체불명의 응징으로 얼룩져 있었다.
"본 소설은 허구이며,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 사건 등은 실제와 관련이 없습니다."